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23일 사범학교 졸업 60주년, 80세 나이를 맞아 35명의 동기동창(회장 조귀연)은 부산 해운대와 울산 대나무 숲길, 울주군 백암온천과 불영계곡 일대로 6080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61년 전 1961년 3학년 가을, 부산 일대와 해인사로 수학여행하던 순수한 학창 시절로 돌아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여행하는 모습은 나이를 잊은 듯했다. 몸이 불편하거나 이미 세상을 떠나 여행에 참여하지 못한 동기들을 안타깝게 그리워도했다.
10년 전 남해안 일대로 5070 여행을 다녀온 지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삶이란 것은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서 친구들과 열린 마음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60년 전 졸업 앨범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문 듯 오랜만에 만났어도 전혀 서먹하지 않았다.
사시사철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한 번쯤 머무는 곳, 해운대 해수욕장은 다른 어떤 곳보다 역동적인 부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 '해운대 해변열차'는 아름다운 동부산의 해안 절경을 감상하면서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운행하는 관광열차였다. 동백섬, APEC 나루 공원, 주변에 빌딩들과 파라다이스 호텔, 조선 비치 호텔 등이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였다.
해운대의 밤을 지낸 후, 아침 식사를 마치고 2시간 남짓 달려 울산 국가정원에 도착하였다. 태화강 변의 10여 리 울창한 대나무 숲은 초겨울이지만 대나무의 싱싱한 절개는 여전했다. 오후, 빗줄기 속에 버스는 달려 포항 호미곶을 지나 울진 백암온천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와 즐거운 오락 시간을 가졌다. 한때 내노라하는 노래 실력들은 여전이 살아 있었다.
이튿날 상쾌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15㎞를 달려 울진의 소금강, 물·암석·수목이 어우러진 불영계곡을 찾았다. 광천(불영천)의 심한 곡류로 더욱 깊은 계곡은 지난밤의 비로 물은 맑고 물소리는 상쾌했다. 계곡의 암석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흰빛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길이가 12m나 되는 기암절벽을 이루기도 했다.
가을 단풍과 창옥벽을 비롯한 의상대 등으로 불리는 명소 여러 곳를 감상하며 20여 분을 걸어 불영사에 도착했다. 천축산(653m) 기슭에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된 불영사는 1396년(태조 5) 화재로 나한전(羅漢殿)만 남기고 모두 소실되었던 것을 이듬해 소설(小雪)이 중건하였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35호인 불영사 삼층석탑을 비롯하여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62호인 불영사 부도 등이 있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버스는 달려, 제천의 소문난 맛집에서 점심을 한 후, 서울, 대전, 부산으로 헤어지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행사를 총 진행한 이인철 국장은 "건강하게 잘 살아 10년 후 다시 여행하자"고 다짐하며,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6080 추억여행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