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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에어컨(Air Conditioner) 이야기
사실 국내에서는 주로 여름철이나 더울 때 내기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되는 냉방기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나, 원래는 '컨디셔너'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내기의 온도를 높이는 난방기도 에어 컨디셔너다. 다만 난방기능은 후술된 에너지 효율과 기후 문제로 인해 과거 국내 가정용 에어컨에선 찾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그나마 가정용 냉난방기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
에어컨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여름 날씨가 갈수록 폭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세에 있다. 게다가 한국의 여름은 습도도 높기 때문에 더 찾을 수밖에 없다. 한창 밀릴 땐 설치 대기 기간이 보름씩 밀리기도 할 정도. 그러니 설치할 거면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 설치해두자.
항공기에는 여압장치라고 해서 온도가 매우 낮은 순항 고도의 공기를 가스터빈 압축기에서 끌어와서 기내에 공기를 공급한다. 지나치게 데워졌다면 외기와의 열교환기를 통해 냉각하는 식으로 온도를 조절한다. 이것도 공조장치와 겸해서 사용되므로 에어컨이라 부른다. 다만 냉매가 없고 압축현상 그 자체+열교환기 외부의 -40도 공기가 냉매가 된다. 항공기 에어컨 고장은 항공기로서 기능을 절대 할 수 없는 상태인데, 기차처럼 냉방 역할만 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여압장치로서 승객과 조종사의 생명을 책임지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설령 날 수 있더라도 비상강하 고도의 상한선인 1만ft 정도가 끝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고도에서는 연료 효율이 영 안좋다.
2. 역사
단순히 냉방기기의 역할로만 보면 서양에서는 로마시대, 동양에서는 고대 중국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는 단순히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하였으며 한국의 석빙고와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후 18세기경에는 벤자민 프랭클린과 그의 동료인 존 하들리가 수은 온도계로 공기 냉각을 시도했으며, 1820년에는 마이클 패러데이가 압축-냉각된 암모니아의 기화를 통해 공기 냉각의 원리를 발견했다.
이후 1850년, 히포크라테스의 ≪공기, 물, 장소에 대하여(On Airs, Waters, and Places)≫ 라는 논문을 시작으로 의료계가 몇 백 년 동안 말라리아의 발생 원인이라 생각하던 호수, 늪, 습지 등에서 발생하는 건강에 해로운 수증기 '미아즈마'를 없앨 방법을 궁리하던 존 고리(John Gorrie) 박사는 마침내 이 미아즈마를 없앨 방법을 생각해내고,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낸다. 물론 실제 말라리아의 발생 원인은 습지에서 발생하는 수증기가 아닌 습지에서 번성하는 모기이다. 고리 박사가 발명한 말라리아 퇴치 장치의 기능은 말라리아 병동에 찬 공기를 주입하는 것이다. 이 발명품은 말라리아 환자들의 예후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병의 발병 감소와 추후 에어컨이 발명되는 데에는 큰 도움을 줬다. 왜냐하면 이 발명으로 인해서 더운 여름날 창문을 닫고 생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전기식 에어컨은 1902년 7월경, 코넬대학교 전기공학 석사 출신의 엔지니어로, 당시 제철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윌리스 캐리어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1915년에 캐리어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생산과 판매에 돌입했다.
