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빈이 감옥으로 연행이 되었음에도 의전실에서 화려한 연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연회장에는 뒤늦게 도착한 카데흐 왕자와 머빈의 빈자리를 제외하곤 전 왕족들이 참여해 있었다.
심지어 연회장에는 사신으로 온 앵글로색슨인과 바이킹도 함께 있었다.
흐로드리 II세는 카데흐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탁자위에 놓인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카데흐는 그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그를 비웃었다.
한때 자부심에 걸맞은 위엄을 자랑하던 그의 모습은 오랜 방탕생활로 인해 많이 망가져 있었다.
카데흐 : 그래, 실컷 먹고 마음껏 마셔라, 늙은이. 네놈이 그렇게 멍청하고 한심해야 내가 기회를 잡지.
카데흐는 속으로 흐로드리 II세를 비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연회의 분위기기 어느 정도 무르익어갈 때 흐로드리 II세가 헛기침을 했다.
흐로드리 II세 : 모두들 충분히 즐긴 것 같으니 이제 슬슬 본론을 이야기해야겠다. 내가 이 연회를 개최한 이유는 이 자리에 모인 모두들에게 중요한 발표를 하기 위해서이다. 지도를 가져와라.
흐로드리 II세의 명령에 따라 그의 시종들이 웨일스 왕국의 지도를 가지고 왔다.
흐로드리 II세 : 우리 왕국 밖에는 앵글로색슨인들의 왕국이 있고 그들은 우리 왕국을 호시탐탐 노려왔다. 하지만 나의 자질과 용맹함으로 그들의 침략에 맞섰고 그로 인해 앵글로색슨인들은 나의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그 말에 앵글로색슨인 사신은 기분이 나쁜 듯이 인상을 찡그렸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었다.
흐로드리 II세 : 하지만 제아무리 나라도 영원히 강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있는 한 서둘러서 이 자리에 모인 자녀들에게 나의 유산을 남겨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전에 너희들이 나를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확인을 하고 싶구나. 애석하게도 둘째 왕자인 머빈은 나의 업적과 웨일스 왕국을 멸망시킬 운명이라는 신의 계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왕국의 미래를 위해 그를 가두어야만 했다.
잠시 말을 마친 흐로드리 II세는 옆에 앉아있던 어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왕자 또한 이름이 머빈이었다.
흐로드리 II세 : 아이러니하게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이 아들 또한 이름이 머빈이니 이름이 'M'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나의 둘째 왕자인 머빈이 짐을 설득하더구나. 이 아이는 아직 정치와 권력에 대해 모르는 어린아이이니 부디 이 아이만은 용서해달라고 사정했다. 대신 자신이 어린 동생의 몫까지 달게 받겠다고 사정했다. 왕국의 미래와 나의 명예, 그리고 어린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스스로 희생하다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 참에 너희들의 마음을 알아보기로 했다. 우선 첫째 왕자인 아나라우드에게는 다음 왕위 계승권을 넘겨줄 것이고, 가장 나이가 어린 이두알과 머빈은 나이가 제일 어리기 때문에 나의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카데흐 왕자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 카데흐, 네가 먼저 시작하거라.
흐로드리 II세의 명에 카데흐는 그의 앞에 서며 인사를 올렸다.
카데흐 : 예, 폐하. 제가 폐하를 생각하는 저의 마음은 저 하늘의 별들처럼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폐하께서 통일 전쟁을 벌일 때 저는 항상 폐하를 도우며 같이 싸웠습니다. 그 때문에 그 와중에 부상을 입기도 하였지만, 저는 이 상처가 오히려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제가 전쟁에서 얻은 것들을 전부 폐하께 바쳤습니다. 왜냐면 그만큼 폐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저의 마음은 절대로 변치않습니다.
흐로드리 II세 : 그렇다, 너는 나와 같이 전장을 누비며 수많은 적들을 베며 많은 공로를 세웠다. 그러니 너는 그만한 포상을 받을 것이다. 너에게는 내가 옛날에 다스렸던 귀네드 공국 때의 영토의 일부분을 수여하마. 자, 그럼 이제 나의 맏딸 네스트가 얘기해보거라.
그 다음으로 모습을 내민 사람은 바로 흐로드리 II세의 장녀인 네스트였다.
네스트는 카데흐가 한 것처럼 예의를 갖추며 말을 이었다.
네스트 : 폐하, 폐하에 대한 저의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가장 민감한 인간의 감각이 누리는 다른 기쁨을 적이라 공언하고 오로지 폐하의 귀중한 사랑 속에서만 행복해진다는 사실이옵니다. 입 열고 말하면 빈약해질 사랑으로 모든 한계 다 넘어 폐하를 사랑합니다.
흐로드리 II세 : 너에게는 데허이바르트 공작령에 속한 지역인 시르 가이르버딘 지역과 모르간누그 지역을 하사해주겠다. 그늘진 산림과 넓은 들판에다 드넓은 평야가 있는 땅을 네 소유로 인정해주마. 너와 네 남편인 오웨인의 자식들이 영원히 상속하도록.
쾅! 쾅! 쾅!
누군가가 갑자기 술잔으로 탁자를 내리치자 모든 사람들이 그쪽을 쳐다봤다.
이 소란을 일으킨 사람은 아들들 중 하나인 터드왈이었다.
흐로드리 II세 : 무슨 일이길래 이런 소란을 일으키는 것이냐, 터드왈?
터드왈 : 아버지, 계속해서 듣고 있자니 아버지의 실없는 소리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이제 아버지도 노쇠하셨거나 미치신 게 분명합니다!
터드왈의 발언에 연회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와 동시에 흐로드리 II세의 표정이 분노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흐로드리 II세 : 터드왈, 감히 왕에게 무슨 무뢰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냐? 그렇다면 내 말의 어디가 미쳐있나 어디가 노쇠해졌는지 설명해봐라!
터드왈 : 그럼 말씀드리죠. 아버지께서는 이 왕국을 건국하신 것을 자랑으로 삼으시고 게시지만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렀는지 모르시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정도 용서도 없이 살아오신 분이시죠. 그뿐만이 아니라 아버지는 아무 근거도 없이 죄 없는 머빈 형님을 감옥으로 보내셨습니다. 바로 아버지의 욕심 때문에 말이죠. 그러니 아버지께서 미쳤거나 노쇠해졌다고 밖에 생각이 듭니다.
흐로드리 II세 : 네 이놈, 감히 왕인 내 앞에서 그런 무례한 소리를 하다니!
흐로드리 II세는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검을 뽑으려고 했다.
예상치 못한 왕의 분노에 연회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심지어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뒤편으로 피하기도 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터드왈을 지켜줬다.
그는 바로 왕의 딸들 중 한 명인 엘렌이었다.
엘렌은 당당한 표정으로 동생인 터드왈을 감사며 보호했다.
-2부 끝-
참고 : 지금 내용은 리어왕의 초반 내용을 따서 만든 것이지만 너무 길어서 나뉘었습니다.
첫댓글 과연..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