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승리 이후 전반기 내내 8연패를 거듭하던 팀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또 그 팀을 만나 기막힌 역전승을 거두었다. SK에너지 얘기이다.
정관장으로서는 뼈아픈 1패였다. ‘누구나’ 다 이기는 SK에너지에게 유독 정관장에게만 전후반기 2패를 당했다는 것은 충격이다.
그것도 적장(敵將) 최철한을 두 경기 모두 잡고도 역전패 당하는 수모라니….
7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0라운드 2경기에서 꼴찌 SK에너지는 정관장에게 0-2로 뒤지다가 3-2로 그림 같은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지난 4월 12일 개막전 승리 이후 96일 만에 귀중한 1승을 추가한 SK에너지는 2승 8패가 되었고, 정관장은 5승 5패로 6위.
▲ 박정환은 단명국으로 끝냈다. 9전 전승.
▲ ‘최철한 킬러’될라. ●○…이원영, ‘최철한 킬러’ 되나?
① 이원영-최철한 ② 박정환-진시영
1지명이 교차 출전하게 되면 통상 1승패를 염두에 둔다. 최근‘지는 법을 잊은’ 박정환은 진시영의 초반 착각으로 인해 좌상귀를 모두 잡으면서 단명국으로 이끌었다. 박정환은 9전 전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으며, 42승 5패(승률 89%)로 꿈의 9할 승률에 거의 욕박하게 되었다.
최철한은 결혼 이후 안정을 찾으면서 엊그제 발표된 랭킹에서 다시 3위로 약진한 바 있다. 그러나 상대 이원영은 4월 리그 개막전에서도 최철한을 잡았고 오늘도 최철한의 한차례 헛수를 응징하며 대마를 잡고 역전했다.
사실 최철한이 개막전 패배를 많이 염두에 두고 있었다. 중반까지 최철한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이때 최철한은 보란 듯이 완승을 거두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역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상변 흑이 살아나오는 과정에서 좌상귀 백에 대한 응수를 잘못하는 바람에 선수로 살려주고 만 것. 최철한의 헛수 한번으로 선수를 잡은 이원영은 우변 백 말에 선공을 가하면서 결국 대마사냥에 성공하며 대역전승을 일궜다.
▲ 락스타 선수 김현찬이 활약했다. ●○…‘安의 전쟁’에서 승리한 안국현
③ 이정우-김현찬 ④ 안성준-김동호 ⑤ 안형준-안국현
졸지에 SK에너지는 0-2로 패색이 짙었다. 이제 남은 화살 3개가 모두 적중해야 한다. 김현찬 김동호 안국현은 모두 리그 전적이 5할을 밑돈다. 특히 2지명 안국현은 1승7패.
김현찬은 후반 끝내기에서 탁월함을 자랑하면서 점차 격차를 벌여 결국 불계승을 거둔다.
김동호(흑)가 의외로 초반부터 우세를 굳히며 검토실을 들뜨게 만들었다. 우변에 거대한 대궐을 만들고, 좌하귀 흑을 백이 잡는 동안 다음 좌변을 깨며 중앙전에서도 우위를 확립했다.
2-2가 된 것이다. 안형준은 동생 안성준의 때 이른 패배에 조바심이 생겼을까. 상변 백진에 침입한 흑(안형준)이 무난히 안착하면서 흑은 앞서나갔다. 그러나 중반 이후 너무 기분에 치우친 행마를 하면서 바둑을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백을 조그맣게 귀살이 시켜주면 무난했을 것인데 하변 백과 우하귀 백을 동시에 공격하려는 욕심이 화근이었다. 결국 흑은 공배만 연결하는 통에 백은 중앙 두터움을 집으로 연결시키며 반면승부를 만들고 말았다. ‘파이터’ 안형준이 끝내기에서 안국현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안형준 6승 3패, 안국현 2승 7패.
▲ 2승-김동호도 초반부터 우세를 확립했다.
▲ 3승-안국현은 중반에 승기를 잡아 후반 끝내기에서 더 차이를 벌였다. ●○…포스코LED, 운명의 한판이 될 듯
8일은 10라운드 3경기로 한게임-포스코LED 대결이 펼쳐진다. 지난 9라운드에서 한게임은 티브로드에 거의 넘어갔던 경기를 역전시키며 사기가 엄청 올라있다. 이에 반해 줄곧 구름 위에서 놀던 포스코LED는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디펜딩챔프 포스코LED에게는 상위권 진출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① 김지석-강동윤 ② 최기훈-목진석 ③ 윤준상-홍성지 ④ 김세동-이상헌 ⑤ 이동훈-박승화(앞 한게임, 뒤 포스코LED)의 매치 업이다.
김지석-강동윤 맞대결을 펼치는 1국이 당연 하이라이트. 상대전적 6승 4패로 강동윤이 앞서고는 있지만, 최근 강동윤이 부진하다는 것이 문제. 포스코LED는 일단 1,2지명이 나서는 1,2국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후반부에 한게임의 주력이 배치되었기 때문에 1,2국에서 1승만으로는 부족하다.
▲ 이원영은 ‘최철한 킬러?’
▲ 투혼의 역전을 일군 김현찬 안국현 김동호.’
▲ 2승 거둘 때의 정관장 검토실 모습.
▲ 2패를 당했을 때 비교되는 SK에너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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