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인천 양방향 차량 쏟아져... 출퇴근 시간 때 ‘기어가는 수준’ 통행료 내며 십수년간 고통감수... 일반道 전락, 교통체증 해결 시급 인천시, 무료화 제안… 국토부 “불가능”
제1경인고속도로가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체증을 빚는 등 고속도로 기능을 사실상 잃으면서 통행료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오전 7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IC 앞 도로에 가득 찬 자동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말만 고속도로지, 매일 차가 막혀요. 이런데도 통행료를 받는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10일 오전 7시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인근 제1경인고속도로. 서울·인천 양방향이 출근하는 차들로 가득차다. 고속도로는 차들의 평균 속도가 시속 약 30㎞에 불과하다. 잠시 뒤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아예 멈춰 서기도 한다. 특히 인천요금소(TG)를 지나는 화물차들은 줄을 길게 늘어선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김은호씨(30)는 “고속도로면 시속 100㎞로 달려야 하는데, 이건 뭐 거의 기어가는 수준”이라며 “벌써 십수년 동안 이런 상황이라, 이젠 통행료가 아깝다”고 말했다.
제1경인 인천 구간의 교통체증이 출퇴근 시간마다 반복, 사실상 일반 도로로 전락했다. 이런데도 인천시민들은 여전히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고 있어 통행료 무료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제1경인의 출퇴근 시간(오전 7시~9시, 오후 6시~8시)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0~36㎞이다. 구간에 따라 교통체증이 심한 곳은 명절 귀성길을 방불케 한다.
특히 제1경인 기점인 서인천나들목(IC)은 진입 차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있다. 인근에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1경인고속도로가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체증을 빚는 등 고속도로 기능을 사실상 잃으면서 통행료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오전 7시 30분께 인천 계양구 서운동 인천톨게이트의 인천방향 차량들이 진입 전부터 길게 늘어서 있다. 장용준기자
지역 안팎에선 제1경인 무료화는 물론 교통체증을 완화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민선 8기 들어 국토교통부에 제1경인 무료화를 건의했다.
인천시는 제1경인 서인천IC~신월IC의 13.45㎞ 구간 회수율이 259.6%, 즉 건설투자비 3천4억원을 초과한 1조4천716억원을 통행료로 걷은 만큼 무료화가 타당하다고 본다. 유료도로법 제16조에는 통행료의 총액이 건설유지비 등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인천시의 무료화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제1경인을 무료화하는 것은 전례가 없고, 다른 지역과 형평성도 맞지 않다는 게 이유다. 국토부는 2개 이상의 유료도로를 통합 운영하는 통합채산제를 적용, 1968년 개통 이후 현재까지 55년째 통행료를 계속 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속도로의 무료화는 불가능”이라며 “현재 흑자 노선의 이익으로 적자 노선의 유지 보수 등을 해오고 있는데, 이 같은 정책에 차질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명절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고속도로 무료화를 추진하지 않느냐”라며 “제1경인도 출퇴근 시간마다 고속도로 기능을 잃는 만큼,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