캐리어의 이 발명은 정말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캐리어의 발명이 없었다면 소위 말하는 '여름은 즐기는 계절'이라는 사고 방식조차 불가능했다고 보면 된다. 이전까지만 해도 극장영화의 성수기는 겨울이었으나, 1917년 시카고의 한 영화관에 에어컨이 최초로 설치되면서 영화는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 변모했다. 이후 식당, 마트, 호텔 등에 에어컨 설치 붐이 일게 되고 여름은 오락과 소비의 계절로 재탄생하게 된다. 물론 기업에서도 에어컨을 환영했는데, 에어컨을 설치했더니 여름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
에어컨이 실제적으로 점차 쓰이기 시작한 1920년대를 기점으로 지구상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지역은 압도적으로 넓어졌다. 물론 이전에도 사람이 살던 곳이었지만 그 인구수는 미미했으나, 에어컨이 있고 나서부터 더운 지방에 소위 말하는 '대도시'라는 것이 생기는 게 가능해졌다. 미국으로만 보면, 남부와 서부 지역, 예를 들면 휴스턴, 댈러스, 뉴올리언스,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같은 여름 폭염(+ 서부 사막지대는 초강력 자외선)이 일상적인 지역에 업무지구가 생겨서 미국의 대기업이 설립되고, 프로 스포츠 팀이 생기는 등 광역권으로 수백만 인구를 낀 대도시로 발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특히 진짜로 고온다습한 기후가 문제인 남아시아, 서아시아 지역은 에어컨이 아니었으면 현대국가다운 도시 발전은 아마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 지역에선 에어컨이 없으면 생산성이 크게 저하될 게 뻔하니 그만큼 에어컨의 역할은 지대했다고 봐도 된다. 게다가 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열대 우림의 고온다습한 환경은 전염병이 번지기 딱 좋은 환경이었으나 이도 에어컨이 어느 정도 막았다. 에어컨은 이처럼 인류의 문명을 바꿀 정도로 대단한 업적을 달성했지만 생각보다 저평가되는 물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에어컨은 1960년대에 범양상선 (범양냉방) (현 팬오션)이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 최초인데, 한국에서 최초로 에어컨을 가동한 곳은 다름 아닌 석굴암이다. 문화재 관리에 대해 아는 사람들 정도만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일제가 석굴암을 해체, 재조립 하는 과정에서 당시로썬 문화재 복원의 총아였던 시멘트를 사용하여 공사를 단행하였으나, 세월이 지나 결로현상으로 인해 석굴암이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상태에 이른다. 박정희 정권때 다시 복원공사를 시도했지만 이슬 맺힘을 해결하지 못해 당시 청와대에도 없던 에어컨을 수입하여 석굴암에 설치하게 된다. 그 이후 60년대 말에 이르러 한국의 최초의 에어컨 브랜드인 센츄리 에어컨(당시 명칭은 경원세기)이 나타났다. 현재에는 LG와 삼성이 대표적이고 그 외에 만도 위니아(인수합병 후 대우위니아), 동부대우전자 등등이 있다. 물론 캐리어 에어컨 역시 한국에서 잘 팔리고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에어컨 자체가 많이 비싸기도 했거니와 누진제의 영향도 있었기 때문에 1980년대까지는 부유층들이나 가지던 사치품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로는 (특히 1994년 폭염 이후로) 에어컨의 보급이 크게 늘었고 2000년대 이후로는 웬만한 가정에서 에어컨이 필수품이 되었다. 다만 에어컨을 가지고 있는 가정이 많아졌다고 해도 전기요금의 부담 때문에 펑펑 틀어재끼지 못하는 가정은 많다. 그리고 폭염으로 인해 이제는 더이상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2013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일본의 다이킨(ダイキン, Daikin)공업주식회사가 13%로 1위, 그 다음으로 중국의 거리(格力, Gree)전기 11%, 도시바캐리어(공조 부문 도시바+캐리어 합작), 미쓰비시 전기 순으로 팔리고 있다. 한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아, LG전자가 세계 점유율의 4% 정도고 삼성전자는 그 이하이다. 다만 북미에선 도시바캐리어가 1등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다르다. 한국에선 한국산 점유율이 삼성+엘지+대유위니아+대우+센추리+범양+위닉스+중소기업+캐리어(한국에선 오택그룹이 한국서 생산)=거의 100%다. 특히 2018년 기준으론 삼성전자의 하우젠과 LG전자의 휘센이 국내 에어컨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모난 말이 아닐 정도로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3. 원리
열역학과 냉동 및 공기 조화를 배운다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3.1. 기본 원리
