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 동동주
나도 한 잔 마셨네
.
과부가 농
사를 짓는다는 것은
여간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는
동네 일꾼들도
일을
곧잘 해 주었는데,
남편이 죽고난 후론
같은
품삯을 주어도
영 일이 되질 않았다.
전
같으면 사흘에 끝낼
모심기도 일주일이 걸려도
끝내지 못할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동네
일꾼들이 아침부터
과부댁 논에 들어가 모를
심지만 품삯 받고
하라는
일은 않하고
과부 엉덩이가 어떻고 ,
한 번 안아 봤으면 저떻고
저희들끼리 찧고 까불며
킬킬거리다 보면
일도
않되고 해는
서산 넘기 일 수였다.
생각타
못한 과부가
고심끝에 묘책을
찾아냈다.
이튿날
아침 일하러 온
첫 번째는 박서방,
과부는
박서방을 뒤안으로
불러 눈웃음 치며
동동주
한 대접을 떠주고
이렇게 말했다.
"박서방님,
이 동동주는 박서방에게만
드리는 거예요.
다른
사람한테 는 절대로
말하지 마세요.
약속하시죠?."
박서방은
과부가 떠 준
한 잔의 동동주와,
귀에 대고 은밀하게 속삭인
달콤한 음성,
그는
숱한 연적들을
물리치고 드디어 백마 탄
기사가 되었다.
이 같은 일이
이 날 일 하러 온 조서방
장서방 홍서방 최서방
김서방 권서방
송서방
신서방 민서방
정서방 모든 서방
잡놈들이
과부
동동주 한 잔씩을
얻어 마셨고 귀에 대고
나그나긋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에 너도나도 백마 탄
기사가 되어 논으로
달려 갔다.
포동포동한
과부의 우유빛 속살을
생각하고 머지않아 그녀를
품안에 안는다고
생각하니
입속에는
침이 꿀꺽 넘어가고
일 손은 가볍고
신바람이 절로 났다.
그리고
뭍 사내들 중에
오직 나만이 선택받은
행운아라고 조서방 최서방
홍서방 등등
모든
잡서방 놈들이
혼자서 입방아를
치고 있었다.
이 날은
그 어느 누구도
과부 엉덩이 타령을
부르는 놈이
없었다.
그렇게 해서
일을 일찍 끝낸
잡놈의 서방들이
냇가에서
손발을 씻을 때,
평소 입방아 잘 찧는
촉새란 별명의 홍서방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과부의 입 단속을
잊어버리고,
입이
근질근질해 불쑥
내 뱉는 말,
"자네들은 헛거여,
나는 오늘아침 과부 동동주
얻어 마셨네"
그러자
일제히 쏟아지는
잡놈의 서방들이 지르는
함성,
"뭐?
뭐라구?
나도 오늘 아침 과부
동동주 마셨는데...
출처: 노래따라 삼천리 원문보기 글쓴이: 청산유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