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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종님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지난 10월말 찰스턴발 바하마행 카니발 크루즈 5박6일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좀 천천히 정리해서 소개글을 올릴까 했었는데 하윤아빠님께서 질문을 하셔서 ^^ 급하게 답변삼아 올려봅니다. 아마 추수감사절 즈음이 바하마크루즈 족보라죠?
찰스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카니발 판타지가 유일한 것으로 압니다. 그 다음 가까운 곳은 플로리다 잭슨빌이고 여기서도 역시 카니발 크루즈만 출발합니다.
마이애미(포트러더데일), 올랜도(포트캐너배럴)에서 출발하는 으리으리한 크루즈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습니다만, 무엇보다 트라이앵글에서 가깝다는 것이 최장점이지요. 찰스톤까지 편도 4시간, 잭슨빌까지는 6시간이면 갈 수 있으므로 자가용을 이용해서 당일로 승선, 귀가할 수 있습니다. 마이애미라면 가는 길, 오는 길에 1박을 하지 않고 다녀오기는 무리이겠고 비행기를 이용하면 시간은 절약되겠으나 항공료가 크루즈요금만큼 추가되는 문제가 있겠죠. 저희 경우에도 당일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 12시반 찰스턴 도착, 바로 항구로 가서 주차하고 탑승수속, 2시경 객실에 짐풀고 점심 먹었습니다.
비용은 내측 vs. 창측, 저층 vs. 고층, 선수 vs 선미 등 방마다 요금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견적을 내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만 성수기만 피하면 4인가족 기준으로 대략 1,000~1,200$ 정도 사이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자면(저희는 창측객실을 ^^;) 굳이 비싼 창측 선실을 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발코니가 있는 것도, 창문을 열어서 환기가 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외부 전망이 있다는 것 뿐인데 매일 망망대해만 보일 뿐 대단한 경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경치를 보고 싶으면 라운지나 갑판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객실이 비좁아서 방안에서 놀기도 뭣합니다. 씻고 자는 시간 외엔 어디던 어슬렁거리게 되지요. 고층/저층 문제도 같은 이유로 저층이 별반 불리한 점도 없겠습니다. 단지 각종 편의시설이 위에 있어서 고층 객실을 택하면 식당, 라운지까지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정도인데 엘리베이터가 그리 붐비지 않아 고층의 잇점은 미미합니다. 위치간의 차이의 경우, front < middle < after 순으로 요금이 올라가는데 실제 배가 시소처럼 흔들리기 때문에 middle이 제일 덜 흔들린답니다. Front가 제일 많이 흔들리고 after가 중간. 대신 엔진이 중간에 있어서 middle이 소음이 좀 더 크고 after가 중간, front가 제일 조용하다네요. 소음도 출항할 때 외엔 그리 심하지 않고 흔들림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개인마다 예민하신 분도 게실 터이니 참작하세요.
크루즈를 예약하자면 카니발 홈페이지, 프라이스라인, 그 밖의 여행사에서 예약이 가능한데 조금씩 리베이트의 차이가 있으니 비교해보시고 결정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표면상 견적가는 다 동일하나 프라이스라인은 100$ 정도 호텔숙박 쿠폰을, 코스트코에서는 매장에서 쓸 수 있는 기프트카드를 주더군요.
예약시에 저녁식사 일정을 선택하셔야 하는데 세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Early dining, late dining, your time
아마 early dining은 6개월쯤 전에 매진일 것이고, late냐 your time이냐 선택하셔야 할텐데요, 장단점이 있습니다. late dining은 8시10분 입장인데 아무래도 좀 늦지요. 특히 어린 자녀가 있으시면 밥먹다가 자는 수도 생길 것 같습니다. 하지만 your time은 아예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이쪽은 5시반부터 9시반까지 first come, first serve로 계속 손님이 들고나기 때문에 상당히 어수선합니다. (메뉴 자체는 동일합니다) Early, Late dining은 정시에 손님들이 동시에 들어와서 좌악 주문하고 음식나오고 비슷한 시간에 식사마치고 좌악 빠지는 식이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식사하실 수 있고 웨이터들도 차분하게 서비스를 해줍니다. 특히 자기 좌석이 5일동안 fix되기 때문에 전담 웨이터가 식구 수부터 취향까지 파악하고 서브해주는데요, your time dining은 매일 테이블과 담당 웨이터가 바뀌기 때문에 재미없습니다. 그래서 체력만 되신다면 late일지라도 정시에 식사 하시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예약후에는 Shore excursion을 결정하셔야 할 터인데, 이게 상당히 애매합니다. 각 가정마다 즐기는 취향이 다르싵 터이니 일률적으로 말슴드리기 어렵지만 관광성의 excursion을 하실 생각이라면 그냥 하선후 도보 또는 현지 교통편을 이용, 개별 이동하시는 편이 훨씬 저렴한 것 같습니다. 비차를 이용하실 경우에도 역시 택시타고 비치로 가시면 충분한데 선내에서는 비치투어라는 이름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하마 프리포트의 경우 Junkanoo beach and shopping이라는 프로그램을 1인당 65$에 팔고있더군요. 저희는 항구에 내려서 현지 택시(미터택시는 아니고 승합차입니다)를 1인당 왁복 14$에 탔더니 바로 아래 사진의 비치에 떨어뜨리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집 한채(레스토랑, 바)와 그 우측 숲 속에 가게들이 몇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비치는 퍼블릭이었고 사워장, 탈의실을 사용하는데 추가비용은 없었습니다. 65$짜리 프로그램을 택하면 비치체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데 체어 없어도 해변에 타월깔고 빈둥거리다 잘 돌아왔습니다. ^^ 그러니 1인당 50$씩 바가지란 말이죠?
