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月令 (양력6월)
오월이라 중하되니 망종 하지 절기로다.
남풍은 때맞추어 맥추(麥秋)를 재촉하니
문 앞에 터를 닦고 타맥장(打麥場) 하오리라.
불고 쓴 듯하던 집안 졸연(卒然)히 흥성하다.
담석(擔石)에 남은 곡식 하마 거의 진하리니
중간에 이 곡식이 신구상계(新舊相繼) 하겠구나.
목동은 놀지 말고 농우(農牛)를 보살펴라.
잠농(蠶農)을 마칠 때에 사나이 힘을 빌어
발 위에 엷게 널고 폭양(曝陽)에 말리니
색색이 분별하여 일이분(一二分) 씨로 두고
사랑홉다 자애 소리 금슬(琴瑟)을 고루는 듯.
부녀들 적공(積功)들여 이 재미 보는구나!
오월 오일 단옷날 물색(物色)이 생신(生新)하다.
앵두 익어 붉은 빛이 아침볕에 눈부시다.
목맺힌 영계 소리 익힘벌로 자로 운다.
향촌의 아녀들아 추천(鞦韆)을 말려니와
청홍상(靑紅裳) 창포비녀 가절을 허송마라.
노는 틈에 하올 일이 약쑥이나 베어 두소.
상천이 지인(至仁)하사 유연히 작운(作雲)하니
모찌기는 자네 하소 논 삶기는 내가 함세.
들깨 모 담배 모는 머슴아이 맡아 내고
맨드라미 봉선화는 네 사전(私錢) 너무 마라.
샐 때에 문에 나니 개울에 물 넘는다.
7. 六月令 (양력7월)
유월이라 계하(季夏)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대우(大雨)도 시행(時行)하고 더위도 극심하다.
평지에 물이 괴니 악마구리 소리 난다.
늦은 콩팥 조 기장은 베기 전에 대우 들여
지력(地力)을 쉬지 말고 극진히 다스리소.
그 중에 면화밭은 인공(人功)이 더 드나니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
날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막혀 기진할 듯.
정자나무 그늘 밑에 좌차(坐次)를 정한 후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단술 먹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없고 주린 창자 메운 후에
청풍에 취포(醉飽)하니 잠시간 낙이로다.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오조 이삭 청태콩이 어느 사이 익었구나.
일로 보아 짐작하면 양식 걱정 오랠소냐.
해진 후 돌아올 제 노래 끝에 웃음이라.
이슬 아침 외 따기와 뙤약볕에 보리 널기
그늘 곁에 누역 치기, 창문 앞에 노꼬기라
북창풍에 잠이 드니 희황씨(羲皇氏) 적 백성이라.
삼복(三伏)은 속절(俗節)이요 유두(流頭)는 가일(佳日)이라
가묘(家廟)에 천신(薦新)하고 한때 음식 즐겨 보세.
누룩을 드리어라 유두국(流頭 )을 켜느니라.
옥수수 새맛으로 일없는 이 먹여 보소.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족족 떠내어라.
비오면 덮어 두고 독 전을 정히 하소.
고운 삼 길삼하고 굵은 삼 바 드리소.
산전(山田) 메밀 먼저 갈고 포전은 나중 갈소.
8. 七月令 (양력8월)
칠월이라 맹추(孟秋)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늦더위 있다한들 절서(節序)야 속일소냐.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離別淚)가 비가 되어
아미(蛾眉)같은 초생달은 서천(西天)에 걸리거다.
낫 벼려 두렁 깎기 선산(先山)에 벌초(伐草)하기
밭가에 길도 닦고 복사(覆砂)도 쳐 올리소.
가시울 진작 막아 허술함이 없게 하소.
곡식(穀食)도 거풍(擧風)하고 의복(衣服)도 폭쇄(曝 )하소.
명주 오리 어서 뭉쳐 생량전(生凉前) 짜아내소.
늙으신네 기쇠(氣衰)하매 환절때를 근심하여
추량(秋?)이 가까우니 의복을 유의하소.
실가(室家)의 골몰(汨沒)함이 일변은 재미로다.
박 호박 고지 켜고 외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 보소 귀물(貴物)이 아니 될까.
9. 八月令 (양력9월)
팔월이라 중추되니 백로 추분 절기로다.
북두성 자조 돌아 서천(西天)을 가리키니
선선한 조석(朝夕) 기운 추의(秋意)가 완연(宛然)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 벽간에서 들리구나.
백곡을 성실(成實)하고 만물을 재촉하니
들구경 돌아보니 힘들인 일 공생(功生)한다.
서풍에 익은 빛은 황운(黃雲)이 일어난다.
백설 같은 목호송이 산호 같은 고추 다래
안팎 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구 장만하소.
목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 콩가지요
나무꾼 돌아올 제 머루 다래 산과로다.
부모님 연만(年晩)하니 수의(隧衣)도 유의하고
그나마 마르재어 자녀의 혼수(婚需)하세.
집 위에 굳은 박은 요긴한 기명(器皿)이라.
참깨 들깨 거둔 후에 중오려 타작(打作)하고
담뱃줄 녹두 말을 아쉬워 작전(作錢)하라.
장구경도 하려니와 흥정할 것 잊지 마소.
북어(北魚)쾌 젓조기로 추석 명일 쇠어 보세.
신도주(新稻酒) 오려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先山)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 먹세.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
초록 장웃 반물 치마 장속(裝束)하고 다시보니
여름 동안 지친 얼굴 소복(蘇復)이 되었느냐.
중추야(仲秋夜) 밝은 달에 지기(志氣) 펴고 놀고 오소.
금년 할일 못다하니 명년(明年) 계교(計較) 하오리라.
밀대 베어 더운갈이 모맥(牟麥)을 추경(秋耕)하세.
끝끝이 못 익어도 급한 대로 걷고 갈소.
인공(人功)만 그러할까 천시도 이러하니
반각(半刻)도 쉴새 없이 마치며 시작느니.
구월이라 계추 되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울밑에 황국화는 추광(秋光)을 자랑한다.
[출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작성자 알버트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