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8월 28일 수요일 (연중 21주간)
제일권
제 35 편
(다윗의 노래)
1 야훼여, 나를 고발하는 자들을 고발하시고, 나를 치는 자들을 쳐주소서.
2 큰 방패, 작은 방패 잡고 나서시어 이 몸을 도와주소서.
3 창과 도끼를 들고 나서시어 쫓아오는 자를 맞받아 쳐주소서. "나 너를 살리리라." 다짐해 주소서.
4 이 목숨을 노리는 자들을 부끄러워 무색케 하시고 나를 해치려는 자들을 창피해서 도망치게 하소서.
5 바람에 흩날리는 겨와도 같이 야훼의 천사에게 쫓겨가게 하소서.
6 그들이 쫓기는 길 어둡고 미끄럽게 하시며 야훼의 천사로 하여금 뒤쫓게 하소서.
7 구렁을 파고 그물을 쳐서 까닭 없이 이 목숨을 노리는 자들을
8 제가 친 그물에 걸리고 제가 판 웅덩이에 스스로 빠져 순식간에 죽게 하소서.
9 야훼께서 구해 주심 기꺼워하며 내 영혼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10 "권세 있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약한 사람을, 수탈하는 자들에게서 가난한 이를 구하시는 분, 야훼여, 당신 같으신 분 또 어디 있사오리까!" 이는 뼛속에서 나오는 나의 고백입니다.
11 그 악한 증인들이 일어나 알지도 못하는 일을 캐물으며
12 선을 악으로 갚고, 이 목숨을 노렸사옵니다.
13 그들이 병들었을 때 나는 자루옷 걸치고 심신이 다 닳도록 재계를 하며 기도에 또 기도를 거듭거듭 올렸고
14 친구처럼, 동기처럼 빌어주었으며, 굴건제복을 하고 모친상이라도 입은 듯이 슬퍼했사옵니다.
15 내가 넘어지자 그들은 오히려 깔깔대며 모여들고 모여서는 느닷없이 때리고 사정없이 찢사옵니다.
16 그들은 비웃고 조롱하고 나를 보고 이를 갈았습니다.
17 나의 주여, 언제까지 보고만 계시렵니까? 달려드는 저 사자의 발톱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 목숨 건져주소서.
18 예배 모임 가운데에서 당신께 감사하리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찬양하리이다.
19 거짓말쟁이 원수들이 나를 비웃지 못하게 하시고 까닭 없이 날 미워하는 자들이 서로 눈짓을 못하게 하소서.
20 그들은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평화는 고사하고 입만 열면 거짓말뿐입니다.
21 그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는 "하하!" 웃으면서 "네 한 짓을 우리가 보았다." 하며 고소해합니다.
22 야훼여,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히 계시렵니까? 나의 주여, 제발 모르는 체하지 마소서.
23 나의 하느님, 나의 주여, 떨치고 일어나시어 재판하소서, 시비를 가리소서.
24 야훼, 나의 하느님, 공평한 재판을 내려주소서. 저들이 좋아하는 꼴을 보지 않게 하여주소서.
25 "소원을 이루니, 아아, 속이 시원하구나." 행여나 이런 생각, 이런 말은 하지 못하게 하소서.
26 이 치욕, 이 수치가 모두 내 불행을 좋아하는 무리에게 떨어지게 하소서. 이 수치, 이 창피가 그들을 덮치게 하시고, 나를 보고 우쭐대는 자들이 뒤집어쓰게 하소서.
27 웃음과 환성은 나의 무죄를 기뻐하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옵니까? "야훼는 높으시다, 그를 섬기는 자에게 평화 있으라." 늘 이렇게 노래하는 자들의 것이 아니옵니까?
28 내 혀로 당신의 옳으심을 찬양하리이다. 온종일 당신을 찬미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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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 시편의 내용을 띤 35편은 극심한 편견과 핍박 가운데 주님께 부르짖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분량도 적지 않은 데다, 온통 자신을 수난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을 저주에 가깝게 묘사합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우선 빠르게 읽어 본 후, 마음에 와닿는 내용을 붙들고 천천히 되새기며 묵상해 봅니다.
시인은 자기 친구들이 아팠을 때 자루옷을 걸치고 정성으로 기도하며 하느님께 빌고, 그들을 형제처럼 생각하고 선의를 베풀었습니다. 정작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자신이 어려웠을 때 비웃고 조롱합니다. 원수들의 모욕에 깊이 탄식하며 시인은 이제 하느님께 그들을 처리해 달라고 탄원합니다. 언뜻 큰 은혜가 안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원수마저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우리는 오늘 탄원의 내용이 어쩌면 매우 불편하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 시인의 기도를 인간적인 감정으로 복수하려는 마음으로 쓴 것으로 읽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묵상해 보면 여전히 편견과 오해 그리고 거짓말에 맘고생이 극도로 심했을 그 마음을 읽어 봅니다. 그는 이러한 위기로부터 자신을 구해달라는 아주 약한 부분에서의 탄원이었음을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 누구 하나 믿기 어렵고, 진심으로 대해 준 사람에게 어이없게도 중상과 모략 그리고 비아냥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면, 아마 오늘 시인이 탄원한 내용보다 더 심한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까닭 없이 날 미워하는 자들’ (19절),
예수님이야말로 아무 이유 없이 세상이 당신을 미워하였습니다. (요한 15:18) 죄가 없는데도 미움을 받아야 하는 운명이 곧 예수님의 삶 자체였음을 기억합니다. 더구나 예수님은 원수들이 무너지기를 바라지도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결국 하느님의 의로움은 반드시 드러나고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