다만, 스노클링투어, 낙시 등을 하실 생각이라면 선내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던 현지여행사를 이용하시던 사전에 contact하셔서 에약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항구에 호객꾼들이 널려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낫소에는 아틀란티스라는 어마어마한 리조트가 있어서 여기 관광을 많이 하시는데, 아틀란티스를 들어가시려면 어쩔 수 없이 옵션관광을 선택하셔야 할 것입니다. 팔목밴드를, 그것도 색깔별로 채워주고 아래 사진처럼 하늘색 티셔츠 입은 직원이 곳곳에서 지키더군요. (여기까지는 블랙밴드 입장가, 여기부터는 골드밴드만 입장가 등등)
자녀분들이 물놀이를 좋아하면 아틀란티스 아쿠아벤쳐 추천할 만 하고요(11월까지 할인행사 중입니다) 저희는 그냥 관광밴드였는데 이 아쿠아벤처 옵션이 없다고 비치에도 못 들어가게 막더군요.
자녀분들이 좀 크고(10세 이상) 수영을 잘하면 스노클링투어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바하마 산호가 많이 예쁘다고 합니다. 아니면 항구 바로 앞(배에서 100m)이 낫소 시내라서 여기 구경하고 맛있는 거 사먹고 하는 정도(Senor Frog이라고 유명하답니다. 저희는 밥값이 아까와서 배에 돌아와서 먹었습니다)는 단독으로 걸어다니면서 하실 수 있습니다.
Shore excursion 외의 내용을 보면 바가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일단 승선하시면 하루 세끼 뷔페와 코스 식사 외에도 24시간 공짜로 먹여주고 하루에 두 번씩 객실청소해주고 각종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모두 무료로 제공됩니다. 5박6일 일정이니 호텔로 치자면 1박에 200~250$ 정도에 all inclusive를 누릴 수 있는 것이죠.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는 아이스티, 레몬에이드와 커피, 홍차, 코코아입니다. 아침시간에는 오렌지쥬스, 애플주스도 제공됩니다. 탄산음료, 생수, 주료는 비용이 발생합니다만 육지의 일반 식당과 비교해서 비슷한 수준으로 (콜라 12 Oz 2$, 생수 1L 4.5$, 맥주 500 cc 7$, 칵테일 9$) 충분히 reasonable 한 것 같습니다. 선내 매장에서 각종 기념품, 티셔츠 등을 팔고 있었는데 이 역시 외부 가격과 같거나 오히려 저렴하였습니다. 특히 면세품류는 공항 면세점이나 DFS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고요. 특히 담배가격, 위스키 가격이 시중에 비해 많이 저렴하니 애연가, 애주가들은 꼭 챙기시고요.
알뜰 여행을 위해 미리 준비하시면 좋겠다 싶은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는 하나도 챙기지 못햇습니다^^;)
1. 헤어드라이어 - 럭셔리크루즈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카니발 판타지에는 헤어드라이어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잭슨빌 출발하는 카니발 패시네이션도 판타지와 쌍동이 배이니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녀들이 선내 수영장에서 놀고오면 좀 춥습니다. 헤어드라이어가 없으니 머리를 말리지 못해서 고생스럽더군요.
2. 긴팔 셔츠, 긴바지 - 하루 Elegance day가 있습니다. 이날은 모든 손님들이 정장, 드레스를 차려입고 분위기내는 날입니다. 양복을 준비해 가시면 좋겠고 번거로우시면 깔끔한 와이셔츠에 구두 정도만 입으셔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냉방을 어찌나 쎄게 틀어대는지 선내가 매우 춥습니다. 갑판에 나가면 또 매우 덥지요. 온도차가 매우 심하고 기상에 따라서는 바람도 심하게 부는 만큼(배가 30마일로 움직이면 갑판에 부는 바람도 최소 30마일입니다) 가디건이나 방풍자켓 등을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보온병, 텀블러 - 선내에서 무료제공되는 커피나 레몬에이드 등을 텀블러에 담아 가지고 다니며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매우 편해 보이더군요. 물론 가까운 식당에서 24시간 무료제공되고 있기는 하지만 갑판에서 마시고 싶을 때도 있고 선실에서 마실 수도 있고요. 밀폐용기가 있으면 현지관광 나갈 때에도 들고가면 편할 것 같습니다.
