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러시아 출장 첫편 이후에 오랜만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되는 김광우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제 글이 쓰여지질 않습니다.
선생님 글에는 솔직함과 유머로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탈나지 않도록 말이죠.
그리고, 얻는 지식! 이 부분을 독자로서 가장 좋아합니다.^^
무엇보다도 매일 글을 올리는 성실함에는 존경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모스크바의 아침은 늘 눈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벽 6시. '드르륵, 드르륵' 창 밖에서 들려오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그건 눈치우는 소리였습니다.
5층 창에서 보니, 눈이 계속내리고 있었는데, 그 치우는 사람의 집앞은 깨끗했습니다.
그 옆에서도 눈삽을 들고 나옵니다.
순간 뒤샹이 생각났습니다. 저걸 하나 사서 서울 집에 걸어둘까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뒤샹이 작업을 했더라면, 그는 분명 러시아표 눈삽은 물론, 얼음깨는 도구등이 그의 작품 주류가 되었을 겁니다.
서울의 눈삽은 금방 부러지고 깨질것 같은 프라스틱이지만, 이곳의 것은 강화 고무처럼 생긴게 왠지 튼튼해 보였습니다.
여기서는 제설 직업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심한 경우, 하루종일 건물앞 보도위 얼음만 깨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 있는데, 그 뒷 편에서 숙박했던 터라
아침이면 그 건물앞 보도에 얼음깨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무려 4일동안.
모스크바 시내에는 제설차량이 수천대에 이르니,
적어도 그 차를 운전해야 하는 사람만 생각해도 제설관련 일자리가 많다는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인상적인 제설기는 '게'처럼 생긴 차량인데,
차량 중앙 앞에 주둥이가 달렸고 양쪽에 게의 집게발 처럼 생긴 것이 연신 양쪽의 눈을 가운데 주둥이로 가져옵니다.
그럼, 그 주둥이에서 차량 뒷편으로 옮겨지는데 덤프트럭이 뒤따라 오면서 그 눈을 받습니다.
2인 1조, 2대 1조 그야말로 환상의 콤비입니다.
지난 겨울, 한 신문사 기자가 100년만의 폭설로 '제설'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모스크바 시내 제설과 서울 시내 제설을 비교했습니다. 과연 뭘 이야기 하려고 그랬을까요.
이런 놀라움을 겨우 감추고, 이제는 택시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넜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택시는 한 대도 보이지 않고, 르망, 벤츠, BMW 등등이 우리 앞을 서다 가고, 서다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섰던 차들은 뭐고, 그 차들과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 하는 동행한 박사님의 행동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는 자가용이 참 많습니다. 또 자가용이 없으면 참 불편하기도 합니다.
일명 "均 : 나라시 ならし" 였습니다.
여기는 타는 사람보다 택시가 적다고 합니다. 또 큰 역이나 공항에 몰려 있어 이곳에서는 보기 힘들다고 하네요.
같은 방향의 차를 흥정해서(물론 돈) 골라서 타야 합니다.
보통 좋지 않는 차가 서는데, 이들은 직업으로 한다고 합니다.
택시비는 흥정한 금액의 "곱하기 40"을 하면 한국돈으로 환율한 것인데,
일반적으로 300~500루블 정도로 타고 다녔습니다. 다녔던 곳이 거리상 기본요금 거리정도인데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일단 러시아어를 못하면 2배 이상을 부른다고 하니, 가실 일이 있다면 참고할 만 합니다.
계속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하지만 써먹을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추운나라라 가기 싫은데 시대에 뒤처지게 왠 인종범죄까지? 선종님 살아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다음 글에는 그런 내용이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빨리 올리겠습니다. 저역시 살아 돌아왔다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