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에 서울 석촌호수 서호로 나갔다.
서호 쉼터에서는 노인네들이 운동기구에 매달려서 몸을 풀거나 돌벤취에 앉아서 바둑 장기를 둔다.
바둑을 두는 노인네가 훨씬 많으며, 구경꾼도 상당했다.
성질 급한 나는 장기판을 내려다보면서 구경하다가... 속으로 '그것도 장기입니까?'하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노인네들이 나이가 많은 탓으로 장기 알을 엉뚱한 데가 두고는 이내 승패가 난다.
엉뚱한 곳에 착점하고는 실수를 했다며 장기알을 되물리고...
석촌호수 서호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동호로 나갔다.
새벽 이른 아침에는 비가 내렸으나 오전나절에는 비가 그쳤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도 산들산들 불어서 제법 시원했다.
바람이 분다고?
바람이 불면 풍선 등을 공중에 날려보내기가 아주 쉬울 터.
나는 6월 25일에 경기도 강화도, 김포, 파주, 연천 등지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겠다고 그간 숱하게 발언했던 탈북자 단체의 말을 떠올렸다.
바람이 많이 불기에 이들 탈북자 단체에서 북한에 풍선을 날릴 것인가 하는 우려와 걱정이 앞섰다.
남한에 있는 북한 탈북자는 35,000여 명.
이들이 속한 단체는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올 6월에서야 뉴스를 보고 알았다.
특히나 6월 8일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던 탈북자들과 아국 야당 정치인이 함께 한 사진을 보았다.
특히나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은 기자 발표를 했고, 그의 곁에는 미통당 하태경, 이북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회의원 등이 배석했다.
박상학 대표는 '오늘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겠다'고 그간 숱하게 공언했기에 나는 속으로 은근히 기대한다.
야당 국회의원 등 정치계, 종교계, 사회단체 등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이들이 과연 어느 곳에서, 얼마나 많은 양으로, 어떤 내용으로 날릴 것인지가 은근히 궁금하다.
과연 그들의 주장대로 실천할까?
오늘밤 뉴스를 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터.
화가 치민다.
벌써 몇달 째인가?
지난 1월 말부터 시작한 '코로나-19'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입에 마스크를 썼다. 얼굴을 반쯤 가렸으니 어떻게 보면 날강도 같다는 무서운 생각조차도 들어다. 얼굴을 반쯤 가리고, 모자를 눌러쓰면 눈동자나 겨우 보인다. 얼굴을 가린 범죄자처럼 보인다. 물론 범죄자도 있을 게다.
사실은 나도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렸고, 채양이 넓은 모자를 깊숙히 눌러 썼으니 남의 눈에넨 고작 내 눈만 보일 게다.
사람이 몰려 있는 곳을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번연히 알면서도 잠깐씩이나마 장기판을 내려다보았으니 다소 걱정이 되기는 한다.
오늘도 보았다.
이상한 도포자락을 한쪽 어깨만 둘르고 목탁을 쥔 중을 보았다.
어제도 보았다. '하느님을 기쁘시게 성도를 행복하게 하는 것'라며 전도 팜푸렛을 나눠주는 교회사림들.
종이 팜프넷을 공짜로 얻는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신통방통한 재주를 지닌 중, 목사 등 종교인이 그들의 믿는 신한테 한 번이라도 기원하고 기도하지 않았을까? 그 많은 종교인들이 '코로나-19'가 물러나도록 기도하지 않았을까? 어느 누구 한 사람도 하지 않았을까?
신이 있다면 종교인이 갈구하기 이전에 손 한번 쓰윽 내저으면서 '물러났거라. 없어지거라' 라고 말하지 안 했나? 코로나-19가 일시에 사라질 터. 왜 아직도 아무런 기척이 없는 것일까?
아쉽게도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효력도 없는가 보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숱하게 눈에 띈다.
나도 답답하다.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다.
마음은 시골로 내려가 있는데...
지금쯤 매실은 제법 노릇노릇하게 익었을까?
왕보리수는 빨갛게 익어서, 지금쯤 능정거리며 땅바닥에 다 떨어졌을까?
텃밭 속의 풀들은 엄청나게 자라서 지금쯤 씨앗을(종자) 흙에 떨어뜨렸을까?
며칠 뒤에는 7월이다. 금년도 이미 반이나 지나갔다.
1.
