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항상 저를 도와줘요. 제가 못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저의 손, 발이 돼주거든요.”
“아내는 항상 저를 챙겨줍니다. 무엇보다 제 건강을 많이 생각해주고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음식을 해주죠.”
지난해 12월 26일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대학동성당에서 열린 교구장 성가정축복장 수여식에서 축복장을 받은 방명범(요한·47·초지동본당)·김영란(가밀라·46) 씨 부부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마주 보고 웃는다.
부부는 함께여서 행복하다. 아내가 뇌성마비로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장애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부에게 장애는 외모의 특징 중 하나이자 작은 부분일 뿐.
남편은 움직임이 불편한 아내의 손과 발이 되고,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주는 든든한 동반자다. 험난한 사회생활에 지쳐있는 남편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아내였다. 그렇게 함께 해온 세월이 12년. 시작은 남들보다 어려웠지만 그럴수록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며 더욱 단단해졌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반대가 심했거든요. 결혼식 때도 처갓집 식구들만 참석할 정도였죠. 아내를 따라 신앙생활 하면서 마음도 안정되고 가족들에 대한 화도 누그러지기 시작했어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혼 전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멀리하던 방 씨는 김 씨와 함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또한 방 씨는 비교적 한적한 매주 토요일 특전미사 때 김 씨의 휠체어를 밀고 성당으로 향한다. 평소 묵주기도도 열심히 바친다. 지향은 모든 이들과 김 씨의 건강이 전부. 부부는 착한 성품마저도 부창부수다. 김 씨가 “우리 아저씨는 너무 착해서 어떤 때는 속이 터져요. 우리 상황이 힘들어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거든요”라고 칭찬하니 방 씨도 뒤질세라 “아내는 자기 몸이 아픈데도 음식을 만들고 이웃들과 나누길 좋아한다”고 거든다.
부부에게 성가정의 의미에 관해 묻자 ‘사랑’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튀어 나왔다. 김 씨가 “가정 안에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 일어나는 흉악한 일들도 가정 안에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한다. 방 씨도 “가정에는 행복과 사랑 믿음이 있어야죠”라고 덧붙인다.
앞으로도 부부는 서로를 위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김 씨는 남편을 위한 지혜로운 아내를 소망했다. “지혜로운 아내가 될 겁니다. 제가 채울 수 있는 부분은 채워주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면서 함께하고 싶어요.”
아내가 말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리던 방 씨는 “요즘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내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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