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올해를 떠나 보내는 길목의 끝자락에 서서,
금년 한해 우리사회의 모습을 잘 나타내준 신조어와 유행어를 살펴본다.
나날이 갈수록 심각해진 청년취업난을 반영한 신조어,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각 분야의 부조리한 관행이나 최근 불거진 권위에 대한 용어.
세태를 꼬집어 유행된 용어 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ㅇ) 청년취업난을 반영한 신조어
이케아 세대-----뛰어난 능력과 스펙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급여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최근 국내시장에 진출한 스웨덴 가구브랜드 명칭으로
실용적이고 세련됐지만 가격이 저렴하여 언제든 다른 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 게 특징.
즉 뛰어난 학생들이 핵심부품이 아닌 일개 조립품이나 나사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우리의 고용상태를 드러낸 신조어.
청년실신-----‘청년’이란 단어에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첫 글자를 딴 ‘실신”을 붙인 것.
등록금 대출을 받았으나 취업이 늦어져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신조어.
빨대 족----- 취업난으로 직장을 구하지 못해, 30대 이후에도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신조어.
인구론----- 기업들이 이공계 출신을 선호해 상대적으로 인문계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생긴 신조어.
돌취생----- 직장에 들어가서도 연봉, 후생복리 등에 만족 치 못하고 다시 취업시장으로
돌아옴을 가리키는 신조어.
이퇴백------일단 아무 회사에나 들어갔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결국 퇴사해 백수가 된
20대를 가리키는 용어.
열정페이-----무급 또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취업준비생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용어. 청춘이니 돈보다 열정으로 일해야 한다며 임금을 터무니없이 적게 지급하는 경우.
자발적 아싸족-----학점 경쟁과 취업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스스로 아웃사이드를
자처한 경우를 일컬음.
공휴족(恐休族)-----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껴
항상 공부나 인턴십 등 스펙 쌓기 활동을 멈추지 않는 족속이라는 용어.
잉글리시 푸어-----취업하기 위해 영어에 공을 들이는 대학생을 일컬음.
돈스쿨----- 학비가 연간 2천만원 정도 들어간다는 로스쿨에 붙인 별명.
4당(當) 3락(落)-----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실제 학년보다 4개학년을
선행해 공부하면 붙고, 3개학년을 선행하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대학수험생이 아닌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다.
ㅇ) 사회의 관행된 부조리, 양극화 의 심화를 꼬집는 신조어
힘희롱(Power harassment)-----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과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의 막말 사건으로 이슈가 된 사건으로 상사가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한다는 용어. 일본에서는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행위를 뜻하는 ‘파와하라’는 용어도 유행이다.
관피아-----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이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쌓인 관행, 부패 등
폐단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료+마피아”의 준말로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조직처럼 거대한 세력을 구축했다는 것을 비판하는 용어다.
앵그리 맘(Angry mom, 분노한 엄마)-----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 등
부조리한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40~50대 주부를 가리키는 용어로 화가
잔뜩 난 표정의 캐릭터 ‘앵그리 버드’에서 따온 명칭이다.
호갱(호구+고객)-----어리숙하고 바보같아 속이기 쉬운 사람을 의미하는 말.
이는 비싼 신형 휴대전화 단말기 출고가를 그대로 주고 산 사람에게서 나온 말인데,
같은 물건인데 돈을 더 주고 구매하는 다양한 케이스에 적용됐다.
황제 노역-----지난 3월에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주가 조작과 탈세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와 벌금 254억원을 선고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법원은 허 전 회장이 벌금대신
노역을 선택할 경우 하루 일당을 5억원으로 책정해서 문제가 된 용어..
ㅇ) 요즈음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
노노(NO+老)족-----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늙지않은 노인’ 또는 ‘늙었지만
젊게 사는 노인’을 말한다. 건강 챙기고 여행이나 취미 생활 등 젊은이 못지 않는
활동하는 사람을 부르는 용어.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 자식 대신 손주를 기르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이르는 신조어.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 20, 30대 나홀로족 사이에 관심사가 비슷한
낯선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인간관계를 맺는 말.
썸(Some)-----올해 젊은이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말 중 하나다. 가수 소유와
정기고의 듀엣곡 제목으로, 남녀가 정식으로 교제하기 전 상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애매한 단계를 말한다. ‘쌈탄다’ ‘썸남썸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