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계 미국인 아마추어 발레리나 크세니아 카렐리나가 모스크바와 워싱턴 당국의 죄수 교환을 통해 풀려났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스앤젤레스(LA) 주민이었던 그녀는 지난해 초 가족과 함께 예카테린부르크를 찾았다가 체포돼 일년 넘게 구금돼 있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군대에 무기를 공급하는 우크라이나 조직이 펼치는 모금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첩보기관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기소됐다. 카렐리나는 지난해 8월 유죄를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1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인권 활동가들은 미국에 살던 그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에 들어간 첫날인 2022년 2월 22일 51달러를 송금한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의 자선단체 '라좀'은 무기나 탄약을 사들이는 모금을 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난 구호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 없었다. FSB는 그녀의 전화에서 거래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여겨졌다.
카렐리나와 맞교환해 미국이 풀어준 수감자는 아르투르 페트로프로 2023년 키프로스에서 체포된 독일과 러시아 이중 국적이었다. 그는 러시아군과 함께 일하는 제조업체들을 위해 러시아에 전자제품들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수감됐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카렐리나를 사면했다고 전했다. 죄수 교환은 이날 이른 시간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각료 회담 도중 대나 화이트 UFC 대표의 간청으로 카렐리나 석방 교섭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나 화이트가 내게 전화를 걸어와 친구이며 한 파이터와의 관계를 언급했다. 대나는 믿기지 않는 녀석이다. 우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그것에 대해 얘기했고, 그들이 협상을 이뤘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카렐리나가 "미국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 있다"고 확인하면서 그녀가 "일년 넘게 러시아에 엉뚱하게 구금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의 석방을 보장했다.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죄수 교환 현장에 있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카렐리나의 부모들은 트럼프와 푸틴 두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녀의 부친 파벨은 신문에 "이번 거래는 두 사람 모두 관여한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우리는 행복에 겨워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가 대화한 첫 순간은 모든 순수한 감정이 쏟아져나왔다. 난 우리가 나눈 얘기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마치 행복이 폭발한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두 나라의 죄수 교환은 지난 2월 미국 교도소에서 돈세탁 혐의로 수감돼 있던 알렉산데르 빈닉이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과 맞교환돼 풀려난 지 두 달도 안돼 두 번째로 이뤄진 것이었다. 또 모스크바와 워싱턴이 관계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두 나라 관리들은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경색됐던 대사관 협력을 복원하는 회담을 진행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