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9월 2일 월요일 (연중 22주간)
제일권
제 38 편
(의전 맡은 이의 지휘를 따라 부르는 다윗의 노래)
1 야훼여, 성난 김에 내 죄를 캐지 마소서. 화나신다고 벌하지는 마소서.
2 이 몸에 화살을 쏘아 붙이시니, 당신 손이 이다지도 짓누르시니,
3 죄를 지은 이 몸은 살 속까지 당신 진노 앞에 성한 데가 없사옵니다.
4 정녕 내 잘못은 내 머리 훨씬 위에 있어 무거운 짐처럼 모질게 억누릅니다.
5 곪아 터진 상처에서 냄새가 납니다. 모두 나의 어리석었던 탓입니다.
6 더 떨어질 수 없이 몰락한 이 몸, 날이면 날마다 슬픔에 잠겨 지냅니다.
7 몸 위에 성한 데라고는 한 군데도 없고 속에서는 불이 납니다.
8 맞고 짓밟혀서 실성한 이 몸, 가슴이 미어지도록 울부짖습니다.
9 나의 주여, 이 가슴을 다 열어보입니다. 이 몸의 소원을 숨김없이 아룁니다.
10 심장은 뛰고, 기운은 없어지고 이 몸의 안중마저 흐려집니다.
11 얻어 맞은 이 모양을 보고 벗들과 동료들이 외면을 하고 일가친척들은 못 본 체하는데,
12 이 목숨을 노리는 자들은 올무를 놓고, 나를 없애려는 자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날이면 다마다 나를 중상하였사옵니다.
13 그러나 나는 아예 귀머거리가 되어 듣지도 않았고, 벙어리가 되어 입을 다물었습니다.
14 고소를 당하면서도 그 말이 들리지 않아 변명조차 못하였습니다.
15 나의 주, 나의 하느님, 당신께서 대답하시리니, 야훼여, 당신만을 쳐다봅니다.
16 아뢰옵나니, "저들이 나를 조소하지 못하게 하시고 내 다리 휘청거려도 저들이 위세 부리지 못하게 하소서."
17 아픔은 잠시도 멎지를 않아 마침내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18 저지른 잘못으로 마음이 아파 그 죄를 이제 아뢰옵니다.
19 까닭 없이 나와 원수지는 자들이 기세가 등등하며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불어납니디.
20 그들은 나에게 선을 악으로 갚고 선을 행한다 해서 이 몸을 반대합니다.
21 야훼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느님,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22 내 구원의 주여, 어서 오시어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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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38편은 대표적인 참회 시편 중 하나입니다. (6편과 32편 참조)
그런데 시의 중반 대부분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글로 가득합니다. 탄원의 요소 또한 강하다는 말입니다. 아마 다윗이 아들 압살롬이 일으킨 반역에 크게 상심하고 난 뒤 바친 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시편 38편은 치유를 위한 기도입니다. 오랫동안 질병에 고통받고 있고 이는 육신은 물론 영혼의 고통까지 체험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병이 깊을수록 하느님과의 관계는 물론 이웃과의 관계도 어려워짐을 깨닫고 위기를 느낀 것입니다.
급기야 이웃과 친척들이 자신을 멀리하는 것을 느낀 시인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시인이 자신의 아픔을 하느님께 호소하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장면이 그것입니다.
구약에서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과 ‘시’는 시로서 읽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며, 오늘 시편은 문학적 요소가 강함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아픈 가운데서도 기를 놓지 않고 즉각 응답이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 머물러봅니다. 모든 고통이 자신의 죄의 결과라는 생각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생각이 자기 비하로 더 나아가 자기혐오로 빠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삼가 스스로 늘 살피는 삶 가운데 어려움이 나에게 오면 자신을 성찰하며 돌아보는 기도 습관이 필요합니다. 기도를 놓지 않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를 너무 관대하게도, 그렇다고 너무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지도 않아야 하는 기도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항상 깨어 있기를 소망합니다.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