에어컨의 기본 원리는 어떤 물질의 상(phase)이 변화할 때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하게 되는 물리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에어컨은 액체 냉매가 기화될 때 주변에서 기화열을 흡수하는 현상을 이용한다. 대부분이라 한 건 냉매가 아니라 전기로 냉각하는 펠티에 소자 때문. 펠티에 소자를 이용한 에어컨은 냉매의 기화냉각식에 비해 효율이 훨씬 나쁜 대신 무척 소형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쉽게 말해서 더운 여름 날에 2리터짜리 생수병에 물을 꽁꽁 얼려서 방 안에 놔두면, 생수병 안의 물이 조금씩 녹으면서 주변의 온도가 내려간다. 이는 생수병 안의 물이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에어컨의 원리도 이와 매우 비슷한데, 고체가 액체로 변하는 상태변화가 아니라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상변화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여기 사용하는 냉매는 기화점이 낮고 기화열이 큰 것이 사용된다. 추가로 금속을 부식시키지 않을 것이 요구된다. 에어컨의 냉매관은 보통 구리 도관이므로 구리를 부식시키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냉매가 겨울에 얼어버리면 곤란하니까 저온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냉매가 유리하다. 냉매의 선택지, 실외기의 분리 유무만 제외하면 냉장고의 원리와 거의 같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열역학 제2법칙 참고. 에어컨의 경우 실외기가 영하 20도 정도로 내려가는 날에도 실외에 방치되게 되어 어는 점이 낮은 냉매의 사용이 강제되지만, 실내에서 쓰는 냉장고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 냉매를 보다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이 돌아갈 때는 덤으로 제습까지 되는데, 이것 또한 위에서 설명했듯 얼린 생수병 주변에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운 물체를 만나 액화된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에 의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어컨을 돌리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만들어져 훨씬 쾌적하고, 에어컨에는 냉매관에 맺히는 물을 제거하는 호스나 펌프가 있어서 물을 배출하게 되어 있다.
3.2. 냉매의 재료
먼저 냉동 사이클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물질의 상을 쉽게 변화시킬수 있는 물질이 필요하다. 사실 그냥 물도 훌륭한 냉매이다. 하지만 물은 높은 온도에서 기화하므로 열교환 사이클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고(게다가 겨울에 언다!) 구리 도관을 부식시키며 상온에서는 대부분이 액체상으로 존재하므로 고압 펌프를 요구해서 잘 쓰지 않는다.
가정용 에어컨에서 주로 사용하는 냉매는 R22, R410a(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 기체 중 하나) 등이며, 액체 이산화탄소도 쓰인다. 에어컨에서 냉매를 다 빼버리고 대신 수증기(물)를 대용으로 집어넣으면 당연히 에어컨이 기능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에어컨용 냉매는 약간의 압력 조절만으로도 기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쉽게 변환이 가능하지만 수증기는 그렇게 하려면 훨씬 더 큰 압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정용 에어컨은 냉매 순환 과정에서 기체의 단열팽창 및 줄-톰슨 효과를 통해 냉매를 냉각 및 액화하기 때문에 압축기로 기체를 압축했을 때 기체가 액체가 돼야 한다.
3.3. 에어컨의 구조
에어컨은 구조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냉매를 철제 또는 구리 파이프에 담아서 실내기와 실외기 사이를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순환하게 만드는 것이다. 냉매는 액상저온-(실내기)-기체상중온-(압축기)-액상고온-(실외 방열기)-액상저온 상태를 순환한다.
3.4. 냉방 사이클의 순서
냉방 사이클의 개괄도
냉방 사이클의 자세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압축기(4)가 기체 상태의 냉매를 끌어들여서 강한 압력을 가해 고압가스로 만든다.
2. 압축된 냉매는 밀도가 일시적으로 매우 높아지게 되고 압축 과정에서 분자 충돌 현상이 일어나서 열 에너지가 발생해 매우 뜨거운 상태가 된다.
3. 뜨거운 냉매는 응축기(1)를 지나게 된다. 가늘고 긴 관로를 꼬불꼬불하게 지그재그 모양으로 만들어 최대한 열을 방출하기 쉽게 만들고, 이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장치이다. 라디에이터와 같은 형태. 고밀도로 압축된 냉매는 응축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상온에서 응축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응축되는 과정에서 냉매는 주변으로 열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고 이 열이 실외로 방출된다.
4. 열을 계속 방출해서 상온의 액체 상태가 된 냉매는 팽창밸브(2)를 지나게 된다. 팽창밸브는 종류에 따라 형태가 여러 가지 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냉매가 지나는 관로가 갑자기 엄청나게 좁아져서 교축(throttling)을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좁은 관로 이후에 관로가 다시 넓어지면 냉매의 밀도와 압력이 일시적으로 매우 낮아져서 반 기체인 안개 상태로 변한다.
