구등곶 돈대
소재지 : 강화군 양사면 북성리 996번지
강화도 북서쪽 땅 끝, 북한 땅이 빤히 보이는 해안가 언덕에 위치한 구등곶돈대는 땅이름에서 나타나듯이 거북이가 기어오르는 듯한 매우 특이한 지형 위에 올라앉아 있다. 앞쪽과 좌우 옆면으로는 갯벌이 아주 잘 발달되어 있어서 외적 방어에 매우 유리한 자연적인 방벽 기능을 한다. 이처럼 갯벌에 둘러싸인 낮은 언덕 위에 약 2m 높이로 쌓은 구등곶돈대는 조선 숙종 때인 1679년 강화도 해안선을 따라 48개 돈대들이 대거 축조될 때 함께 만들어진 돈대로, 현재 해병대 제2사단 해안 소초로 쓰이고 있다.
돈대 내부에 설치된 초소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해병대 장병들은 300년이 넘은 국방 요충지에서 조선군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나라를 수호하고 있는 셈이다.
돈대 성곽 위에 오르면 해안을 270도로 경계와 감시가 용이한 천혜의 요충임을 실감하게 된다. 해협 건너 북한땅 연백군 접경지역이 손에 잡힐 듯이 한눈에 들어오고, 저녁이면 일몰의 석양이 더없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또한 남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강석해협을 가로질러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석모대교의 이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구등곶돈대 서쪽으로는 광암돈대, 동쪽으로는 작성돈대(까치아래돈대)가 있다.
무태, 인화, 광암, 작성돈대와 함께 인화보에 소속되었던 구등곶돈대는 아직까지 석벽이 비교적 양호하게 남아 있는 편인데, 군사지역인 터라 그런 것 같다.
성곽은 약10단 높이로서 위로 올라갈수록 안쪽으로 기울어지는 들여쌓기 방식으로 축조되어 있다. 석벽은 동북 모퉁이가 붕괴된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외적 방어와 관측에 효율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하겠다.
돈대는 동서(포좌부) 32m, 동서(출입구) 24m, 남북 41m로, 형태는 기본적으로 방형을 취하고 있으나, 북서향을 한 앞면이 뒷면에 비해 약간 넓은 사다리꼴의 평면을 가진 돈대이다.
바다를 향해 전면에 2좌, 양 측면에 1좌씩, 모두 4개 포좌를 설치했는데, 북쪽의 포좌는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사선으로 사격할 수 있는 포좌는 옆면에서 앞쪽을 향해 사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보통 사격 방향이 석벽과 직각을 이루는 여느 돈대의 포좌와는 다른 점으로, 이 역시 방어전을 펼침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여러 요인을 감안한 설계라고 할 수 있다.
남쪽에 위치한 돈문은 원래의 형태를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돈문 양쪽의 면석에 글자를 새긴 어지러운 흔적들이 보이는데, 아마 이름자를 새긴 것으로 보인다.
문지의 폭은 150㎝, 높이 180㎝, 깊이는 360㎝이다. 포좌는 높이 120~160㎝ 내외이고, 폭 140~160㎝ 내외, 깊이 3m 내외, 돈대 전체의 육축부 높이는 2.2~4m이다. 돈대의 둘레는 90보(139m)이다.
기록에 따르면 구등곶돈대의 성가퀴(여장)는 46개로 나와 있지만, 현재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성곽 역시 부분적으로 상당히 훼손된 곳이 많지만, 그래도 전체로 보아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돈문이 있는 남쪽 성벽은 거의 온전한 것으로 보인다. 돈대 복원 사업이 실시된다면 원형을 복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구등곶돈대가 완전히 복원되고 민간인 출입이 자유로워진다면 강화에서도 손꼽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화도에서 대대적인 돈대 축조에 투입된 석재들은 대체로 강화도 남쪽의 마니산, 서쪽의 별립산, 그리고 매음도 와 주변 섬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석재들을 가공하는 데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석수 400여 명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복원등급 C.
[돈대 복원 등급]
A등급: 여장을 포함, 복원이 거의 온전하게 이루어진 돈대.
B등급: 복원이 이루어졌으나, 불완전 복원으로 여장 등은 복원되지 않은 돈대.
C등급: 돈대 축대 중 기초 부분 정도만 남아 있는 돈대로, 복원작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돈대.
D등급: 돈대의 기초부분만 약간과 돌 무더기만 있을 뿐, 주변 정리도 전혀 돼 있지 않은 돈대.
강화도 돈대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