밤중에 거실에서 아내가 부르면서 묻었다.
'서울공항이 어디에요?'
'성남에 있는데. 그거 군부대 비행장인데?'
거실 TV에서는 군인유해 운구하는 장면이 떴다.
한국전쟁 70년 행사의 일환으로 발굴한 유해 운구..
전장에서 산화된 유해 147구를 해외에서 한국으로 비행기로 운송하여 성남비행장 격납고 실내에서 영현을 맞이하는 장면이다. 운구하는 유해 가운데 7구는 유가족을 확인했다고 하니 나머지? 확인이 불가능한 채로 안장될 터.
문 대통령 내외, 참전용사의 후손들.. 이들하게 훈장을 뒤늦게나마 수여하고.
최수종 탈렌트가 사회를 보고...
나는 유해발굴, 유해운구, 영현업무가 무엇인지를 조금은 안다.
유해발굴 사업이 더딘 사실에는 화가 난다.
- 전쟁 발발 70년이니 혈족에 의한 DNA 확인검사가 점차로 희박할 게다.
유가족들도 나이가 많아서 세상을 뜨기에.
또한 북한에 있는 유해를 발굴하지 못하는 현실에도 화가 난다.
남북한이 평화협정으로 쌍방간 대화로써 이 사업을 진행했으면 좋으련만..
일전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다(6. 16.). 그리고 적대행위를 도발하여, 휴전선 일대에서 철거했던 대남방송 장비를 재설치하는 사진이 계속 떴다.
북한에서 <인간쓰레기>라고 하는 탈북자 가운데 박상학 형제와 그 일부가 과거부터 꾸준히 대북전단을 살포했고, 북한에서는 이를 탓하며, 심지어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최근에 표명했다.
전사자의 영현업무가 무엇인지를 아는 나는 ...
화가 나서 더 이상 TV 시청을 그만 두었다.
뻔할 뻔자이기에...
하나의 예다.
현재 제대군인에게 국가가 어떤 혜택을 줄까?
군에 입대하여 소정의 복무기간을 끝낸 장병들한테 국가는 어떤 대우를 할까?
하나의 예다. 제대자에 대하여 공직자채용 시험 등에서 얼마쯤 가산점을 부여할까?
ㅋㅋㅋㅋㅋ?
- 지금 이런 제도가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겠다. 폐지했기에...
군 복무 중에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장병들은 전혀 없을까?
내 입에서는 거친 불만이 마구 터질 것 같다.
아내가 나를 탓하기에 TV시청을 그만 두고는 내 방으로 되돌아왔다.
언제 기회가 되면 서울 동작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다시 방문해야겠다.
전사자 묘역을 둘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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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6월 25일 오늘에는 남북간에 심각한 대립이 예상되었는데도 오늘은 조용히 지나갔다.
탈북자의 대북전단 등이 야기한 북한의 개성연락소 폭파.. 대남방송시설 개설.. 대남전단 대량 살포 계획.... 등으로 국지전쟁 발발 가능성까지도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그 결정적인 날인 오늘.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지나간다.
서울공항에서 발표한 문 대통령의 연설 요지.
한국전쟁 70주년 행사에서..... 요약한다.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서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우리의 GDP(국내총생산)은 북한의 50배, 무역액은 400배가 넘는다.
체제경쟁은 오래전에 끝났다.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기 바란다.
'선 평화, 후 통일' 입장을 밝힌다.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라며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첫댓글 6.25 의 참혹함을 겪지 않았지만 부모님께 들어서
약간은 알고 있지만 지금 세대는 전혀 모르지요
저도 모릅니다.
아주 어렸을 적이기에.
전쟁 후유증은 조금은 짐작해도...
그 당시에는 피아가 따로 없었을 겁니다.
살려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우왕좌왕했고....
하층민 특히나 머슴들은 저들 편에 빌붙어서 날뛰었고... 주인집을 빼앗고는 거들먹거리다가 북한군이 몰리니까 이북으로 올라가고, 남한 내 빨갱이는 숨고...
죽은 자만 억울하지요.
이승만이.. 왜 국방력을 그렇게 허술하게 했을까요?
미군... 군인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철수하고는.... 전쟁 직전의 상황이 ....
강대국의 장난에 놀아난 것이겠지요.
북한 탈북자..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입을 딱 벌립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남한에서 이북으로 넘어간 자들도 많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