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젊어서 월남파병으로 떠나게 되자, 부모님은 근심걱정에 어쩔줄을 몰라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내게 은반지를 주셨습니다. 그 은반지는 어머니가 시집 오실때 갖고 오신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은반지는 월남의 야지에서 물을 먹을 때, 물에 독이 있는가를 알기 위해 은반지로 검사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에 독성이 있으면 은반지가 시퍼렇게 변하고, 독이 없으면 그냥 은색입니다.
즉 안전하게 갔다오라는 염원의 표시이기도 한 것입니다.
나는 이 은반지를 잘 간직하여 물을 먹을 때, 우선 물고기나 다른 생물체가 살고 있는가를 확인합니다.
생물체가 살고 있으면 독은 없는 것이고, 생물체가 없으면 이 은반지로 시험을 하여 물을 먹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수색정찰 중 비를 맞아 온몸은 젖어 있었고, 땀도 많이 나서 온몸은 물 투성이였습니다.
손발이 퉁퉁 부어 은반지를 낀 손가락도 부어서 잠시 쉴 때 반지를 빼어 바위에 말리려고 올려 놓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타난 적 때문에 교전을 하느냐고, 바위위에 둔 은반지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자리를 옮겼
지요. 이러다가 저녁에서야 은반지를 두고 온 것을 알았지만, 그 곳은 현재 있는 곳에서 상당히 먼 거리이고,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이어서, 하는 수 없이 그곳에 버려둔채 그냥 오고 말았습니다.
이제 부모님 모두 다 돌아가셨고, 아마도 그 반지도 뜨거운 햇빛에 다 산화되어 없어졌을 겁니다.
그러나 애지중지 하셨던 어머니의 은반지를 이국의 땅에 두고온 것이 지금도 무척 불효스럽고 안타깝습니다.
첫댓글 아이코, 아까웁네요. 눈에 선하시겠어요.
ㅠ.ㅠ
예~ 두고두고 어머님의 은반지를 내가 잘못하여 잃었다는 생각에 맘이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어머님은 그깟 은반지가 대수냐? 살아서 잘 돌아 왔으면 그민이라고 하셨지만, 내겐 참 섭섭한 마음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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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어디서든 은반지만 보면 어머님 생각에 울컥 가슴이 북바치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의 사랑이 끝이 없습니다.
얼마나 아쉽고 세월가면서 어머님과 반지 생각이 나면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어요.
영원한 불효자가 되어 버렸군요.
아름다운 추억으로...자위하십시오...
어머님은 괜찮다고 말씀하셨지만, 내겐 큰 과오로 계속 남아 있습니다.
내가 물에서 독성을 실험 할때면 우리 소대원들이 궁금하여 바라보던 그 눈길들도 생각이 나구요.
아무튼 은반지의 은'자만 비쳐도 그 은반지 생각이 불쑥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이 주신 어머님의 분신 같은 은반지였는데 이국땅에 두고 오셨으니 아쉬움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님의 혼을 담아 갔다고도 생각이 드는데, 그걸 우연치 않게 낯선땅 바위 위에 올려놓고 그냥 왔으니...
이래저래 부모님께 빚만 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은반지 이야기를 우리 남편에게 읽어줬습니다
정말 그 은반지를 생각하면 어머님이 생각이
나실텐데...
저도 물려받은 은반지가 있습니다
다음 타자에게 물려줘야겠지요...
아이구~ 그걸 뭐 남편분에게까지....ㅎㅎ
그 반지는 사실 대물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어머님도 어른들에게서 받으셨다고 하셨는데, 내 잘못으로 대가 끊겼습니다.
참 애처롭고 안타깝고 불효스러운 일였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