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 데이디 저자(글) · 이충호 번역 · 줄리애나 오클리 그림/만화
두레아이들 · 2023년 11월 20일 (1쇄 2023년 11월 15일)
커털린의 삶을 표현하는 한마디,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요!’
커털린이라는 과학자의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주제는 이 책의 제목처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집념, 노력, 열정, 그리고 꺾이지 않는 의지이다. 모두(동료 과학자들도)가 안 된다고 불가능하다며 포기하라고 해도 커털린은 포기하지 않았다. 템플 대학교에서는 쫓겨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는 직위가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모든 게 커털린의 ‘mRNA 연구’가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도 커털린은 연구를 계속했고 끝내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다. 이런 커털린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요!’이다. 실제로 평소에 커털린은 자신에게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40여 쪽에 지나지 않는 짧은 그림책 전기이지만 이 책에는 커털린의 파란만장하고 곡절 많은 인생이 잘 묘사되어 있다. 헝가리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호기심 많은 아이가 결코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수많은 인명과 세상을 구하는 헌신적인 과학자가 되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커털린은 인내심과 열정 등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 요즘 세대 아이들에게 새로운 역할모델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어렵고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말고 더 멀리 내다보고 노력한다면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큰 용기와 희망도 심어줄 것이다.
커털린의 이야기에서 또 주목해야 할 것은, 과학의 발전은 눈앞의 실적이 아니라 오랜 연구와 개발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대학교 차원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연구의 진가를 알아보고 커털린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고 함께 연구한 드루 와이스먼의 역할에 박수를 보내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커털린 커리코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커털린은 헝가리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고 과학자를 꿈꾼다. 그러자 어머니는 딸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다. 커털린은 커서 과학자가 되고, mRNA에 흥미를 느껴 평생 mRNA를 연구한다. mRNA를 사용해 질병과 맞서 싸우는 방법을 찾는 일에 모든 것을 바쳤으나 매번 실패하고 만다. 다른 과학자들은 성공할 가망이 없다고 비웃기도 하는 등 온갖 반대와 비난에 시달렸다.
반출이 허용되지 않는 큰돈을 아이의 곰 인형에 숨기는 모험까지 감행하며 희망을 찾아 떠난 미국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연구 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기도 하고 직위가 강등되기도 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커털린은 이런 곤경 속에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위기 속에서 우연히 복사기 앞에서 드루 와이스먼이라는 과학자를 만나 연구를 안정적으로 계속한 끝에 마침내 커털린은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유행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을 때 그가 개발한 백신은 인류를 위험에서 구하고, 세상은 빠르게 정상을 회복했다. 모두가 반대하고,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커털린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나는 포기하지 않아요”라는 외침은 커털린의 인생과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이런 공로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으나 커털린의 연구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mRNA 기술로 다른 질병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아직도 호기심이 넘치는 과학자이다.
커털린의 말
이 책은 커털린의 이야기와 별도로 페이지 곳곳에 커털린과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 등의 말들을 실어 놓았다. “연구실에서 일하는 것은 늘 즐거웠어요. 정말로 즐거운 일이었어요. 연구가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말이에요,” “나는 쓰러지면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법을 알았어요,” “이것은 사실 일이 아니다. 이것은 열정이다”(이상 커털린 커리코 박사) 등과 “커털린은 긍정적 의미에서 전령 RNA 개념에 강하게 집착했다. 이는 모든 것을 확 바꿔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앤서니 파우치), “커털린의 천재성은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하려는 의지, 그리고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능력에 있었다”(데이비드 랭거 박사) 등은 커털린 인생의 주요 에피소드들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 말들은 독자들에게 커털린의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커털린과 관련된 상식을 담은 부록
부록에는 커털린 커리코(Katalin Karikó)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간단한 연표로 보여준다. 또한 ‘백신을 만드는 과정’과 ‘미국에서 백신이 시중에 보급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들’, ‘용어 설명’ 등이 실려 있다. 독자들은 커털린의 감동적인 삶과 함께 그와 연관된 간단한 상식까지 챙길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꼭 알아야 할 위대한 여성 과학자 이야기!
두레아이들은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여성 과학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림책 전기로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물리학의 여왕 우젠슝: 원자의 비밀을 풀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준 알메이다』, 「와이파이 기술을 발명한 영화배우 헤디 라마」, 「말라리아를 퇴치한 투유유 이야기」, 「컴퓨터 코딩의 여왕 그레이스 호퍼」,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 등을 출간했다.
이들은 모두 시대의 불평등과 차별, 편견에 맞서면서도 남성 과학자들 못지않게 중요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남성 과학자들에 가려져 이름조차 낯선 사람들이 되었다. 앞으로도 두레아이들은 이런 인물들을 찾아서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