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
담당부서조사국 중국경제팀 과장 김보성·이준영, 조사역 최창원등록일2023.12.19 조회수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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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는 WTO 가입 이후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값싼 물건을 생산하는 세계의 공장(Factory of the World)으로 성장해 왔다. 이와 함께 농촌 인구가 도시지역으로 몰려들면서 도시화가 가속화되었고, 대규모 주택건설과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을 통해 중국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중국의 성장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및 부채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부동산 위주의 투자에서 소비와 첨단산업으로 성장동력을 전환하는 리밸런싱[1]rebalancing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 성장구조 전환[2]의 최근 진행상황과 주변국으로의 파급영향을 살펴보고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 보았다[3].
그림 1. 중국과 선진국·신흥국 투자비중1)
주: 1) GDP대비 비중, 회색점은 171개국 분포(2022년 기준)
자료: IMF WEO
그림 2. 주요국 민간소비 비중1)
주: 1) GDP대비 비중(2022년 기준)
자료: World Bank
부동산 부문의 디레버리징 기조는 이어지고 있으나,
부동산 부양책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완화될 가능성
부동산 부문은 2000년대 이후 중국경제의 주된 성장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과잉투자가 지속되면서 부채누증,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등의 문제가 야기되면서 성장에 기여하는 효과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되었다. 이에 중국정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201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부문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팬데믹 충격의 영향이 겹치면서 지난해 이후 부동산 부문의 침체[4] 가 지속되고 경기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최근 중국정부는 중앙정부 차원의 공급확대(특별국채 1조위안 발행) 및 선별적인 자금지원 강화 등 추가 지원책을 발표하였다. 그간의 모기지금리 인하 등 수요 진작책에도 부동산경기의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부동산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금융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다만 동 조치로 인해 부동산 부문의 디레버리징을 다소 지연시키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중국 고정자산투자 및 부동산투자1)
주: 1) 2023년은 1~10월 누계 기준
자료: 중국 국가통계국
그림 4. 중국정부의 국채발행 한도
자료: 중국 재정부, CE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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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정부는 2020년 ‘쌍순환 전략[5]’을 통해 소비중심 성장구조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이를 완화하기 위하여 문화·여행 소비쿠폰 지급, 가전·가구 구매 지원, 전기차 취득세 감면 등 민간소비 촉진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기차·이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 산업은 빠른 성장세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제조 2025’ 등 제조업 고도화를 위한 정책도 추진해 왔다. 이에 힘입어 섬유·의류·컴퓨터 등 기존 산업은 축소된 반면, 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등 신성장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금년 들어 중국의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기차[6] ·이차전지 등 신성장산업 및 관련 핵심광물의 수출은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고급기술 품목의 수출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성장 산업의 발전이 부동산 등 기존 산업을 대체할 정도로 성과를 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축소되고 선진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서 향후 첨단산업의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도 있다. 다국적기업들이 China+1 전략의 일환으로 생산설비를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다변화하면서 외국인직접투자가 축소되고 있으며, 반도체 등에 대한 첨단기술·장비 도입도 제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기업들도 국내 비용상승, 미·중 갈등 등에 대응하여 ASEAN 등 주변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림 5. 3대 신성장 산업 수출
자료: CE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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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그린필드 FDI 유입
주: 1) 한국, 일본, ASEAN5, 인도 합산
자료: UNCTAD
중국 경제성장의 주변국 파급영향은 점차 축소
이러한 중국경제의 구조 전환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점검해 본 결과 부동산투자 위축,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으로 인해 중국경제의 성장이 주변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중 소비·투자·수출 등 최종수요의 수입유발계수(0.14)가 2017년(0.15)에 비해 하락하였는데, 이는 수입유발효과가 높은 중국의 투자가 축소되고 기술개발 등으로 중간재 수입도 줄어들면서, 주변국의 대중 수출이 과거에 비해 축소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OECD가 발표한 국제산업연관표를 통해 살펴본 결과도 중국의 성장이 무역경로를 통해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최종수요가 자국내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비중이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의 경우 동 비중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7. 중국 최종수요 항목별 수입유발계수.......
자료: 중국 국가통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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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중국 최종수요의 여타국 부가가치 유발1)
주: 1) 유발비중 = (국가별 중국 최종수요에 의한 부가가치 유발액) / (중국 최종수요에 의한 총 부가가치 유발액)
자료: OECD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할 필요
이처럼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 및 기술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우리 경제는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소비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와의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 경제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대외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겠다.
[1] 경제적 리밸런싱(economic rebalancing)은 과도하게 치우쳐 있는 경제를 균형된 상태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IMF, 2016)
[2] 인민은행(PBoC) 판궁성 총재는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에 의존하는 전통적 성장모델은 성장률을 높일 수 있으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성장의 지속가능성도 저해하며, 신성장동력으로의 경제전환(economic transformation)은 길고 힘든 여정일 수 있으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Bloomberg, 11.28일)
[3] 자세한 내용은 경제전망보고서(2023년 11월) Ⅱ. 핵심이슈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을 참고하길 바란다.
[4] 주택판매 부진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중국 부동산시장은 공급초과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신규주택 판매가 축소되면서 민영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
[5] 쌍순환은 중국경제를 국내순환과 국제순환으로 구분하여, 국내순환을 경제 성장 및 정책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경제 전략이다.
[6] 23.1~9월 자동차 수출은 중국 349만대, 일본 319만대, 독일 244만대 등으로 현재 중국이 최대 수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