5.안개 상태가 된 냉매는 증발기(3)를 지나게 된다. 증발기의 형태는 응축기와 거의 똑같다. 밀도가 매우 낮아진 냉매는 이번에는 상온에서 증발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냉매가 기체로 변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데 이때 증발기 주변의 공기는 차가워진다. 이 차가워진 공기를 냉각팬이 실내로 분사하면서 실내의 온도는 낮아지게 된다.
6.그리고 증발기를 지나면서 상온의 기체가 된 냉매는 다시 압축기로 간다.
7.1~6 반복
3.5. 난방
히트펌프(Heat pump)는 저온의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높은 온도를 가진 다른 공간으로 열을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냉동사이클도 그 구조나 작동 원리 면에서 히트펌프의 일종에 해당한다. 근래에는 냉매사이클의 흐름을 바꾸어 냉방과 난방을 겸용하는 히트펌프식 냉난방기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
히트펌프식 냉난방기는 보통 실외기 1대에 여러 대의 실내기를 연결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시스템에어컨이나 멀티에어컨이라는 명칭과 구분없이 불리기도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모든 시스템(멀티)에어컨이 히트펌프식 냉난방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히트펌프는 냉난방 운전모드에 따라 보통 4방향밸브(4-way)를 사용하여 열교환코일에 공급되는 냉매의 흐름을 반대방향으로 바꾸어 주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실내기와 실외기의 열교환코일은 계절에 따라 증발기와 응축기로 서로 그 기능이 바뀌게 된다. 겨울철 난방시에는 실외기의 코일이 증발기의 역할을 하게 되어 외기 중의 습기가 코일 표면에서 결빙되어 얼음이 부착된다. 이럴 경우 열교환 능력이 저하되어 난방능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제상운전이 필요하다.
예전엔 제상운전 시 냉방모드로 임시 전환하여 냉매를 역순환시켜 실외기 코일 표면의 얼음을 제거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내에는 찬바람이 나오는 불편함이 있어 근래에는 실외기 코일에 제상용 전기코일을 내장하거나 순환되는 고온의 냉매 일부를 제상을 위해 실외기 코일 표면부로 바이패스시키는 방법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열병합 발전이나 GHP(가스히트펌프) 등은 고온의 엔진 냉각수나 폐열을 이용해 제상은 물론 추가 가열이 가능해 동절기에 제상이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3.6. 기타
• 추가로 4 way valve를 써서 사이클을 반대로 돌리면 난방 사이클이 된다. 더 쉽게 말해서 냉방 모드에서의 실내기와 실외기가 하는 역할이 반대로 바뀐 것이다.
• 그래서 건물 밖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실외기 근처는 덥다 못해 뜨겁다. 최근에는 VRF(Variable Refrigerant Flow)라는 방식을 이용하여, 실외기 1대에서 냉매 유량을 가변적으로 조절하여 적게는 2대, 많게는 수십 대의 실내기를 한 번에 연결하여 처리할 수 있는 히트 펌프(즉, 에어컨)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요즘 대형 건물 옥상에는, 예전부터 우리가 흔히 보던, 크고 뚱뚱한 냉각탑이 아닌 좀 더 늘씬하고 길다란 실외기(ODU, Outdoor Unit)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 경우 건물 옥상의 커다란 실외기들은, 실내의 각 실에 연결된 실내기들이 실내의 열을 흡수하며 가열시킨 냉매를 다시 냉각시키는데, 이렇게 냉매를 다시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냉매가 갖고 있는 열에너지를 방출한다. 즉 실내가 시원해질수록 실외는 더워진다는 말이다.
• 북미나 일본에서는 히트 펌프를 이용한 HVAC으로 난방까지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건물에 단열 작업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어차피 온돌식 난방에 의해 공기도 데워지므로 실내 공간이 넓거나 이런 보일러를 달지 못하는 경우가 아닌 한 가정집에서 굳이 공기를 덥히는 방식의 난방을 할 필요가 없다.