4. 캔음료, 생수 - 이건 저도 좀 긴가민가한데 출발할 때 보니 다른 미국손님들은 콜라, 생수 등을 마트에서 산 박스채로 짊어지고 탑승하더군요. 제지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선내에서도 여기저기서 마시고 있더군요. 몇$이라도 아끼고 싶으시면 캔음료를 챙겨가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맥주는 가지고 타는 사람을 못 보았습니다. 아마 제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와인도 1~2병은 허용된다던데 전 시도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맥주 밖에 못 마셔요 ^^;). 물의 경우 선내에서 무료제공되기는 합니다만 소독약 냄새가 살짝 나서 맛이 없었습니다. 저희는 생수를 따로 준비하질 못해서 계속 이 물을 마셨습니다만 (배탈난 식구는 없습니다) 생수를 챙겨가시면 좀 나을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물병이라도 하나 준비해 가시면 선실에서 물 드시기 편하실 거여요 (선실내에 냉장고, 미니바는 없으니 아이스박스까지 챙기신다면 정말 좋기는 하겠습니다만 좀 비좁을 거여요).
* 예약 후에 Fast to Fun이라는 묘한 걸 판다고 메일이 계속 옵니다. 룸당 50$만 내면 마치 모 항공사 모닝캄회원 마냥 VIP 혜택을 준다는 건데요. 승선시에 전용 카운터로 줄 안서고 체크인하고 현지 도착시에도 남들보다 먼저 내리게 해준다, 체크아웃시에도 편한 시각에 하선할 수 있다 등등. 해서 저도 이걸 사야하난 말아야 하나 고민 많이 하다가 sold out되는 바람에 못 샀습니다 (허걱! 얼마나 좋은 거길래 매진이 되냐?). 그런데 한마디로 쓸데없었습니다. 주차장 줄은 어차피 다같이 서야 하고 체크인 줄은 워낙 빨리 빠져서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OTL
** 출발일 체크인은 12시~3시입니다. 실제 탑승하면 1~2시 되지만 점심을 주니 밖에서 따로 잡숫고 타실 필요가 없습니다. 하선날에도 아침을 주니 조금만 부지런히 일어나셔서 잡숫고 내리세요 ^^
*** 배가 어느 항구에서던 5시면 칼같이 떠나니 탑승시각(4시~4시 반 정도)에 늦으시면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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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달말에 가는데 시기적절하게 정말 유용한 정보 감사해요^^
저 갔을때는, 여권이나 비자에 전혀 3국 들어간 이력이 남지 않았던 거 같은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무슨 출입국 도장이나 제3국에 출입국 기록 같은거 다들 안 남으셨나요? ^^..좀 확인이 필요해서..^^
네, 기록이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재입국시에 여권을 보여주었는데 "이태원", "서울" 하면서 실실 농담만 하고 도장도 스캔도 안했습니다. 귀가후 I-94를 새로 출력하려고 했더니 입국기록이 안 뜨네요.
말씀하신 마이에미등 출발하는 항구에 가는 루트중에 앰트랙 타고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도 무언가 도전의식이 느껴져 두번째 크루즈를 그 방식으로 할까 고민중입니다...혹시 앰트랙으로 장기 여행 해 보신분 있으면 그 어떤 정보로도 좀..^^
캐리에서 출발하는 밤 기차가 있는데 잭슨빌도 역이 있습니다. 학생 할인이 있으니 체크해 보고 또 기차는 일찍 예약할 수록 가격이 싸집니다. 다만 역에서 항구까지의 교통 수단이 애매하더군요. 전 주말 여행 삼아 자가용으로 여유있게 갈려고 월요일 출발 크루즈를 고르다 보니 잭슨빌이 걸리더군요. 찰스톤은 월요일 출발이 없더군요.
고맙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네요
저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크루즈를 타는 것으로 예약했어요...잭슨빌에서요...
정말 일정만 잘 잡는다면, 싸게도 다녀오겠더라구요..저흰 다른 일정이 안되어..극 성수기를 잡았습니다만 ㅠㅠ.
Tax와 Tip등도 별도 Charge 되니, 여러 싸이트 보시고 결정하시는게 좋을 듯 싶어요...
저는 그냥 크루즈 회사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는데 그게 가장 정확하고, 룸 선택 폭도 넓고,
수수료가 없으니 다른 곳보다는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크루즈 여행은 미국비자 없이도 갈 수 있나요? DS-2019는 있는데 체류연장하여 한국에서 발급받은 미국비자가 만기 되었답니다. 혹시 아시는분 답변바랍니다!
Automatic Revalidation이라고 바하마 등은 J와 F비자의 경우 visa 스탬프 만료 여부와 관계없이 I-20, DS-2019 등 비자서류만 연장되어 있으면 재입국 가능합니다. 저희도 그런 상황인데, 12월 14일 잭슨빌 출발 크루즈 예약했습니다.
안그래도 여기 가볼생각이었는ㄷ니ㅣ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