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네이버카페 "궁시공방"에서 퍼온 글입니다..
------------------------------------------------------------------------------------------------------------------
1. 개요
우리나라의 여러 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서로 다른 성질의 여러 재료를 복합하여 제작하는 독특한 기술로 활의 탄력성을 극대화시킨 대표적인 복합궁(複合弓)이다.
2. 모양과 사용법
조선시대의 활로는 정량궁(正兩弓)·예궁(禮弓)·목궁(木弓)·철궁(鐵弓)·철태궁(鐵胎弓)·고(弓+古)·각궁(角弓) 등이 있었으나 주로 각궁을 사용하였던 것 같다. 각궁은 궁력에 따라 강궁(强弓), 중궁(中弓), 연궁(軟弓)으로 구분하였다. 한편 활에 붉은 칠을 한 동궁(彤弓)과 검은 칠을 한 노궁(盧弓)도 각궁의 일종이다.
각궁의 주요 재료인 무소뿔이지만, 무소뿔이 귀해 소뿔을 이용한 향각궁(鄕角弓)이나 사슴뿔을 이용한 녹각궁(鹿角弓) 등도 만들었다. 향각궁(鄕角弓)은 궁각(弓角)을 물소의 뿔을 사용하지 않고 향각(鄕角) 즉 국산 한우의 뿔로 만든 활로써 궁각(弓角)이 짧기 때문에 주로 후궁(弓+侯弓)에 사용하고 소위 「황평양소」라 불리우는 함경도산의 10년~15년 사이의 황소뿔을 주로 이용하였다. 황해도산(産) 한우의 뿔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다른 지방의 소의 뿔은 비교적 잘고 얇아서 그다지 사용하지 않았다.
각궁은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무소뿔, 참나무, 소힘줄, 실 등 여러 가지의 재료를 혼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이 커서 활의 크기에 비해 탄력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각궁의 길이는 124~130cm였고, 사정거리는 약 2백 보에 달하였다.
흑각궁은 궁각(弓角)의 길이에 따라 후궁(弓+侯弓)과 장궁(長弓)으로 재료에 따라 전시와 수렵용, 연악(燕樂)과 습사(習射)용으로 구분되는데, 전투 및 수렵용은 궁간상(弓幹桑), 물소뿔[水牛角], 소심줄[筋], 민어부레풀[膠], 사(絲), 옻칠[漆]의 6가지 재료로 만들고, 연악(燕樂)과 습사(習射)용은 궁간상, 물소뿔, 소심줄, 민어부레풀, 참나무, 대나무, 화피(樺皮) 등의 7가지 재료로 만들며, 쏘는 사람의 기력에 따라 강궁(强弓), 실궁(實弓), 실중력(實中力), 중력(中力), 연상(軟上), 연중(軟中), 연하(軟下)로 나뉘는데, 그 제원은 다음과 같다.
1) 활부린길이(弛弓長) : 4자(尺) 2치(寸)~4자(尺) 2치(寸)5푼(分)
2) 활얼은길이(張弓長) : 3자(尺) 5치(寸)~3자(分) 6치(寸). 시위의 길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3) 줌허리통(弣) : 길이는 4치(寸)이고 둘레는 1치(寸) 5푼(分)~l치 7푼이며 그 가운데가 줌이다.
4) 줌(弝) : 길이는 2치이며 둘레는 보통 윗부분이 2치 5푼, 아랫부분은 3치~3치 3푼이며 쏘는 사람의 힘과 손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난다.
5) 오금(弓+棩) : 폭은 보통 1치 1푼~l치 3푼 혹은 9푼~l치이나, 이는 궁력(弓力)의 강연(强軟)에 따라 달라진다.
6) 삼삼이(弓+羊) : 2폭은 7푼~8푼이다.
7) 고자(梢) : 길이는 3치 5푼이며 폭은 윗부분이 5푼~7푼, 아랫부분은 1치~l치 1푼이 되나 오금과 삼삼이의 폭에 따라 알맞게 맞춘다.
8) 양냥고자(弓+肅) : 길이는 6푼~7푼이며, 몸피는 화피(樺皮)로 싼 것을 제하고 6푼~7푼이다.
9) 도고지(彄) : 좌우 폭이 8푼~l치이고 길이는 6~7푼이다.
10) 줌싸기(紮) : 전장(全長)은 3자 5치~3자 5치 5푼이고, 양쪽의 심고[筋圈子]를 제외하면 2자 8치~2자 9치이다. 심고는 고자에 따라 I~2푼의 차이가 있으나 대략 3치 5푼 정도이므로 양 끝을 합친 길이는 7치가 되어 사(絲)와 심고(筋圈)를 합한 전체길이는 3자 5치가 된다. 또한 현(弦)의 둘레는 5푼~6푼이며, 3갑사(三甲絲)로 구성되어 있는데, 강궁은 240합(合), 중궁(中弓)은 210합(合), 연궁(軟弓)은 180합(合)으로 되어 있다.