• 에어컨은 증발기에 물이 맺히기 때문에 습도를 낮춰준다. 참고로 제습기와 에어컨은 같은 원리로 동일하게 작동하는데, 여름철 효과 비교에 대해선 제습기 항목 참조. 여담으로 에어컨과 똑같은 원리인 냉장고 역시 실외기가 냉장고 바로 뒤에 붙어있는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냉장고를 열어놓아도 흡수한 열을 그대로 같은 공간에 방출하니 소용이 없다. 아니 열기관의 열 손실로 인해 오히려 더 더워진다. 그러니 덥다고 냉장고 문 열어놓지 말자. 차라리 바닥을 젖은 밀대 걸레로 닦고 기다리면 자연증발로 바닥이 차가워진다.
4. 용어
에어컨을 사게 될 경우, 성능 이외의 기타 여러 가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해당 글을 참고
• 냉방 면적
해당 에어컨을 설치할 곳의 넓이, 만약 에어컨의 냉방 면적이 20㎡면 이 에어컨은 창문이 없는 1m 높이인 20㎡ 넓이의 폐쇄공간에 제 성능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냉방면적이 큰 에어컨은 실내외기 둘 다 커지며, 가격과 소비 전력도 올라간다. 16㎡ (약 5평)급의 벽걸이 에어컨 하나로 거실+주방+방만 한 넓이를 전부 시원하게 할 수는 없다는 의미. 하지만 전산실(서버,네트워크 장비), 고깃집(불판), PC방(컴퓨터)등 열이 많이 생기는 시설은 냉방 면적이 최소 1.5배 이상인 걸 설치해야 한다. 이 중 서버실은 겨울에도 에어컨을 틀어야 할 정도로 열이 심각하기 때문에 가정용 에어컨 따위는 못 쓴다. 서버실은 워낙 열기가 뜨거워서 겨울에 창문을 열어놔도 충분히 쾌적할 정도. 그래서인지 서버실에서 근무하는 기술자 및 개발자들은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 소비 전력
에어컨 작동 시 소비되는 전력. 적으면 적을수록 좋지만 너무 적으면 에어컨 성능의 한계로 냉방 능력까지 떨어져서 덜 시원하다. 단위는 W
• 냉방 능력
정격 전력 공급 시 낼 수 있는 최대 출력. 값이 크면 클수록 빨리 시원해지지만, 에어컨 성능의 한계로 소비 전력도 커진다. 단위는 W 를 쓰나 BTU나 kcal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단위 환산표를 이용해서 W 또는 Wh로 변환해서 확인해 보자.
• 성능계수(Coefficient Of Performance, COP)
냉방 능력을 소비 전력으로 나눈값. 이 값이 높을수록 전력대 성능비가 높은 고효율 에어컨이다. 가정용 에어컨은 주로 3~4 정도의 값을 가지지만 일부 저가 에어컨은 2.X 정도의 값을 가진다.
• 실내기
에어컨 중에서 실내에 놔두는 부분을 의미한다. 스탠드 에어컨이니 벽걸이 에어컨이니 말하는 것들이 전부 실내기에 해당된다. 종류는 바로 밑 문단 참고.
• 실외기
본 문서의 실외기 문단 참고.
4.1. 에어컨 설치 관련 용어
매년 사람들이 에어컨을 사놓고 에어컨 설치 비용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돈을 더 내더라도 뭐 때문에 더 내는지는 알고 내자. 에어컨 본체를 싸게 파는 대신 설치비에 바가지 잔뜩 씌우는 업체도 있으니 에어컨이 너무 싸다 싶으면 주의하자. 하지만 설치비는 집집마다 여러 요인들로 인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저쪽 집은 얼만데 나는 왜 이 가격이냐며 따지는 행위도 삼가자.
설치 영수증을 달라고 하면 어느 부위로 어떤 비용이 추가되었는지 나오므로 구매 시에 확인했던 설치비 단가표와 비교하여 바가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없는 추가 작업을 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면 합리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
• 배관 연장
에어컨과 실외기 사이의 거리가 기준(업체마다 다르나, 5m 이내)보다 먼 경우 배관을 연장해야 하는데, 1m 단위로 추가비용을 받는다. 배관 소재는 구리와 알루미늄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대체로 매립형 배관을 가진 아파트에서는 배관 길이가 짧으므로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기분상 (혹은 메이커에 따라 필수적으로) 구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관을 길게 연장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미터당 비용이 저렴한 알루미늄을 시공하는 경우도 많지만 설치할 때부터 동 배관을 사용을 요청하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알루미늄 배관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배관이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에 알루미늄 배관은 햇빛(자외선), 염분, 빗물 등에 의한 부식이 심각하게 일어난다.
