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9일(주)
* 시작 기도
주님...
바울이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가 된 것은 창세전 하나님의 뜻으로 인하여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약속대로 된 것입니다(딤후 1:1).
그 생명의 약속이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은혜로 주어졌음을 믿습니다(딤후 1:9).
하여 우리 주님이 이 땅에 육신으로 오셔서 사망을 폐하시고 복음을 통하여 생명과 썩지 않을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딤후 1:10).
그 은혜로 오늘 이 죄인도 주의 백성이 되어 복음을 전하는 선포자와 사도 그리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흠이 많은 죄인이지만 이런 나를 주의 긍휼과 은혜로 세우셨기에 나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의지하여 오늘도 설 수 있습니다.
새 영과 새 마음으로 빚어주시고 주의 영 곧 진리의 영으로 조명하사 말씀의 빛을 비추소서.
그 말씀의 능력으로 오늘 주께서 구별하신 거룩한 날을 지낼 수 있게 하옵소서.
공동체로 모이는 주의 사랑하는 자녀들의 마음이 주 안에서 하나되게 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아버지의 사랑이 넘쳐나게 하소서.
우리는 연약합니다.
오직 우리 주님의 십자가로 담대하게 나아가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성경본문 / 엡 6:1-9
제목 : 세상적인 완벽한 가르침에 대한 유혹, 그러나 좀 연약해 보여도 주의 훈계와 복음만이 정답입니다.
1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2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3 이로써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4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5 종들아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라.
6 눈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7 기쁜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 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
8 이는 각 사람이 무슨 선을 행하든지 종이나 자유인이나 주께로부터 그대로 받을 줄을 앎이라.
9 상전들아 너희도 그들에게 이와 같이 하고 위협을 그치라. 이는 그들과 너희의 상전이 하늘에 계시고 그에게는 사람을 외모로 취하는 일이 없는 줄 너희가 앎이라.
* 나의 묵상
남편과 아내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 상전과 종의 관계 등 이 땅의 모든 권위와 질서가 있는 두 사람 이상의 공동체의 모범은 창세전 아버지와 아들의 존재양식이다.
이것은 바로 복종과 사랑의 존재법이다.
하위 권위인 아내나 자녀 그리고 종은 상위 권위에게 복종하여야 한다.
이들의 복종은 어떤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조건적 복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위권위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부모에게 윗사람에게 복종하는 것이며 이것은 하위권위로서 마땅한 일인 것이다.
십계명 중 1~4계명은 수직적 계명으로서 하나님께 대한 계명이다.
5~10계명은 수평적 계명으로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계명이다.
물론 수평적 계명이라도 주 안에서 지켜야 한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5계명은 약속이 보장되어 있는 첫 계명이다.
따라서 그 약속은 하는 일이 다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많은 경우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하는 일을 조건적으로 한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든 조건이 아니라 부모의 조건을 붙드는 것이다.
부모가 돈이 있으면 순종하고 공경하며 자주 찾아뵙는다.
그러나 부모가 가난하고 남겨줄 유산이 없으면 순종이나 공경은 남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십여 년 전 노무현 정부 시책에 의해 충청도 연기군을 행정 수도로 삼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다.
평소에는 충남 연기군에 사는 부모들을 잘 찾아가지 않던 자녀들이 그 때부터 쥐들이 쥐구멍 드나들듯 뻔질나게 찾아가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연기군으로 가는 도로가 주말이면 정체현상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왜냐하면 아무 것도 없던 부모들에게 정부에서 보상이 나올 것을 염두에 둔 자녀들의 이기적인 마음이 그런 촌극을 빚은 것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에서 연기군을 행정 수도로 정하는 것을 취소하는 발표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많던 차들이 순간 다 사라지고 만 것이다.
더 이상 부모들에게서 나올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인간은 이처럼 극단적 이기주의자들이다.
그것이 가족이요 부모와 자녀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가족이기 때문에 오히려 불의한 경우가 많다.
남들에게는 예를 지키면서도 '가족이니까' 하면서 예도 지키지 않고 함부로 대하며 가족에게는 법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마치 고르반처럼 말이다.
그래서 주님은 주안에서 이런 계명을 정하신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 것이다.
자녀를 노엽게 한다는 것은 부모의 욕심으로 자녀를 다그치거나 억압적인 복종을 강요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녀들을 얼마나 노엽게 했는지 모른다.
