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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고, 기름진 음식 피하고, 1주일에 3회 근육운동해야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40대만 되어도 뒷짐을 진 채로 느릿느릿 걸어 다니면서 자랑스럽게 어른 행세를 하던 때가 있었다. 기름진 얼굴에 배까지 볼록 나와 있으면 더욱 금상첨화였다. 신문을 통해 미국의 장성 진급 심사에서 배가 지나치게 나오거나 과체중인 경우 중요한 결격사유가 된다는 기사를 볼 때면 ‘과연 해외토픽에서나 볼 수 있는 뉴스구나’하고 별스럽게 생각하던 때였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비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뚱뚱하고 배가 나온 것을 경계할 뿐만 아니라 중년이 되어서도 비만의 몸매를 가진 것을 ‘자기관리 능력’의 척도로 평가하는 시대에 이른 것이다.
중년들의 다이어트 관심은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있다. 우리 생활에서 ‘다이어트’라는 말은 매우 일상적이고도 친숙하게 쓰인다.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고 할 정도인데, 정작 다이어트에 성공을 거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중년기에 접어 들게 되면 신체 능력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데 비해 흔히 ‘나잇살’이라고 부르는 지방은 놀라볼 정도로 축적되어 ‘다이어트’를 더욱더 힘들게 만든다.
운동할 시간 없는 중년, ‘습관지수’ 필요
다이어트의 실패는 지식의 부족 문제만은 아니다. 시중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다이어트 정보가 넘쳐흐른다. 인터넷에서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와 비법이 쓰나미처럼 밀려든다.
이런 정보는 중년들의 다이어트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어떤 전문가는 채식위주의 식단을 권하고, 또 다른 전문가는 육류 위주의 식단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저탄수화물 위주의 식단도 다이어트에서 반드시 언급된다. 어떤 이는 체중감소를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더불어 걷는 것이 좋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뛰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적 방법을 내세운 칼로리 계산법까지 더해지면, 밥 한 공기를 먹을 때마다 칼로리를 계산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그렇지만 중년 중에서도 ‘날씬한’ 몸을 가진 이들은 더러 있다. 필자를 비롯해 운동과 다이어트에 관해 이른바 ‘성공’을 달성한 이들은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대단한 비결’이 있으리라 생각하게 만든다. 치열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불과 ◯주 만에 완성하는 다이어트>라든지 <몸짱, 하루 ◯분이면 누구나 될 수 있다>와 같은 제목의 다이어트와 운동서적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그 증표다.
그런데 과연 이런 식의 사‘흘 만에 절정의 무술 고수’가 되는 식의 비법이 존재하는 것일까? 만일 존재한다면 오늘날 문명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비만 문제는 아마 이미 해결되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그 어떤 이론이나 비법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본인의 실천 의지’다.
한 사람의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 중 잘 알려진 것으로 지능지수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지능지수가 높으면 머리가 좋고 영리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능지수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감성지수(EQ)가 있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이른바 ‘마음의 지능지수’를 뜻한다. 가령 남을 이기고 극복하는 데에 필요한 능력이 IQ라고 하면, 남을 감동시키고 끌어 당기는 데에 필요한 능력은 EQ라고 볼 수 있다.
다이어트에는 ‘습관지수’, 즉 에이치큐(Habit Quotient, HQ)가 필요하다. 다이어트와 운동을 무의식적인 습관의 영역으로 만들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게 만드는 능력이다. 다이어트와 운동에 있어서 효과를 거두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들 간에는 특정한 요인보다는 ‘습관지수’의 차이가 있다. 일단 운동이 습관이 되고 나면 주위에서는 강한 의지로 운동을 힘들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인으로서는 운동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가 된다.
운동 습관지수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운동에 임할 때 어렵지 않게 체득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습관지수야말로 선천적인 요인이 큰 지능지수나 감성지수와는 달리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개선시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일상생활 중에는 각자의 오랜 습관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행하고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습관이 된 과정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개는 처음에 무조건 같은 일을 특별한 의문을 가지지 않고 반복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힘들어 보이는 다이어트와 운동도 일정 기간 맹목적으로 실행에 옮기다 보면 어느덧 아침에 세수를 하고 자기 전에 양치질을 하듯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웬만큼 다이어트와 운동을 습관화시킨다고 해도 직업이 아니고서야 바쁜 현대생활에서 꾸준히 해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어떨 때는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당장 눈에 뛰는 변화를 보기 힘든 정체기에 빠지면서 실망한 나머지 노력마저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다이어트에는 지름길이 없다
바로 이럴 때 흔히 빠지게 되는 유혹이 ‘비법’, 즉 지름길을 찾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이 같은 노력으로도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을 찾아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만일 정말로 다이어트와 운동 과정에 지름길이라는 것이 있다면 사실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떤 일에서든 건전한 의미에서의 지름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택시를 탈 때 만일 그 운전기사가 적절한 지름길을 잘 알고 있으면 교통정체에 관계없이 목적지에 보다 빨리 당도할 수 있게 된다. 짧은 시간 택시를 탈 경우에도 이러할진대, 만일 건강·운동에서와 같이 평생을 두고 해야 할 여정에서 자기에게 맞는 지름길을 발견한다면 그만한 행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지름길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잘못된 지름길을 가르쳐주거나 아니면 심지어 있지도 않은 지름길을 속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 때 배우게 되는 유명한 격언에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There is no royal road to learning)’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주로 꾸준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사용되는 것이지만 운동이라고 해서 적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역사상 이 말을 처음으로 한 사람은 오늘날 기하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는 유명한 수학자 유클리드(Euclid)로 되어 있다. 유클리드는 당시 이집트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휘하에서 장군을 지내다 알렉산더 사망 후 이집트의 통치자가 되어 톨레미 왕조를 연 톨레미 1세(Ptolemy I, 기원전 323∼283)의 후원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평소 유클리드의 기하학 저서인 <기하학 원본(Elements)>에 대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던 톨레미 1세가 유클리드에게 “책의 내용을 쉽게 마스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하고 물었다. 바로 이때 유클리드가 대답하기를 “폐하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Sire, there is no royal road to geometry)”라고 대답했다고 서기 5세기에 활동한 그리스의 철학자 프로클루스(Proclus, 412∼485)가 기록하고 있다.
