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트럭/ 박해석
미사일 같은 가스통도 빽빽하게 싣고 달리고
자본가들의 파티에 아첨꽃으로 바치는 화분 화환도 싣고 달리고
쿠션 좋아 하룻밤에 천국 열두 번 왔다갔다 한다는 외제 침대도 싣고 달리고
철거당한 민중미술도 전봉준처럼 싣고 달리고
별동네 달동네 겨울나기 연탄들을 시커멓게 웃기며 싣고 달리고
변두리 변두리로 쫓겨가는 일가족의 비 맞은 이불보따리도 싣고 달리고
죄 없이 죽어 거적때기에 둘둘 말린 시퍼런 주검도 쌩쌩 싣고 달리고
동지가 코앞입니다. 본격적으로 쌀쌀해지겠죠?
연인들은 신나겠네요. 서로의 옆구리를 맘놓고 파고 들수 있으니까요.
울님들도 타이탄 트럭에 대한 애환을 한두가지 정도는 가지고 계시겠지요.
IMF로 경영하던 회사가 부도 난 내 친구의 남편은 타이탄 트럭을 사서 용달 일을 하였습니다.
평소 술을 좋아하긴 했지만, 점점 술독에 빠져들고 난폭해지고 일도 제대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지긋지긋해진 내 친구는 가출도 하였습니다.
밤중에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온 짧은 가출, 지금까지 남편도 모르는 가출이죠.
그 당시에는 찜질방 같은곳도 없어 젊은 주부가 밤을 보내기 수월치 않았지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한번은 웬일인지 술도 안마시고 귀가하여선 방안에 웅크리고 있길래
부엌에서, 소주 한모금 마신뒤 옷에다 슬쩍슬쩍 뿌리고, 빈 소주병 세개를 준비해 놓고,
그렇게 자신없이 사는 당신 꼴 보기 싫으니 당신 좋아하는 술이나 왕창먹고 죽을랍니다. 소리쳤더니
후다닥 문이 열리면서 순식간에 남편의 커다란 집게 손가락이 친구 목구멍에 깊숙히 들어왔대요.
헛구역질 하느라고 혼났다죠.ㅋㅋ
지금 그 친구는 명품가방을 들고 유행에 따른 옷을 엣지있게 입고
휘트니스 클럽에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누군가는 배부르게 먹을 것이고
누군가는 굶주린 채 추운잠에 들겠지요.
여전히 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를 헤매고 있겠지요.
정호승 시인은 타이탄 트럭에 짐짝처럼 실려 도시 한복판을 달려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현대사회의 특징은 한마디로 축약하면 속도 그 자체가 아닐까요?
스타트라인에 선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심장이 터질듯한 긴장감의
생존경쟁, 약육강식, 적자생존......
하긴 진화생물학자들이 이렇게 말하기는 합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태어났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심히 불고 가는 바람에도 저 혼자 서러워
가슴앓이 하는 중년이 되어보니 알 것 같습니다.
힘과 열정이 넘쳐나던 젊은 날은 지금보니 내 세울 것도 없이 요란하기만 했다고요.
인생이란 대중가요 가사처럼
사소한 사건들로 이어지는 하나의 작은 노래라는 것을..
남들이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이 있다면, 꽃 한다발 사들고
인생의 든든한 아군인 내 아내에게로, 내 남편에게로 달려가세요~^^
첫댓글 한때 잘나가던 어려움모르고 모든게 지맘대로 다될거라고 자신만만 하더니.
나의뜻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다라는걸 이제서야 깨달았는가...
지금부터라도 세상을 몰랐다고 고마움만 가슴으로 받아들여..
나보다 못한이들이 이세상엔 수두룩하다고...
착하고 고마움을 가슴한껏 터져라 안고
원없이원없이 토해내고 있구나...
우리 아파트내에 모과나무가 있어요.
매서운 바람에도 모과열매가 달려있어요.
그것을 보고 아트님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구니의 용맹정진으로 말미암아 초췌해진 얼굴같은 모과.
하지만 더없이 향긋한 향기를 품고 있는 모과.^^
웃어 행복한 한주간 되세요^^
좋은일이 있을겁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웃어야죠.
웃으면 마법처럼 좋은일이 생기겠지요. 하하~~
야누스님, 닉이 독특하시네요. 요사나모카페에 어울리지 않는? 호호~~ 실례^^
그 깊은 뜻이 궁금합니다. 님도 행복하소서^^
동지가 모레내요.
곁에계심 팥죽 맛나게 쑤어서 다들 나누어 먹을수있는데
그러지 못함이 안타깝내요...
새해에는 복들 많이 받으세요...ㅎ
새알 들은 귀신 쫓는 동지 팥죽,
한그릇에 숟가락 두개가 들어가 있으면 더 맛있는 팥죽,
우리, 호호 불며 나눠먹는 날이 올까요?
님의 말씀처럼, 우리들의 이야기 모두다 또한 지나가겠죠.
저쪽에서 빅톤님이 쓰신 글처럼, 믄 이유로 인해서 누군가가 사라지면
또 새로운 누군가가 이곳에 수를 놓겠지요..
남들이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이 있다면........생략.... 달려가보세요. 정말 훌륭한 말이군요. 인생을 많이 아는 것 같고....
인생을 많이 알지 않습니다. 아마 죽을때까지 알지 못할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여자들은 뒤웅박 팔자라고 남자하나 잘 만나면 끝나죠^^ㅋㅋ말이 좀 경망스럽지만,남자도 반대로 마찬가지겠죠
누구나 살면서 염세적이지만,팔자라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그 팔자는 자기 환경에 맞춰서 얼마만큼 최선을 다 했느냐가 중요하겠지만,재수없게 뒤로 자빠져도 코개 꺠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죠^^ㅋㅋ그저 인생 50프로인 반타작만 잘해도 그 삶은 성공했다고들 한답니다^^ㅎㅎ성공기준이 정해진건 아니지만 말이죠^^ㅋㅋ 늘 웃으면서 사세요^^웃음은 먼데 있는게 아닙니다^^가까운 빅톤을.."딱"!>>>믄 말을 할려고 그러죠?:""""ㅎㅎ<농담>
똑같은 물건이나 사람이 어떤이에게는 하찮은 돌멩이 일수도 있고
다른이에게는 소중한 보석일 수 있다는 말, 많이들 하잖아요..
어쩌다 이 세상에서 부부로서 맺은 인연,
부디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ㅎㅎ
빅톤님, 새해에도 좋은일만 가득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