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편의점에서 손님들이 나오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AFP 연합뉴스
일본에서 90대 노인이 편의점에 들어와 5000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을 빼앗으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고령인 점과 허술한 범행 수법 탓에 일각에서는 교도소 수감을 위해 고의로 범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새벽 홋카이도 한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팡이를 짚은 채 편의점에 들어온 남성 A(94)씨는 혼자 있던 50대 점원에게 “강도를 하려고 왔으니 500엔(약 4900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점원은 A씨 말에 응하지 않고 곧장 경찰을 불렀다. A씨는 경찰이 출동하고도 여전히 계산대 앞에 서 있었고, 소지품 확인 결과 주머니에 6㎝ 길이의 과도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과도는 칼날 부분이 골판지에 싸여 테이프로 감긴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후 조사에서 A씨는 “협박할 의도는 없었다. 돈을 빌리러 편의점을 찾았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과도에 대해선 “생선 손질을 위해 갖고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과정에서 흉기를 내보이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강도 미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그 외 건조물 침입, 공갈 미수, 총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구체적인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A씨의 고의 범행이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일본에선 교도소에 수감된 65세 이상 노인 수가 최근 10년 사이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곤과 외로움에 지친 노인들이 일부러 범행을 저질러 제 발로 교도소에 들어가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앞서 미국 CNN은 지난 1월 이런 현상을 조명하며 교도소에서 만난 노인 수감자들을 인터뷰한 바 있다. 보도에서 식료품 절도 혐의로 복역 중인 한 80대 여성은 “여기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며 “아마도 이 삶이 내게는 가장 안정된 삶일 것”이라고 말했었다.
CNN은 “수감자들은 교도소 내 공장에서 일해야 하지만 일부는 그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며 “규칙적인 식사와 무료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고 동료애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수감돼 있는 것을 선호할 정도로 일본 노인들의 고독 문제는 심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