내 뜻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하고 매를 들고 때리기도 하였다.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해야 하는 것은 알았다.
그래서 아이들을 말씀 안에서 양육하려고 애써 노력도 하지만 일관성이 없었다.
주의 말씀 안에서 양육하려면 내 자신이 죽고 부단히 참아야 하는데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보면서 속에서 열불이 나서 참고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또 화를 내고 매를 들어 초달이 아니라 분을 견디지 못하여 감정으로 때리기를 수도 없이 하였다.
그렇게 하다 보니 큰 아이가 초등학생 때는 아빠의 눈치를 얼마나 보았는지 모른다.
아빠 앞에서는 주눅이 들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리저리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얼마나 아팠던지...
그런 나는 자녀들을 내 소유로 생각한 것이다.
정말 나의 욕심으로 자녀들을 키우면서 내가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아이들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을 나의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 생각하고 그들을 나의 꼭둑각시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분노가 얼마나 컸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아찔하다.
큰 아들이 아빠의 눈치를 보는 것을 알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아이들을 다그치고 매를 드는 일을 많이 줄였다.
할 수 있으면 많이 안아주고 따뜻하게 대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지는 못하였다.
그렇게 한다고 하면서도 세상적인 가르침과 방법이 우선하였고 아이들이 세상에서 으뜸이 되기를 바라면서 세상적인 지식으로 최고가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자녀들을 양육한 모습을 보면 아빠가 될 자격이 없는 자였다.
나 역시 아버지에게는 유약한 자녀였으며 또한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로서 육신의 아버지나 하늘 아버지께 온전히 공경하거나 복종하지 못하면서 나의 자녀들에게는 나의 욕심을 요구하고 그것이 채워지지 못하면 화를 냈던 것이다.
이런 아빠를 둔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준 것을 보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아들로서도 그리고 아버지로서도 그리고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도 주 안에서 합당치 않은 자이다.
내가 나를 보건대 내가 나의 아버지였다면 아마도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 같다.
죽어도 몇 번은 죽었을 것이다.
나는 정말 하나님 앞에서 패역한 자이기에 죽기에만 합당한 자이다.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하신 말씀 앞에서 나는 지금 나의 욕심과 분노로 살아왔던 옛 사람과 자기주장의지를 십자가에 못 박는다.
이제 두 아들들이 성인이 되어 자기들의 갈 길을 찾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두 아들 모두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여 큰 아들은 성악 레슨과 함께 그와 관련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 아들은 이태리 유학 중이다.
나름 최선을 다하여 이태리 국립음악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 아들들이 복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살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이들이 주일마다 주일을 빼먹지 않고 교회를 섬기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는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들도 언젠가는 깨닫고 주님이 주신 그 복음 안에서 살아갈 것을 믿는다.
엄마의 아들 사랑은 끔찍할 정도다.
둘째가 비자 문제로 약 한 달 정도 한국에 나왔다가 엄마와 함께 지내기도 하고 이태리로 떠나기 전에는 서울에 있는 형과 함께 지냈다.
그 둘째가 어제 이태리로 떠난다고 하니까 엄마나 차를 몰로 인천공항까지 픽업해 주었다.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자신을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아빠인 나의 모습을 돌아본다.
아이들이 어떠하든지 모든 것을 내어주는 엄마의 사랑 앞에 나의 심령으로 오열한다.
* 묵상 후 기도
주님...
하늘 아버지의 아들로서 합당치 않은 자를 주님의 보혈로 말미암아 살려주시고 또한 자녀 삼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는 육신의 부모님은 모두 하늘 백성이 되셨기에 육신의 아비와 남편으로서, 아무런 자격이 없으나 지금 여기에 서 있나이다.
내가 산 것은 오직 주의 은혜임을 믿사오니 이제는 남편과 아비로 또한 하늘 아버지의 자녀로 온전히 살게 하소서.
말씀이 없이는 아무리 완벽하게 살아도 합당치 않사오나, 아무리 부족해도 복음을 통해서는 주안에서 온전합니다.
복종과 사랑의 존재양식이 어느 상황에서든지 적용되어 주님의 교훈과 훈계가 조건의 규정이 되게 하소서.
주님의 자녀임을 감사하나이다.
내 영혼 오직 주님 품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며 주를 찬양하나이다.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