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상 본상 대상작>
철근공/김준한
세상 모든 어둠이 그의 철근 사이에 얽혔다
귀퉁이에 드러누운 그림자
가로 세로 교차하며 온몸 결속하는 밤
악몽보다 두려운 건
깨어날 수 없어 악몽을 바라봐야 하는 가위눌림
지난 세월보다 길어진 하루 더듬어
바닥에서 멀어지고 싶었으나 끝내 닿지 못한 고층
3층 소박한 높이가 그토록 오르기 힘든 꿈이었을까?
계단 위에 뿌린 가쁜 호흡이 뿌연 서리꽃 피웠다
문을 열자
기다리던 부패가 악취를 내밀며 대원들을 잡아끌었다
좁은 골목보다 가슴이 먼저 얼어버린 사람들
세상은 추워서가 아니라 울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얼어붙었다
수도꼭지 잠겄기에 흘려보낼 수 없는 슬픔
얼음 되어 눈물샘이 막혔다
햇살보다 일찍 나온 용역사무소
타지인이란 이유로 순번 밀린 페이지들
두서없이 쓰다만 일기의 서체가
다발 묶은 철사 끊어낸 철근처럼 와르르 흩어졌다
허공에 끄적인 마지막 문장, 읽을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냉기 서린 바닥 뒹굴던 술병은 이미 취기가 다 빠졌다
며칠 보이지 않아 일이 있나 싶었다던
여관 주인의 목소리가 갈라진 벽 틈새를 깊이 팠다
그에게 하루는 져 날라야 하는 무게뿐이었을까?
힘 풀린 다리를 탁본한 무늬가 어깨에 새겨져 있다
벌겋게 녹슨 생의 뼈대, 철근에 얼어붙은 시멘트처럼
척추 위에 양생 되지 못한 살결이 푸석했다
타일 위에 얼어붙은 설움, 숨결이 멎지 않은 티브이 속 앵커가
지난밤 동파된 사건의 유서를 읽었다
주검을 들 것에 얹어 방을 나오자
속 뜨거워진 수도꼭지 홀로 남아 흐느꼈다
첫댓글 와ㅡ 죽하합니다
대상 탈만 하네요
수상 축하합니다.
대상 받을 작품답습니다.
모처럼 좋은 작품 감상합니다.
민초의 진한 고통과 고독과 아픔과 슬픔을 잘 그렸군요.
위정자들의 헤게모니 쟁탈전에 서민만 죽어 나갑니다.
대상 축하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서리가 끼였네요 많이 춥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작품이 깊이 와 닿습니다.
이런 작품은 머리 만으로는 쓸 수 없기에 칭찬하고 싶습니다.
'한국문학상'은 어디에서 주최하나요?
샘문요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