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30 18:10
한국 야구가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숙적' 대만에 발목을 잡혀 대회 3연패 달성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라얀 구장에서 열린 야구 예선리그 1차전에서 타선의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홈런 3개를 터뜨린 대만에 2-4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대만전 패배로 우승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은 하루를 쉬고 12월2일 일본과 2차전을 갖지만 해외파 선수까지 참가한 대만이 총 6개팀 풀리그에서 전승 행진을 한다면 한국의 금메달 꿈은 무산된다.
사회인 야구팀이 주축을 이룬 일본을 비롯해 중국, 태국, 필리핀은 모두 대만,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져 아테네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한국은 또 한번 패배의 쓴맛을 봤고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재박(LG) 감독 역시 명예 회복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우승의 분수령인 1차전에 총력전을 다짐했으나 화끈한 방망이로 무장한 대만에 무너졌다.
선발로 출격한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은 3회까지 안타 1개로 막으며 무실점 행진을 펼쳤지만 대만은 4회 초 파괴력 있는 타선을 앞세워 손민한을 공략했다.
대만은 3번 타자 첸융지(시애틀 매리너스)가 1사 후 볼카운트 2-2에서 손민한의 5구째 높은 변화구를 받아쳐 우중월 선제 1점 홈런을 만들었다. 대만은 이어 2루타를 치고 나가 3루를 훔친 첸진펑을 린즈셩(이상 라뉴 베어스)의 우전 안타로 불러들여 추가점을 뽑았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공수교대 후 이대호(롯데)의 큼직한 3루타에 이은 이진영(SK)의 좌전 적시타로 1-2로 따라 붙고 1-3으로 뒤진 6회 이대호의 2루타와 상대실책으로 만든 무사 3루에서 이진영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2-3으로 다시 추격했다.
그러나 대만은 8회 선제포를 쏘아 올렸던 첸융지가 바뀐 투수 장원삼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려 4-2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안타 수에서 11-10으로 앞서고도 2회 2사 1, 2루와 5회 2사 2, 3루 등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친 게 뼈아팠다. 이대호가 4타수 3안타 2득점, 이진영(SK)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국제용 선수'로 평가받는 이병규(전 LG)와 박재홍(SK)은 4타수 1안타와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9회 1사 후 `철벽 소방수' 오승환(삼성)을 마운드에 올려 배수의 진을 친 한국은 공수교대 후 마지막 공격 2사 2루에서 이택근(현대)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돼 역전 희망이 사라졌다.
반면 대만은 해외파 투수인 선발 궈홍즈(LA 다저스)와 장치엔밍(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효과적인 계투로 한국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고 3번 타자 첸융지는 선제 홈런과 쐐기 홈런으로 승리를 주도했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