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의 시리즈물로 국내에서도 1979년 KBS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달려라 래시'(Lassie)의 아역 배우였던 조이 D 비에이라가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1954년 첫 시즌부터 1957년 네 번째 시즌까지 91편에 농장 소년 실베스터 포키(Porky) 브록웨이로 열연했다.
이 드라마의 공동 주연 욘 프로보스트는 페이스북에 고인이 80번째 생일 날을 불과 8분 앞둔 지난 7일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알렸다. 오랜 기간 로스앤젤레스 근처 요양원에서 지내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간 지 24시간이 채 안돼서였다고 했다. 다만 사망 원인은 공표되지 않았다.
그 드라마의 기둥은 밀러 가족이었다. 제프(토미 레틱)와 그의 엄마 엘렌(잔 클레이튼), 할아버지 조지 클리블랜드가 러프 콜리 반려견 래시와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포키도 바셋 하운드종 반려견 포키(Pokey)를 길러 제프, 래시와 둘도 없이 어울렸다. 늘 비니(두건)를 두르고 숨을 헐떡이는 몸피 있는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면 되겠다. 프로보스트는 네 번째 시즌에 티미 마틴 역으로 가세했다.
고인의 '래시' 출연이 끝난 뒤에도 이 시리즈는 열다섯 시즌을 더 이어갈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고인의 다른 시리즈 출연작으로는 'The Many Loves of Dobie Gillis', 'Shirley Temple’s Storybook', 'My Three Sons' 등인데 포키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1982년 인터뷰를 통해 “매번 하고 또 하고 같은 대사를 말하느라 얼마나 지쳤는지 얘기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면서 “끝내 난 테니스 신발을 신거나 비니를 두르거나 해서 (달라 보이게 하려고) 마음 먹었고 잉글랜드에서 일 년을 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뒤 비에이라는 몸무게가 22kg이나 줄었는데 1965년 NBC 시트콤 '행크'에 대학 중퇴자 연기를 실감나게 하기 위해 체중을 돌려놓았다. 게리 마샬과 제리 벨슨이 기획을 맡았는데 딱 한 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본명은 조지프 더글러스 비에이라로 1944년 4월 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동물 조련사 윌리엄 매칼리스터 웨더왁스였다. 모친은 마조리, 이모는 워너 브러더스 뮤지컬들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루비 킬러였는데 이 인연으로 '달려라 래시' 출연이 가능했다. 고인의 이복 형제 켄 웨더왁스도 1964~66년 ABC 코미디 '애덤스 패밀리'의 퍼그슬리를 연기했다.
1953년 데뷔했는데 CBS 시트콤 'Meet Mr. McNutley' 한 편의 주인공 레이 밀런드 역할이었는데 그 뒤 NBC 코미디 'The Pride of the Family'(페이 레이와 폴 하트먼 주연)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다. 프로듀서 로버트 맥스웰과 동물 조련사이자 부친의 형제였던 러드 웨더왁스가 기획한 '달려라 래시'에 기용된 것은 열 살 때였다.
고인은 몇 편의 유명한 영화에 출연했는데 '파트너 체인지'(Bob & Carol & Ted & Alice 1969), '페리스의 해방'(Ferris Bueller’s Day Off 1986), '레드 히트'(1988)와 '패트리어트 늪속의 여우'(2000) 등이다. 그 밖의 영화로는 'The Private War of Major Benson'(1955), '이블 크니블' (1971), 'Free Enterprise'(1998) 등이 있고, 드라마로는 '레밍턴 스틸'과 'Married … With Children'과 '블루문 특급'(Moonlighting) 등이 있다.
고인은 또 레코드 프로듀서와 작곡자, TV 광고 감독, 기업 광고 동영상 등 다재다능한 면모도 있었다. 유족으로는 딸 샤닌을 남겼다. 아들 보는 2023년 암으로 먼저 떠나 보냈다.
영국 작가 에릭 나이트(1897~1943)의 원작 소설 'Lassie Come-Home'(1940)과 영화,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워낙 많은 포맷들이 있어 혼동할 여지가 많다. 아래 소개를 참조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