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월요일 10일차 모스크바에서
모스크바는 뭐든지 규모가 컸다. 호텔은 이번 여행 중 묵었던 호텔 중 가장 컸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어디가 어딘지 헷갈릴 수도 있다. 음식도 푸짐하였다. 호텔식을 먹고 짐을 꾸려 버스를 탄다. 이제 집에 갈 짐이다. 엊저녁 대강 짐 정리도 했다. 가이드는 모래시계 주제가 몇소절을 불러 준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므녜 까짓쪄 빠러유 슈또 솔다띄,]
(나는 가끔 병사들을 생각하지)
[스 끄로바븨흐 녜 쁘리셷쉬예 빨례이,]
(피로 물든 들녘에서 돌아오지 않는 병사들이)
[녜 브 졔믈류 나슈 발례글리 까그다-또,]
(잠시 고향 땅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아 쁘리브라찔리시 브 볠릐흐 주라블례이.]
(학으로 변해버린 듯하여)
[아니 도 셰이 빠릐 스 브례묜떼흐 달리니흐]
(그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날아만 갔어)
러시아 가수 이오시프 코브존은 백학을 부른 가수로 국내에서 유명하다. 백학은 전장에서 동료 전우를 잃은 전사의 슬픔과 애수를 노래한 곡이다. 이 곡은 19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 주제곡으로 삽입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원곡은 러시아 민요이다.
이어서 심수봉이 불렀던 "백만송이 장미" 한 소절 불러준다. 이 곡도 러시아 민요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리투아니아 민요라고 한다.
가이드의 목소리는 훌륭했다. 일행들은 큰 소리를 내며 박수를 쳤다.
소련에 오다니! 옛날 사회 시간에 소련 공산당에 대해 얼마나 나쁘게 이야기들을 했었던가?
나쁜 일을 많이 한 스탈린 동상은 모두 철거 되었지만 레닌 동상은 그대로 있다고 한다. 지붕 꼭대기에 별이 있는 건물은 스탈린과 관련 있었던 건물이라고 한다. 먼저 러시아의 심장 크렘린 성채에 갔다.
크렘린'이란 러시아어로 '성채' 또는 '성벽'을 의미한다. 이곳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사용됐는데 성 안에는 크렘린 3대 사원 '블라고베르첸스키 성당', '대천사사원', '성모승천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9개의 궁전과 12사도의 사원, 관청, 무기박물관, 여러 개의 탑과 세계에서 가장 큰 황제의 종인 '대제의 종'이 있다. 궁 전체가 개방되어 있지 않고 일부분만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수많은 건물들은 모두 각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볼거리도 넘쳐난다. 아기자기한 정원도 가꾸어져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모스크바의 중심에 있는 붉고 아름다운 광장 모스크바의 상징이자 러시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장으로, 15세기 말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붉은'이라는 뜻의 러시아어인 '끄라쓰나야'는 예전에 '아름다운'이라는 뜻으로도 쓰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현재 이 광장에서는 노동의 날, 혁명기념일 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시위가 열리기도 한다.
광장의 동쪽으로는 크렘린 성벽이 이어져 있으며, 주변으로는 성 바실리 대성당, 대통령 관저, 국립역사박물관, 굼 백화점, 레닌묘 등이 위치해 있다.
모스크바를 대표하고 러시아를 상징하는 건축물, 성 바실리 대성당 붉은 광장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로, 화려한 외관이 동화 속에 나오는 궁전 같다. 가장 높은 중앙의 첨탑을 기준으로 다각탑과 원형탑이 세워져 있으며, 8개의 양파모양 지붕이 조화를 이루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외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러시아 전통양식과 비잔틴 양식이 교묘하게 혼합된 건물로, 모스크바 뿐 만아니라 러시아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유명하다. 정식 명칭은 따로 있지만, 이곳에 '성 바실리'를 모시고 난 후부터 그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되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화려한 겉모습과 단리 차분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고, 내부 박물관에는 건축 당시의 유화, 조각, 다양한 장식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모스크바의 명동 '아르바트 거리''구 아르바트 거리'는 아르바트 광장에서 약 1km정도 뻗어 있는 보행자 전용도로를 말한다. 