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비·코퀴틀람 잇는 노스로드 일대, 다채로운 K-컬처 향연 펼쳐져
8달러 푸드부스·한국왕복항공권 경품… 먹거리·볼거리·즐길 거리 '풍성'
코리아타운 공식 지정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 커뮤니티 여론 수렴
4일 토요일, 버나비와 코퀴틀람을 잇는 노스로드(North Road) 일대가 다시 한번 한국의 맛과 멋으로 들썩인다. 코리아타운협회(Korea Town Association, 회장 김미셀) 주최로 열리는 '2025 코리안 커뮤니티 데이(Korean Community Day, K-Day)'가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이하며, 한인 사회와 현지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최대 규모의 한마당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오감으로 즐기는 K-컬처, 풍성함의 극치
올해 축제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로 채워진다. 오전 11시, 한인 상인들과 방문객, 커뮤니티 단체 대표 및 지역 정치인 등 100여 명의 주요 인사들이 함께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특히 축제의 성공과 풍요를 기원하는 한국 전통 의식인 '박 터뜨리기'는 K-Day의 힘찬 출발을 알리는 상징적인 순서가 될 것이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단연 'K-Foodie Booth'다. 노스로드를 대표하는 유명 한식당들이 대거 참여해 정성껏 준비한 모든 특별 메뉴를 세금과 팁을 포함해 단돈 8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이는 음력 8월 15일, 한국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상징하는 가격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풍요와 나눔이라는 한가위의 정신을 오롯이 담아 기획됐다.
행사장 중앙 무대에서는 하루 종일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이어진다. K-어린이 합창단의 청아한 목소리가 가을 하늘에 울려 퍼지고, 이어 밴남사당의 신명 나는 난타 공연이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린다. 역동적인 합기도 시범과 최신 K팝 댄스 공연은 축제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며, 가을의 정취를 더할 클래식 앙상블 연주도 준비되어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감동을 선사한다. 오후 4시부터는 한국 왕복 항공권이 걸린 장기자랑 대회가 특별 행사로 열린다.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 또한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상점 앞에 걸린 노란 달 모양의 사인은 추석을 상징하며, 이 표시가 있는 업소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저녁 6시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코퀴틀람 한인 빌리지 주차장 일부가 임시 패티오로 변신해, 방문객들이 보름달 아래서 축제의 여운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된다.
작은 명절 잔치에서 '공식 코리아타운'의 꿈으로
K-Day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리아타운협회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2014년 버나비 노스로드 BIA와 코리아 타운 센터가 함께 마련한 작은 추석 잔치로 시작된 이 행사는, 200여 개 한인 비즈니스가 밀집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점차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장으로 발전했다. 2023년에는 축제의 실질적인 기획과 운영을 맡아온 김형규 이사장과 김미셀 회장을 주축으로 코리아타운협회가 창립돼 단독 주최를 맡으며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협회의 비전은 단순한 축제 개최를 넘어선다. 최종 목표는 노스로드 일대를 밴쿠버의 '이탈리언 거리'처럼 공식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받는 것이다. 김미셀 회장은 2016년 시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스로드 센터'의 명칭을 '코리아 타운 센터'로 공식 변경하는 등 코리아타운 지정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협회는 향후 한인빌리지 남쪽 Young Drive가 로히드 하이웨이까지 연장 개통되면, 그 도로 위에서 K-Day를 개최해 코리아타운의 위상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또한 거리에 'Korea Town' 배너를 설치하고 남쪽 끝에 코리아타운 게이트를 세우는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병하 주의원 역시 코리아타운 공식 지정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올해 축제에서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코리아타운 지정 필요성에 관한 설문조사가 진행된다. 협회는 이를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 세대에 자부심을 전할 수 있는 최대의 공익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이번 조사가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지역 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가오는 10월 4일, 노스로드 위에는 한국의 맛과 멋, 그리고 "정말 한가위답다"는 따뜻한 마음이 흘러넘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