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비내리는 경의선 숲길 산책(박진구님) 사진

[전기택(거북이)]

여름 철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에도 오늘은 종일 세찬 빗줄기가 떨어졌다.

정확히 공덕역 1번 출구 나오고 5분 후인 10시 30분에 비는 사정없이 내렸다. 다시 지하철 입구로

몸을 숨기고 비 그칠 때를 기다리다가 조금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우산을 쓰고 경의선 숲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철길은 콘크리트로 덮여져 반듯한 길 모양만이 옛 추억을 감싸주고 있다. 여기서도 장대비가

점점 굵어져서 남의 영업점 앞으로 피신해야 했다. 그래도 무더위보다는 낫지만 바닥에 부딪쳐

서 튀겨 올라오는 빗물로 운동화도 젖어갔다. 그래서 맨발로 걷다가 서강대역 부근 “책거리”라

는 다리 밑 정거장 바닥에 음식을 펼쳤다. 이미 비를 피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는 여대생들로

북적였다.

오늘 처음 나온 천수철 친구의 입담과 부슬 부슬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는 온 몸을

시원스레 적셨다. 이윽고 2시 조금 넘어 공덕역 부근 족발 집에 도달했다. 시간을 딱 맞추어 홍

정일도 합류하고, 조금 이른 듯해도 낮술 손님이 중간 중간 보인다. 조용한 별관에 안내되어 마

음 놓고 먹다가 화장실 간 친구는 미로 같은 길을 힘겹게 찾아왔단다. 여섯 명이 족발을 두 개

시키니 순대국과 순대가 각각 따라 나왔고 순대국 뚝배기 바닥을 보이니 리필을 해 준다.

자리를 털고 종로3가 송해 거리를 택시로 갔다. 만만하고 친숙한 국일관 건물의 콜라텍으로 갔

다.  6시 조금 못되었는데 벌써 비어있는 홀을 뽕짝 음악소리가 메우고 있다. 그래도 아직 짝을

못 찾은 여인네들과 몇 곡조를 추고 맥주를 마셨다. 다시 먹자골목에 들어가서 추어탕을 먹었다.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가 흥을 돋우었는지 인사동 찻집에 가자고 했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다음

주를 기약하고 헤어졌다.

[박진구 (허허바다)]

함께해서 넘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