• 냉매(가스)충전
배관 연장 시 추가로 냉매(가스)를 충전해줘야 하기 때문에 추가비용을 받는다. 프레온 가스를 쓰던 시절의 냉매(R-22)와 그 이후에 새로 출시된 냉매(R-410, R-410A)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에어컨이 어느 냉매를 사용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냉매 섞이면 답 없다 특히 신형 /구형으로 두 개 이상의 실외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주의하자.
• 실내기 및 배관 진공 작업
실내기와 배관을 진공으로 맞추는 작업. 에어컨을 새로 구매했을 때에도, 중고나 이전 설치할 때에도 필수 작업이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실외기에서의 냉매 흐름이 방해를 받으면서 냉방 능력 저하+실외기 수명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버터 에어컨에서 이 작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정속형 에어컨에서도 하는 것이 좋다. 2015년 들어 설치비에서 실내기 진공 작업은 무료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사가 이 작업을 안 해주고 넘어가려고 하면 꼭 클레임을 걸어주자. 설치 가이드에는 진공 상태를 0.5torr 까지 낮추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이 값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는 테스토 사 등에서 출시되는 디지털 진공 게이지가 꼭 필요하다. 아날로그 게이지로는 진공 상태를 "얼추" 파악할 수는 있어도 0.5torr 라는 값을 확인할 수는 없으니 주의하자. 간혹 에어 퍼지 등으로 진공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정확한 진공 수치를 잡는 방법은 아닐뿐더러 최근 에어컨 매뉴얼에는 분명히 에어 퍼지를 하지 말고 진공 작업을 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보통 설치 전날이나 당일 기사에게 전화가 오는데, 그때 디지털 진공 게이지가 있는지 꼭 물어보고 만약 없다면 구해서 오든지 다른 기사를 오라고 해라. 에어컨은 설치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한대를 사는데, 반은 공장에서 조립해 오고 반은 우리집 주차장에서 조립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며칠 설치가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설치하자.
• 질소 블로워, 블로잉 등
매립 배관 안의 가루 등 이물질을 날리는 작업. 매립 배관일 경우 위 진공작업과 병행 진행한다. 질소 블로잉을 안 할 시 진공 작업과 마찬가지로 냉방 능력 저하+실외기 수명 저하로 이어지므로 거의 필수 과정이다. 특히 아파트를 매매로 이사를 왔는데 전 주인이 어떤 냉매를 쓰는 에어컨을 썼는지 알 수가 없을 경우엔 반드시 해야 한다. 신축 아파트는 시공사가 배관 청소를 잘 했을 거라 믿고 안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기사가 동의서를 받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하자. 에어컨 배관이 매립된 아파트에서 설치할 때에는 이 작업에도 따로 설치비를 받는다.
• 앵글(금속제 선반) 설치
건물 밖에 실외기를 놔둘 앵글이 없을 경우 달아줘야 한다. 에어컨 구매자가 앵글을 가지고 있을 경우/앵글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설치비를 덜 받는다. 최근 지어진 신축 아파트는 법적으로 실외기를 밖에 설치하려면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만약 발코니 내부에 실외기를 놓는 자리가 있는 경우에는 2014년 11월부터 아예 법으로 실외기를 바깥에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므로 이 경우에는 앵글 설치를 하지 말고 비용을 아끼자. 만약 오래된 아파트나 신축인데 실외기를 놓을 공간이 없는 경우 관리주체 측에서 실외기 설치대(앵글)를 공동구매/설치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 타공
실외기~실내기를 연결하는 관이 지나갈 구멍 뚫기. 기본적으로 1, 2회 정도는 무료인 경우가 있으나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해야 한다. 그 밖에 타공작업이 난해한 벽일 경우 추가로 더 받기도 한다. 매립형 배관을 가진 아파트는 매립 배관 터미널이 곳곳에 있으므로 타공이 필요가 없는데, 가끔 이 터미널을 도배로 덮어놓은 경우가 있으므로 자기 집이 2000년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이면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매립형 배관이 있는지 확인하자. 그리고 전에 살던 사람이 이미 타공해 놓았는데 도배로 덮어버려서 안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거실 구석이나 침실 안쪽 벽 등 왠지 과거에 에어컨이 설치되었을 것만 같은 곳에는 손으로 살살 두들겨서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자. 잘못하면 쓸데없이 집 곳곳에 구멍을 뚫는 참사가 생길수도 있다. 거기에 추가되는 경비는 덤.