예전에는 차들이 진입할 수 있었지만 1987년부터 차량통행을 금지하여 사람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되었다. 모스크바를 대표하는 젊음의 거리답게 곳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 그리고 동상, 분수 등을 볼 수 있다. 거리 중간에는 러시아의 유명한 록밴드의 리더였던 한국계 '빅토르 최'를 기리는 벽화 그림이 자리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경제 발전을 보여주는 '굼 백화점'굼(GUM)은 러시아어로 '종합 백화점'을 의미하는 말로, 정식 명칭은 '글라이니 우니베르살니 마가진(Glavny Universalny Magazin)'이다. 예전엔 모든 상점을 나라가 소유하는 '국영 백화점'이었지만, 1993년 이후 모두 민영화되어 '종합 백화점'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제 공항으로 이동한다. 집으로 간다는 게 이렇게 좋구나. 아무리 멋지고 좋은 값진 시간들이었지만 더 있으라해도 이젠 No이다.
집이 최고이쥬! 모든 짐을 정리하여 티케팅하고 짐을 부치고 러시아 항공을 이용하여 인천까지 비행한다.
6월 11일 화요일 입국 –여행 후기
얼마나 고단했는지 스튜디어스가 주는 기내식도 못 먹고 잤다. 내 옆에는 나처럼 다른 여행사를 이용하여 북유럽 러시아를 다녀온 여자 둘이 앉았다. 부산 말씨를 사용하는 걸 보니 부산 사는 사람인 것 같다. 이 분들은 인 오슬로, 아웃 모스크바 코스로 다녀 왔나 보다. 우리는 인 코펜하겐, 아웃 모스크바 였다. 그런데 오슬로에 일행들의 짐이 몽땅 오지 않아서 큰 낭패를 겪었다고 한다. 다음날 열 두시가 되어서야 다음 비행기로 짐이 왔단다. 참 별일도 다 있다. 오전 11시 20분 쯤 인천에 착륙했다. 창으로 보이는 우리나라 바다의 섬들이 참으로 정겹고 아름답다. 오늘 따라 날씨도 청명하다. 우리나라도 북유럽 못지않게 아름다운 나라이다. 나갔다 오니 더욱 실감이 난다. 혼자의 여행이었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일행들이 정말 너무 한 가족같이 한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며 오순도순 잘 다녀왔다. 무거운 짐은 서로 들어 주고 먹을 것도 나누어 먹고 힘든 일 당하면 자기 일처럼 염려해 주었다. 가이드도 책임 의식이 투철하여 끝까지 일행들을 돌보고 챙겼다.
이렇게 힘든 여행을 왜 굳이 할까? 나갔다 와야 내가 사는 우리나라가 좋은 걸 더 느끼고 가정의 소중함도 더 잘 알게 된다. 전혀 다른 세상에 나를 놓아 보는 거다. 소중한 게 무엇인지 확인할 수도 있다. 스칸디나반도와 러시아를 돌아보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뭔가 생각이 정리가 된다. 낯선이 들과의 교제도 나쁘지 않다. 비록 계속 이어지는 관계는 아닐지라도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지는 것도 쏠쏠하다. 내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다른 문화를 접하는 것과 다른 자연환경을 접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일거다.
이번 북유럽 여행의 압권은 노르웨이다. 제일 머문 시간도 길고 여러가지 체험을 많이 했다. 돌아와서 유뷰브에 들어가 노르웨이 그룹 시크렛 가든의 serenade to spring를 들었는데 배경화면으로 노르웨이 자연환경이 그대로 나왔다. 갔다 왔기 때문에 더 느낌이 강하게 왔을 것이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노르웨이에 한 번 더 가서 일주일 정도 머물고 싶은 생각이 있다. 베르겐은 일년 중 200일 이상이 비가 온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도 구름이 많았었다. 그리그가 이곳 출신 음악가란 것도 노르웨이 가서 알았다. 음악여행 같다. 시크릿 가든 그리그에 이어 스웨덴의 구룹 "ABBA" 러시아의 모래시계 주제곡 "백학" "백만송이 장미"등등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그림에 대해서는 다소 낯설어서 잘 모르겠고 오슬로에서 본 비겔란드의 조각품에선 생각하는 바가 많았다. 우리는 사는데 있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사는게 아닌가 싶다. 실은 아주 단순하고 쉬운 것인데 자신 스스로 어렵게 만들어서 낑낑대며 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스웨덴에선 단지 스톡홀름 한 곳만 갔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스톡홀름에서는 맑은 날씨였는데 바람이 엄청 세게 불었다. 도시가 잘 정비 되어 있고 사람들이 국왕을 신뢰하고 따르며 복지가 잘 되어 있어 편안하게 살아가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사 박물관에 가서는 옛날 사람들의 조선기술에 깜짝 놀랐다.
