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울산광역매일]울산 동구, 의회 예산 삭감에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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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울산 동구, 의회 예산 삭감에 정면 반박

내년 예산 20억 삭감…단체장 추진사업에 `제동`

울산 동구가 의회의 2021년 당초 예산 삭감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집행부가 의회의 예산삭감에 반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구 의회는 앞서 지난 11일 2021년도 당초 예산 2천 912억 원을 확정하면서 20억 7천만원을 삭감했다. 울산 5개구군 가운데 예산규모가 가장 적은데 비해 `대폭 삭감`이라는 게 동구 측의 비판이다.

울산 동구 정천석 청장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1일 구의회가 동구가 편성한 내년도 당초 예산안 2천 918억 가운데 지난해 삭감 액의 4배가 되는 20억 7천여만원을 대폭 삭감했다"며 "일부 주요 사업과 국시비 확보사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또 "예산을 삭감하는 건 의회에 주어진 당연한 권한이지만 삭감 방향이 합당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 화장실 설치비용,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부 장보기 카트기` 지원비, 애완견 배변 수거함 설치비용,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 유지보수 용역비까지 삭감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동구는 애완견 배변 수거함 비치 예산삭감과 관련해 북구가 지난 9월 111억원을 투입해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건립하고 남구가 3억 8천만원을 들여 애견운동 공원을 개관한 사실을 자료를 통해 입증했다.

또 슬도 수산생물 체험장 사업비 4억원을 삭감한데 대해 코로나로 인해 한정된 관광객만 온라인 접수를 받았지만 관광객 2천 500명이 이용했고 17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특히 자신이 추진해온 해양자원 관광사업에 대해 의회가 예산 삭감한 항목들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삭감 금액도 지나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체험관광사업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지난해 7월말에서 8월 초까지 예산 1억원으로 운영된 방어진 꽃 바위 남진바다 물놀이장에는 4천 600명이 방문한 것으로 돼 있다. 내년 예산으로 1억 2천만원을 상정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한편 이번 예산 삭감을 두고 민주당 정천석 구청장과 국민의힘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의회 간 힘겨루기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동구의회 의원 7명 가운데 3명이 국민의힘 소속이고 2명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외 2명은 당초 민주당 의원이었으나 제명 등으로 현재는 무소속이다. 이에 따라 무소속 의원들이 동구청 집행부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반대 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적인 예가 동구의회 예결위에서 가부 동수로 부결돼 지난 11일 본회의에 수정안으로 상정된 바다자원 체험지 조성 및 남진 바다 물놀이장 예산 1억 2천만원, 슬도 수산생물 체험장 조성사업비 3억9천500만원, 남상진항 어항보강 및 개발 타당성 용역비 1억원이 전액 삭감된 것이다,
당초 이들 사업은 의장을 제외한 예결위 소속 의원 6명이 찬반 각각 3명으로 나눠져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소속 의원 1명이 전면삭감을 요구하는 수정안을 최종 본회의에 상정했고 의장이 삭감 쪽에 표를 던지면서 전면 삭감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슬도피아 사업, 남진 물놀이장, 남상진항 어항보강 등은 정천석 구청장의 주요 해양관광 사업 가운데 하나다.

힌편 이날 오후 동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2명과 무소속 의원 2명 등 4명이 이에 대해 긴급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1회성, 행사성, 선심성 등 불요불급한 예산은 삭감하고 대신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있는 자영업자, 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사용하도록 20억 7천만원을 삭감했다"며 "집행부의 예산편성에 잘못이 있다면 삭감을 통해 예산편성의 잘못된 점을 시정시키는 것은 의회의 당연한 권한이자 의무"라고 주장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