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현대시장 담배집 할매 둘째 아들
유시민은 대구 수성구 중동과 수성동을 나누는 수성현대시장 골목 ‘담배집 할매’의 둘째 아들이다. 1959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지만, 역사 교사였던 부친 유태우가 경주여고에서 대구중학교로 전근한 1966년에 대구로 이사했다. 유시민은 수성초등학교(48회), 대륜중학교(45회), 심인고등학교(19회)를 졸업했다.
교사 봉급만으로 6남매를 교육할 수 없었기에 모친 서동필은 ‘명성상회’라는 담배포가 딸린 동네상점을 열었고, 19번 버스를 타고 매일 칠성시장에 가서 생선과 야채를 떼다 팔았다.
2년 전에야 ‘명성상회’ 폐업신고를 한 78세의 서동필 여사가 수성현대시장과 인근 ‘일자집’ 동네에서 ‘담배집 할매’로 통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담배집 할매’는 이렇게 해서 2남 4녀를 모두 대학에 보냈다.
유시민은 어린 시절 방학 때면 버스 정류장에 나가 어머니의 시장 짐을 함께 받아 옮겼다. 고등학생 유시민이 종종 어머니 대신 가게를 보면서 수학 공부를 하던 모습을 이웃 할머니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당시 19번 버스 기사분들은 ‘담배집 할매’의 둘째 아들이 공부를 썩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유시민이 서울대 사회계열에 합격했을 때는 칠성시장에 소문이 쫙 나기도 했다.
평생 역사 교사로 일했던 부친은 1982년, 군에 있는 유시민에게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가기 위해 수성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스물한 살 먹은 운전사가 모는 과속 택시에 치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유시민은 시국사건에 휘말려 두 차례나 대학에서 제적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무려 14년이나 걸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뒤늦게 독일 마인츠 대학에 유학을 가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카페>를 비롯해 많은 베스트셀러 책을 집필했고 <동아일보> 등 여러 신문에 시사칼럼을 썼으며 <MBC 백분토론>을 진행하는 등 방송활동을 하기도 했다.
30년 만의 귀향
유시민이 정치를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2002년 여름, 유시민은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해 당 대표를 맡으면서 정치에 뛰어들었다.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민경선으로 선출한 노무현 후보를 인기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교체하려 했는데, 그는 이것이 특정 정당의 내부 갈등을 넘어 우리나라의 정당민주주의 그 자체를 파괴하는 반칙행위임을 지적하면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했다.
유시민은 2003년 경기 고양시 덕양갑 보궐선거에서 개혁당 이름으로 출마하여 당선됨으로써 국회에 입성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당을 만들고, 그 정당의 이름으로 후보를 당선시킨 것은 세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미국과 일본 등 세계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미국 정치학계에는 이 사례를 다룬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고 한다.
2004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유시민은 2006년 보건복지부 장관에 취임해 1년 3개월 넘게 재직하면서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개혁을 단행했고 기초노령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2007년에는 여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가해 경선 초반 20%에 육박하는 높은 득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시민은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던 1978년 2월 대구를 떠났다. 명절이나 부친 기일에 대구를 찾기는 했지만, 대학에 들어간 후 30년 동안 줄곧 객지에서 발버둥치며 살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야당 정치인이 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유시민은 고향 대구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머니가 아직 살고 있는 수성구로 돌아온 것이다. 많은 사람이 말렸다. 한나라당과 보수의 아성인 대구에 출마하면 낙선이 확실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데도 유시민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유시민이 수성을구에 출마하기로 한 것은, 그것이 고향인 대구 경북 지역의 경제적 번영과 사회문화적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대구 출마가 대한민국 정치 발전과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그리고 관용(Tolerance)
대구 경북은 과거 대통령을 셋이나 배출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이 지역 출신 대통령들의 30년 연속 집권의 뒤끝이었던 1990년대 초에 대구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지역내 국민총생산(GRDP) 꼴찌로 떨어졌다. 지금도 변함없는 꼴찌다. 대구는 서울 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인천과 충청 지역에 비교해도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 지역으로 머물러 있다.