• 위험수당
설치하다가 추락 위험이 있는 곳에서 작업하는 경우 받는 수당. 특히 요새는 실외기를 전용 공간에 설치하면서 앵글 설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영수증을 확인하여 과다 청구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자신의 거주지에 에어컨 실외기 전용 공간이 있더라도 이곳처럼 전용 공간에 실외기를 들여놓고 설치하는 작업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경우가 있어서 "왜 사다리 타고 작업하는 것도 아닌데 위험수당을 받아가느냐?"라고 물으며 위험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행동은 그냥 진상짓이다.
• 사다리차/크레인
실외기 설치 작업이 사다리차나 크레인 없이 진행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불러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비용을 받는다. 당연히 집 안에 실외기 설치 장소가 따로 마련된 경우에는 필요 없으므로 기사가 사다리차가 필요한지 물어볼 때 잘 대답하여 쓸데없는 비용을 늘리지 말자.
• 전기공사
에어컨은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에어컨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시절에 지어진 집은 추가로 배전반에서 전용선을 따야 할 경우가 있다. 아깝다고 에어컨 플러그를 멀티 탭에다가 연결하면 과전류로 멀티탭이 불타는 수가 있으니 웬만하면 전기공사를 하는 게 좋다. 대체로 15A~30A 정도의 단일 라인이면 안전하나, 에어컨 용량과 에너지 효율에 따라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현관문 근처의 서킷 브레이커를 보면 에어컨이라고 적힌 차단기가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에어컨 전용 전원이므로 따로 딸 필요 없다. 콘센트는 보통 에어컨을 설치할 만한 장소에 일반 가정용과는 다른 1개짜리로 존재하니 잘 찾아보자.
• 배수 펌프
실내기의 배수 노즐이 실내기의 설치 위치보다 높은 곳을 지나는 경우, 혹은 배수 노즐을 길게 연장해야 할 경우에는 물이 실내기에서 빠지지 않고 고여서 곰팡이가 발생, 악취와 실내 환경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주로 매립 배관의 위치가 벽걸이용인데 스탠드형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낮은 위치의 타공이 난해하여 배관이 우회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비교적 비싼 단가에 비해 진동 및 소음이 꽤 있고 자주 고장나는 등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으므로 가급적 배수 펌프 설치가 필요한 위치는 피하는 것이 좋고, 꼭 그 위치에 설치해야 할 때에는 에어컨 사용 빈도를 보고 차라리 물통 등으로 물을 따로 받아서 버리는 쪽이 낫지는 않은지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타공비가 조금 더 들어도 배수 노즐을 냉매 배관과 별도로 배설하는 것도 고려해보자. 요즘은 배수 펌프를 2~3만 원 이내로 쉽게 구입 가능하다.
• 철거/이전 비용
에어컨을 버리거나 이사할 때 옮기는 경우 옮기는 비용. 판매 조건에 따라 기본 설치비가 무료인 구입 때와는 달리, 철거 후 재설치 시에는 기본 설치비를 내야 하는데, 이 돈이 꽤 만만치 않다.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진행하면 몇 십만 원 수준의 기본 설치비에 배관, 질소 블로잉 등의 추가 비용까지 포함해서 상당한 금액이 지출된다. 사설 설치자들과 진행하면 저렴한 기본 설치비로 진행할 수 있으나 차후 A/S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양쪽을 판단하여 신중하게 선택하자.
• 에어 가이드 (Air guide)
주로 가게에서 실외기를 가게 앞에다가 설치하는데, 보행자가 열풍을 맞을 수 있으면 에어가이드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가게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고 그대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