당시 유클리드가 언급했던 ‘왕도’란 원래는 옛 아케메니드 왕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기원전 550∼486)가 그의 광활한 영토 내에서 효율적인 교통망을 구축하고자 만든 길을 뜻하는 말이었다. 어쨌든 유클리드와 같은 대학자가 자신이 직접 집필한 책에 대해 왕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기서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설사 약간의 지름길과 비슷한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능력과 여건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어떤 사람에게는 지름길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길도 또 다른 사람에게는 좁고 험준한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공연히 힘만 더 들고 심지어는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주일에 3회’ 근육운동 원칙
결국 각각의 사람이 모두 다른 만큼 각자에게 효율적인 다이어트와 운동방법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공연히 있지도 않는 불로초 같은 신기루를 찾아 좁은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느니, 꾸준한 노력을 통해 넓고 반듯한 길에서 자기에게 맞는 다이어트와 운동 방법을 스스로 빨리 터득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진정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모름지기 세상일의 상식적 얼개는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습관화된 의지와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중년의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일단은 근육운동이던 유산소운동이던 간에 꾸준한 운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격렬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말아주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전문 운동가가 아닌 중·노년 일반인의 경우 무엇보다도 부상 없이 꾸준히 운동을 해나간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근육운동을 격일로 하되 일주일에 3회 이상을 넘지 않게 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체중조절에서 지방연소의 핵심인 유산소운동의 중요성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근육운동은 다이어트와 무관하고 오히려 몸을 살찌게 보이게 만드는 운동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근육운동은 외관상으로 멋진 모습을 갖게 해주고,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크고 작은 부상에서 보호장치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근육운동은 이 밖에 기초대사율(basal metabolic rate, BMR)을 증가시켜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다이어트와 직접 연관되는 이유가 된다.
기초대사율은 우리 몸이 활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도 소화나 호흡 등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소비되는 칼로리를 말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만일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킬수만 있다면 칼로리 소비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셈이 되어 다이어트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뜻이 된다.
기초대사율은 우리 몸에서 지방을 제외한 신체질량의 크기와 정비례한다. ‘지방을 제외한 신체질량(lean body mass)’이란 말 그대로 우리 몸에서 지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말하는데, 뼈·근육·피부·혈액 그리고 각종 장기 등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 구성성분들 중에서 우리가 노력으로 그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은 근육이 유일하다. 바로 이 때문에 근육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우면 그만큼 기초대사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고 또 그만큼 칼로리 소비가 자동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소식만 실천해도 운동효과 크다
꾸준히 운동을 한다고 할 때 그 다음은 이른바 ‘다이어트의 약법삼장’이다. 즉 ‘많이 먹지 말라’, ‘기름진 것을 삼가라’, ‘가끔은 충분히 먹어라’가 그것이다. 아마 비법을 기대하고 있는 많은 분이 이 약법삼장을 보는 순간 그 단순함에 실망하리라 생각한다.
‘많이 먹지 말라’는 평생을 요요현상 없이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괜히 복잡한 수학적 칼로리 계산법으로 골치를 아프게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즉 평소 식습관보다 조금 적게 먹으면서 규칙적인 체중 체크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역시 꾸준함이다.
술도 과음만 피하면 다이어트에 금기가 될 이유가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도의 문제다. 적당한 술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지나치면 건강에 해가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한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파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인간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활용하는가는 결국 사람에 달려 있고 이런 면에서는 술은 마치 칼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중년일수록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건강진단을 받는 분들이라면 지방 관련 검사수치들을 통해 기름진 음식에 얼마나 더 신경을 써야 하느냐를 쉽게 알 수 있다. ‘가끔은 충분히 먹어라’는 폭식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의 몸은 오묘하여 다이어트를 위해서 소식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은 일종의 비상상태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즉 다이어트를 위한 주인의 절실한 필요성이나 숭고한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단순하게 ‘아 먹을 음식이 부족한 모양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비상 체재를 갖추기 위해 우리 몸의 기본 칼로리 수요인 기초대사율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껏 애를 써서 음식을 줄이더라도 이와 비례하여 그만큼 대사능력도 같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다이어트 효과는 신통치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많은 다이어트 경험자가 흔히 정체기를 맞이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
만일 이때 다이어트기간중일지라도 일정한 간격으로 충분히 식사를 해주는 기회를가진다면 앞서 말한 이러한 신체방어기전을 기술적으로 속이는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 몸에게 지금의 음식 부족이 결코 기초대사율을 감소시킬 정도의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다이어트 기간 중에 가끔 충분히 먹어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심리적으로 긍정적 작용을 한다. 때때로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있다는것은 장기적인 삶의 질을 유지해주면서 결과적으로는 다이어트의 효과를 지속시키는데에 결정적인 밑받침이 될수있기 때문이다. 왕도는 없다.‘중년의 다이어트’는 실천에서 시작된다.
<자료 : 월간중앙(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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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