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새겨진 옛 고향 수채화
비둘산 산마루
兮空
비슬산 아래 비둘산
비둘산 아래 가태리
아버지 고향 돌담 초가 마을
초라한 그러나 정겹고 포근한
우리 할머니 옛 시골마을
좋은날엔 새벽 동녘이 밝아오면
집집마다 외양간 소 고삐 풀어주고
지들이 알아서 오솔길 고샅길을 지나
앞산 정자나무 마당에 모여들면
늙은 대장 장도리내 황소가 먼저
냇물을 앞서 건너 가고 차레 순서데로
나머지 소들이 요롱 소리 댕그랑 댕그랑
일렬로 줄지어 냇물 건너서 논틀길 지나
벼룻길로해서 비슬산 산마루 소풀 초원
올라가던 풍경은 평생을 잊을 수 없는
내 가슴에 새겨진 한 폭의 수채화
비둘산 중턱 비교적 평탄한 산마루턱
지난 가을에 마을 아이들이 대충 이곳저곳
씨 뿌려준 소풀 풍성한 비둘산 중턱 산마루는
심봤다심봤어 거짓말 산마루로 소문도 났었지만
소들은 종일 소풀 초원에서 되새김질하고
풀피리 입에문 소년은 산등성이에 누어
흘러가는 흰 뭉게구름 닮은 꿈을 꾸었다는
비둘산 산마루턱 전설은 전설 아닌 진설이었다
내 가슴에 새겨진 아름다운 또 한 폭의 수채화
서산 위로 해가 뉘역뉘역 내려앉으면
비슬산 산마루 돌너들길 지나 벼랑길 아래로
마을로 내려오는 소들의 홈컴잉 요롱소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오케스트라 전원교향곡
정자나무 주변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본채만채
지들이 알아서 둘레길 돌아 뒤안길로해서
지들 집 외양간 찾아가는 네 발 걸음이 바쁘다
할아버지가 깻닢 콩 썩어 미리 가마솥에 끓여둔
쇠죽 생각에! 누가 소들은 생각이 없다 했던고!
가끔 대낮에 장마 소낙비라도 솓아지면 서둘러
지들이 알아서 산을 내려오는 지혜 또한 놀랍다
어느 누가 소들이 아둔하고 미련하다 했던고
대자연 범신성 교감에 아둔한 사람들아!
소년시절 비둘산 산마루에 그려진 이 수채화와
동백꽃 모란이 절기따라 피는 계곡 울림통에 울리던
전원 교향곡은 한평생 나의 반야심경이 되었단다
그래서 지금도 태평양 건너 이곳에서
비슬산 아래 비둘산 비둘산 아래 가태리산 씨앗
쑥 부추 키워서 먹고 산단다.
兮空의 詩와 인공지능 아바타의 畵釋 (G240218378)
*[참조사항] 꼭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人性 과 人工] [詩性 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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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iSS
첫댓글 최선을 다하여 올려주신 정성이 가득한 훌륭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멋진 작품 감명 깊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