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나요/정호순
일요일 날, 날씨가 정말 봄날 같았습니다.
1월 1일 새해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졌지요.
등산은 하지 않았고 삼각산 자락 산밑에 있는 절 몇 군데를
다녀 보았습니다.
아마 입장료가 있었다면 1600원이 아까워서라도 좀 더 많이
올랐을텐데 입장료가 폐지되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간단한 복장의 가족끼리 산을 찾는 사람이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등산복이나 등산화 차림이 아니었지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는데도 사람이 많이 오는데 날씨가 풀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싸 가지고 와서
계곡을 더럽히지나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이 들었지요.
도회지의 봄은 여인의 옷자락에서부터 시작되고 산에서 봄은
새싹을 먼저 생각하는데 산에서 보니 새싹보다 새들이 먼저
봄오는 걸 아는 것 같습니다.
삐 삐 소리를 내며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무리 지어 쭉쭉
날아가는데 종다리인줄 알았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종다리 소리와 생김새를 자세히
보았더니 울음소리도 나는 모양도 다르더군요.
무슨 새일까.
비오는 날, 항상 다니는 골목길 집 마당에 고욤나무가 있는데
몇 마리씩 날아와서 늦은 봄까지 고욤을 따서 먹고는 씨를 떨어
뜨리던 새였지요.
고욤나무는 능소화, 무궁화 잎처럼 벚꽃이 한창 피고 질 때에
느지막이 잎을 틔우더군요.
아무튼 봄은 새싹보다도 새들이 먼저 아는 것 같습니다.
아직 산에는 잔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 이름 모르는 새도 까치도
꽤나 시끄럽습니다.
새소리가 암놈을 부르는 소리인 줄만 알았는데 수컷들의 영역 싸움
이라지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골짜기에서 골짜기로 쫓고 쫓기며 짖어대는
까치들의 영역싸움은 특히 요란하답니다.
꾀꼬리는 울음소리가 예뻐 꾀꼬리라고 한다지요.
그런데 꾀꼬리도 숫놈이 번식기에 암놈을 부를 때만 예쁘다네요.
암컷을 유혹하거나 다른 수컷에게 자신의 영역을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 노래를 지저귀는데
번식기만 지나면 개액객 하는 소리가 영 아니랍니다.
종의 번식이 무엇인지 살아있으나 이동할 수 없는 식물도 가지가지의
방식으로 자손을 퍼뜨리고 있지요.
바람으로, 새로, 곤충으로...
이 지구에 있는 모든 동.식물이 자기의 나름대로 같은 개체를 남기려고
열심히 애를 쓰는 덕분에 자연은 늘 아름답지요.
올해 황금돼지해를 맞이하여 출산율이 반전을 했다고 뉴스가 나왔습니다.
새해 들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산율 증대를 위한 정책을 쏟아내 놓고
있습니다.
장려금과 출산용품을 지급하고 건강검진도 해 준다고 합니다.
둘째 아이를 낳으면 천안시는 50만원, 계룡시 30만원, 서천군 30만원,
연기군 50만원, 창녕군이 30만원의 장려금을 준답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우리 강북구에도 새해부터 다둥이 카드를 신청
받는다고 합니다.
막내가 14살 미만의 셋 이상 있는 집에 발행하는 카드로서 음식비,
목욕비 등을 활인해 준다고 하네요.
또 아기를 낳으면 명수에 관계없이 신청만 하면 무조건 20만원의
장려금을 준다고 합니다.
자치단체의 유인정책에 속아서 아기를 하나 더 낳아보는 게 어떨까요.
이 봄에.....
첫댓글 유인정책에 속아서 아기를 하나 더 낳아 볼까요 .. 오늘밤.........에....힘 좀써 볼까...
나두 맹글고 싶은데없어유
그렇지요...아무리 유혹을 해도 뭐가 있어야 낳든가 말든가 하지요.ㅎㅎㅎ
강북구는 참 묘한 곳이네요. 음식값, 목욕비를 활인해 준다는 정책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주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강제성을 띈 활인을 해줘야 하는 업소들이 반길까요? 아마 활인카드를 들고 오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는 않을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음식점, 목욕탕 모두 힘들게 지탱하는 업종인 것을 구청장은 "밥"으로 본것 같습니다. ㅠㅠ
아, 글 쓰신 것을 보니 별장지기님께서 목욕업을 하시더군요...권유사항이지 강제성은 없답니다. 자기가 안하고 싶으면 안 받으면 그 뿐이구요. 그리고 얼마나 큰 실효성이 있겠습니까. 또 할인 해줘봐야 얼마나 큰 돈이 되겠어요. 출산에 대한 장려와 홍보효과를 동시에 노린 절박한 정책이겠지요....
아이구 아까운 내씨앗들 ..........지금껏 수만명은 맹글었을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