20년 동안 한나라당을 전폭 지지했던 대구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포항이 고향인 이명박 후보에게 몰표를 주어 당선시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구 경제가 활력을 찾고 경쟁력을 키울 것 같지는 않다. 유시민은 대구가 경제 발전을 이루려면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믿는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기와 다른 것을 너그럽게 관용하는 문화적 변화 없이는 이 지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개발 전문가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에 따르면 지식 정보화 시대 지역의 경제발전을 좌우하는 것은 3T라고 한다.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그리고 관용(Tolerance)이 그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새롭고 창의적인 지식과 기술이 집적되는 지역이 경제적으로 번영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은 창의적인 인재가 모이는 곳에 집적된다.
인재가 모이는 곳에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기업이 생긴다. 그리고 창의적 인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풍요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모여든다.
대구가 경제적으로 번영하려면 창조적 계급에 속하는 인재를 불러모아야 한다. 과학, 공학, 건축, 디자인, 교육, 미술, 음악, 영화, 공연예술, 엔터테인먼트, 금융, 법률, 의료, 건강관리 등 창조적 산업에 종사하는 인재들이 대구를 살고 싶은 지역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지역경제의 번영을 불러오는 창조적 계급이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알록달록한 대구(colourful Taegu)’를 표방하지만, 이들 창조적 계급의 구성원들은 대구시를 ‘단색’ 또는 ‘흑백의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구가 배출한 창조적 인재들은 고등학교를 마친 뒤, 또는 대학을 마친 다음, 자기가 살고 싶어하는 서울과 경기, 충청도 등 다른 지역으로 떠나간다. 그들은 대부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다른 지역이 배출한 창조적 인재들이 대구로 오는 일 역시 매우 드물다.
진보적 자유주의자, 유시민의 믿음
대구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수십 년 동안 오로지 보수정당만을 지지해 왔다. 주민의 대다수가 대구 경북 지역 출신이고 다른 지역 출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익숙하지 않은 것, 엉뚱하고 괴상해 보이는 새로운 시도를 너그럽게 대하지 않는다. 패션 디자인 산업을 일구겠다고 추진했던 밀라노 프로젝트가 참담한 실패로 끝난 것은 대구에는 창조적 산업에 필수적인 조건인 문화적 정치적 관용의 분위기가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사실이 어떻든, 정치적 문화적 ‘불관용’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되었다. 누군가 대구와 인연이 있는 대통령이나 장관이 있어서 이런저런 시설을 끌어오고 큼직한 토목건설 사업을 한다고 할지라고, 세계육상대회를 열어 지구촌 스포츠팬들 사이에 인지도를 올린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창조적 인재들이 대구를 살아보고 싶은 곳으로 인식하고 찾아오지 않는 한, 대구 지역은 경제적 쇠락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유시민의 판단이다.
유시민은 대구를 불관용의 도시에서 다양성이 넘치는 관용의 도시로 바꾸고 싶다.
유시민은 자기의 사상을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한다. 그는 시장경제체제는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경제적 기본질서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하는 토대 위에서 물질적 풍요를 도모하는 최선의 경제시스템이라고 믿는다.
유시민은 또한 자유는 경제생활뿐만 아니라 정치, 사상, 문화, 언론 등 모든 영역에서 전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확실한 자유주의자이다.
그러나 유시민은 시장이 우리 삶의 모든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 준다고는 믿지 않는다. 자유와 정의, 사회적 안전과 환경보호 등 헌법이 명시한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영역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은 과감하게 고치고 바꾸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그는 분명 진보적 정치인이다.

보수일색으로 알려준 대구 시민들이 유시민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다면 대구를 보는 국민의 눈이 달라질 것이다. 대구의 품이 넓다는 것, 대구 시민들이 다양성에 대해 관용하는 문화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이미지를 줄 것이다. 대구가 그야말로 컬러풀 대구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양성이 넘치는 관용의 도시로 대구를 바꾸고 싶어하는 유시민의 믿음이다.
유시민이 어떤 사람인지, 유시민이 왜 대구를 바꾸고 싶어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음.
첫댓글 전두환은 경남 사람이다. 대구 경북 출신 대통령은 박정희, 노태우 둘이다.
내가 존경하는분 ㅋㅋㅋㅋ
돌대가리 수준으로는 이해 못한다. 까지 말자. 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