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도 사라지기 시작한 84㎡ 특별공급 분양가 상승 여파이다.
조선비즈, 김송이 기자, 2022. 12. 12.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특별공급 아파트 면적이 계속 작아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전용면적 59㎡ 미만 평형만 특별공급에 나오는 경우가 늘고, 경기에서는 이른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가 특공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나왔다. 분양가가 특별공급 기준선인 9억원을 넘는 경우가 늘어서 생기는 일이다.
12월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시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에는 1091가구 모집에 3580건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28대1을 기록했다. 비슷한 기간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뉴타운 4구역) 특별공급에는 총 374가구 모집에 196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5.24대 1을 나타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른바 ‘상급지’로 통하는 올림픽파크 포레온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이 장위자이 레디언트보다 낮은 핵심 이유로 좁은 면적을 꼽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특별공급 대상은 전용 29~49㎡ 사이지만,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용 49~72㎡가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됐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공급 대상자를 보면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 신혼부부 등으로 이미 가족이 많거나 많아질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라면서 “아무리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입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평생 아껴온 청약통장을 방 2개도 어려운 아파트에 쓰긴 싫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서울임에도 특별공급 면적이 다른 원인은 분양가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하지 못한다. 같은 평형대라도 가격 차가 나지만, 해당 평형에서 단 한 유형이라도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그 평형 전체가 특별공급 대상이 될 수 없다.
경기도에서는 국민평형(84㎡)이 특별공급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달 분양을 앞둔 경기 광명시 철산 자이 더 헤리티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광명시는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를 평균 2896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용 84㎡로 산정해 본다면, 분양가가 9억원 중후반이 될 예정이다. 특별공급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9월 분양한 경기 의왕시 ‘인덕원 자이 SK VIEW’의 특별공급 대상 중 가장 큰 평형도 전용 74㎡였다. 당시 전용 74㎡의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8억8400만원으로 9억원대에 육박했다. 지난 8월 청약을 진행한 경기 안양시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 전용 84㎡ 분양가도 최고가 기준 9억5000만원대에 달해 특별공급 대상이 되지 못했다.
다만, 의왕과 안양은 현재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앞으로는 분양가에 상관없이 전체 공급량의 10% 이내에서 특별공급이 진행된다. 주택정비사업을 통해 건설되는 주택이라면, 조합원들의 선호도에 따라 중·대형 평형 특별공급 물량이 적어질 순 있지만 분양가 기준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이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도 전용 84㎡ 특별공급이 가능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2020년, 서울에서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한 총 22개 단지 중 64%인 14개 단지에서 전용 84㎡ 이상 평형이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됐다. 올해는 총 17개 단지에서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했으나, 전용 84㎡ 이상 평형이 포함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특별공급 기준을 손봐야한다고 말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 상태로는 특별공급 대상자들 대부분이 1인당 최소 주거 면적을 보장받지 못한다”면서 “특별공급 기준을 분양가가 아니라 평형으로 하거나, 그렇게 바꾸는 게 어렵다면 제한 기준가를 고가 주택 기준에 맞춰 상향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도 특별공급 분양가 제한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분양가 상승으로 특별공급 대상 면적이 좁아지고, 경쟁률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아직 특별공급 분양가 기준을 손볼 계획은 없지만, 추후 적정한 때에 관련 논의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김송이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