11) 절피(彃) : 길이는 1치 5푼 정도인데, 2~3푼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각궁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제작한다. 먼저 활의 제작 시기는 습기가 많고 기온이 높은 계절에는 어교(魚膠:부레풀)가 잘 응고되지 않으므로 접착이 곤란하며, 또한 소심을 올리기가 어렵다. 설령 올린다 해도 건조시키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러한 관계로 가을에서 봄(10월~다음해 3월)사이에 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각궁(角弓)의 제작은 먼저 궁창(弓窓)위에서 대나무, 뽕나무, 수우각 등의 재료를 다듬고 대나무와 뽕나무를 연결하는데 이것을 연심(聯心) 또는 연소(聯所)라고 한다. 또 이때 대나무의 양쪽 끝에 V자형으로 홈을 내는데 이것을 노루발, 또는 제비부리(鸞尾形)라고 한다.
뽕나무는 양냥고자가 될 부위의 반대 부위를 양쪽으로 뾰족하게 깎아서 거꾸로 된 V자형이 되게 하여 대나무의 노루발에 연결시킨다. 다음에는 수우각(水牛角)을 부각(付角)하여야 되는데 뽕나무와 대나무 위의 표면이 판판하도록 다듬은 후에 뒤짐을 안쪽에 대고 어교(魚膠) 칠을 한 수우각을 위에 얼고 조막손이를 이용해서 수우각과 대소의 접착을 강하게 밧줄로 돌려 감고서 상온 이하에서 3시간 이상 굳혔다가 풀고 대림목(줌)을 붙인다. 또한 소심을 대나무의 안쪽에 붙이는데 깎귀와 칼 등을 이용하여 대나무의 엇십자로 칼질한 부위를 깎아서 얇게 다듬는다. 이 과정을 뒤깎기 또는 바닥깎기라고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양쪽고자를 철사로 묶어 고정시킨 뒤 소심을 대소에 붙이는데, 이 과정을 「심놓이」라고 한다. 이 심놓이는 활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이므로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소심을 한 겹씩 올리고 7~8일간 완전히 건조시킨 뒤에 다시 올리는 것을 4차례 반복하는데, 처음 올리는 것은 초심이라 하며 1자 9치 5푼되게 올린다. 두번째 올리는 것은 재심이라 하며 1자 7치 3푼 되게 올린다. 세번째 올리는 것은 첨근(전심)이라 하며 활 전체에 고르게 올리고 마지막으로 올리는 것은 매심이라 하며 장근으로 궁의 전부에 올리는데 매회마다 줌가리심을 한번씩 올린다.
이와 같이 심놓이가 끝나면 약 1개월간 25~3O°C 정도의 점화장 안에 넣어두어야 하는데, 이는 각궁(角弓)의 재료가 모두 동식물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대기중에 그대로 방치할 경우 습기로 인해 활의 접착부위가 떨어지게 되어 활의 탄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재료 자체도 온습도에 영향을 받게 되면 성질이 변하게 되므로 반드시 점화(點火)가 필요하며 점화장(點火場)내의 온도는 습기가 많은 하절기에는 30°~34°정도가 적당하며, 동절기에는 27~30°정도가 적당하다. 또 활의 강약은 각과 소심에 의해 결정되므로 쓰는 사람에 따라 수우각의 두께와 소심의 양이 맞아야 하며, 심놓은 활이 건조되면 철사를 풀고 고작깎기를 한다.
이와같이 활의 몸체가 일단 갖추어지면 해궁을 하는데, 해궁은 쏘는 사람에 맞게 강, 연을 조절하고 양쪽의 균형을 맞추며 뒤틀림을 교정하는 작업으로 활의 예술(藝術)은 해궁에서 나온다 할 정도로 중요한 과정이다. 해궁이 끝나면 화피단장을 해야 하는데 화피단장은 습기를 방지하여 어교의 용해를 막고 활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과정이다. 화피단장을 하지 않은 활을 부장궁이라고 하는데, 습기만 피하면 사용하는 데는 별 이상이 없다. 화피의 종류로는 황색, 자색, 백색이 있는데 이는 수요자의 기호에 따라 사용하며 이외에 고자단장은 옻칠한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화피와 고자단장이 끝나면 대림목에 종이나 천, 그리고 베 등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하게 감싸준다.
활의 제작과정이 끝나면 시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면사를 100가닥 정도 꼬아서 밀납을 먹이고 심고(양냥고)는 소심을 면사에 매듭을 지어 만든다. 또한 시위 중앙에는 화살의 오늬를 끼울 수 있는 절피를 약 l0cm정도의 염색한 실로 감아 사용하며, 활의 줌통 위에는 화살이 닿는 부위에 가죽을 대는데, 이것을 출전피(出箭皮)라고 한다. 각궁은 이와 같은 공정을 거쳐 약 100일 정도가 걸리지만, 계절의 영향을 받아 여름에는 뽕나무와 대림목 등의 과정 외에는 할 수 없으므로 일년에 두 번밖에 생산을 할 수 없다.
활은 가볍고 탄력이 좋은 것을 양질(良質)의 활로 치는데 이와 같은 활을 만드는 중요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질좋은 재료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부레풀의 농도를 잘 맞추어야 하는데 특히 부각(付角)시의 부레풀에는 불순물이 절대 섞이지 않게 한다. 뒤깎기 작업을 세밀하고 정확히 해야 하며 심놓이시 심풀의 배합과 농도가 정확하여 엉기지 않게 하고, 한편으로 몰리지 않도록 하고 빗질을 많이 해 탄력을 강화시켜야 하며 마지막으로 해궁(解弓)을 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