그렇게 큰 배를 어찌 만들 생각을 했을까? 하지만 기술상의 부족으로 출항한지 얼마되지 않아 침몰하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말을 들었을 때는 배의 역할보다는 지금 처럼 여기 역사 문화재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는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아뭏든 침몰한 배를 인양하여 이렇게 복원 시켜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과 감탄을 주고 있다. 친구 중에 교장단 연수로 스웨덴에 왔었는데 생각나는 건 바사호 뿐 이라고 했다. 갔다 온지 오래되어서 무슨 박물관이었는지 기억은 안나도 그냥 배 박물관이 제일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여기 와서 보고 친구의 말이 이해도됐다. 헬싱키는 편안하고 순박한 느낌의 도시 였다고 기억된다. 이 곳 출신 애국 음악가 시베리우스의 공원이 기억이 남을 것이다. 에스토니아 탈린은 이 번 여행국 중 유일하게 발트해 연안에 있는 나라이다.물론 수도인 탈린 한 곳 만 갔으니까 나라 사정을 잘 알 수는 없지만 중세 건물을 잘 유지 시켜 아름다운 고전 도시였다고 기억된다. 탈린은 작고 예쁜 도시라고 기억된다.
러시아로 들어갔는데 역시 러시아였다. 뭔가 저력이 느껴졌다.생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단 두 곳을 보았는데 러시아의 중후한 느낌을 받았다. 시베리아 바이칼 이런 데를 가 보면 아마 더 복합적이고 풍부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생트 페테르부르크는 문화도시였다. 옛날 오랜동안 러시아의 수도였다니 그럴만도 하겠지. 공산당의 박해에도 아름다운 성당들이 건재하고 있었고, 겨울궁전에서 본 문화재들은 정말 놀랍고 감동적인 작품들이었다. 가장 좋았던 것을 꼽아 본다면 루벤스의 "돌아온 탕자" 원본 그림을 감상한 것이다. 탕자인 둘째 아들의 몸에 얹은 아버지의 손은 하나는 여자의 손, 다른 하나는 남자의 손이었다.루벤스는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세 명의 인물도 다 의미있는 표정으로 우리를 보고 있다.
황제들이 여름별장으로 사용했다는 여름궁전은 규모도 크고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시내 중앙을 흐르는 네바강이 도시를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마지막으로 간 모르크바는 웅장한 맛이 있었다. 우리가 모스크바 하면 떠 오르던 양파 모양의 알록달록한 궁전은 사실은 성당이었다. 바실리아란 성인을 기리기 위해 건축된 것이라고 했다. 사진속의 바실리아가 더 멋진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이 있고 주변에 다른 건물들도 많아서다.
생트 페테르부루크가 여성적인 느낌이라면 모스크바는 남성적이었다. 일정이 짧아 겉 핥기 식으로 밖에 볼 수 없어 안타깝다. 그 이상을 바란다면 욕심일까? 여행을 안전하게 잘 마무리하게 된 것으로도 감사하다.
다음에 북유럽 여행을 할 친구들을 위해 팁을 준다면
1.음식은 일체 가져가지 말자.
2.옷은 사계절 옷 다 필요하더라. 6월 초를 기준으로 노르웨이 오슬로는 가을 옷 베르겐은 약간 두터운 옷(경량 패딩 최고) 피요로드 배 탈 때는 챙모자보다 털모자가 좋다. (바람에 안 날려서) 탈린에선 여름 옷(시원한 원피스 최고) 아무튼 옷 짐을 잘 싸야 해. 그래야 가벼운 가방이 되지.
3.가방은 옆으로 매는 걸로 준비. 백팩은 가이드들이 질색을 해. 소매치기 타켓이라나 뭐라나? 나도 가져갔다가 앞으로 매라해서 엄청 불편했어.
돈과 여권은 따로 놓을 것. 동전도
4.신발은 운동화가 좋고 가끔은 시원한 샌들도 한 개 필요함. 호텔에서 슬리퍼 대신 사용해도 좋거든
5.빈 에코 백 하나 정도 가져가면 버스에서 유용할 걸
6.목베게 스카프 한 개 준비

크렘린 3대 사원 '블라고베르첸스키 성당', '대천사사원', '성모승천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맞은 편엔 유명한 성 바실리 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 궁

레닌묘

멀리 빨간 벽돌 건물이 역사박물관이다

제왕의 종

크렘린 궁


모스크바에서 가장 큰 굼 백화점

알바르트 번화가


알바르트 거리의 화가들 작품


푸쉬킨 생가

롹 가수 빅토르최의 추모 낙서 벽화

거리에서 본 정상들의 모습

모스크바 대학

외교부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