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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민 기후변화 적응학교 7강
- 이정현 전북환경연합 부총장,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그린 뉴딜’이라는 주제로 강의 -
2021년 시민 기후변화 적응학교 7강이 8월 17일 저녁 7시 익산유스호스텔에서 있었다. 7강은 이정현 부총장(전북환경운동연합)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그린뉴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다음은 이정현 부총장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환경운동은 지구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에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 살기 위해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것이다. 인간이 사려져도 지구는 존재한다. 공룡이 사라졌어도 지구는 존재하고 있다.
지구가 46억 년에 걸친 진화를 거쳐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46억 년 전 지구가 만들어졌으며 35억 년 전 남조류가 나타나 바닷속에서 산소를 만들어 오랜 세월 대기로 공급하면 산소층이 형성되었다. 5~6억 년 경 지구에 오존층 형성과 육상생물의 출현하였다. 3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출현하였고, 현대인은 13만 년 전에 나타났다.
지구라는 폐쇄계에 내재하는 물리적 한계를 인정하는 것만이 우리를 스스로 구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의 생존과 다른 모든 생물 종의 생존은 자연과 화해하고 생태계와 협동하며 살아가려는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 (제레미 리프킨) 지구 환경파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류의 대규모 환경파괴에 의해 지구의 자정 능력이 더 이상 인간을 보호할 수 없는 한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도래할 수 있다.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지구의 수혜자다. 지구환경이 보존되는 조건에서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으며 심각한 환경파괴 회복은 인간의 능력 바깥에 있다.
지구에서 다섯 번의 생물 대멸종이 있었다. 첫 번째는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대멸종인데, 대략 4억4천만 년 전 생물 종 중 85%가 사라졌다. 당시 바다는 지금보다 훨씬 얕았고, 산호나 껍질을 가진 완족류가 종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첫 번째 대멸종 원인으로는 오르도비스기가 끝날 무렵 발생한 기후변화가 지목받는다. 두 번째 대멸종은 데본기 후기에 발생한 것인데, 약 3억 6,500만 전에 일어났다. 데본기에 육지생물의 진화가 시작됐지만, 아직 대부분 생물은 바다에서 살고 있었다. 식물이 번성하면서 영양이 풍부한 토양이 전 세계 바다로 흘러 들어갔고, 조류가 발생해 바다의 영양과 산소를 차단해 해양생물이 대멸종에 이르렀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세 번째 대멸종은 2억 5,300만 년 전 페름기~트라이아스기에 발생하였다. 해양생물 96%, 육지생물 70%가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산폭발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지구 대기를 뜨겁게 만들고, 황화수소가 발생하는 등 1,000만 년 동안 기후변화가 이어지면서 대멸종을 유발했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네 번째 대멸종은 2억100만 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쥐라기에 발생한 것으로 당시에는 전 지구의 육지에서 공룡이 진화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당시 모든 대륙은 하나로 합쳐져 있었지만, 서서히 분열되는 시기였다. 분열이 진행하면서 대륙 중앙부에 마그마가 대규모로 분포하는 영약이 만들어졌고, 화산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지구온난화가 다시 시작되었다. 지구온난화가 800만 년 동안 지속되는 동시에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육지생물 80%, 해양생물 20%가 멸종했다. 다섯 번째 멸종은 백악기~고생대에서 발생한 것이다. 다섯 번째 대멸종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공룡이 사라졌으며, 모든 생물 종 중 75%가 멸종한 것으로 추정한다. 대멸종의 원인은 소행성 충돌설이 꼽힌다. 소행성 충돌 이후 대기는 토양 파편과 먼지로 가득 찼고, 식물은 햇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식물이 죽자 공룡의 먹이사슬이 무너졌고, 지구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빙하기가 찾아왔다.
다섯 번의 지구 대멸종 범은 바로 ‘탄소’였다. 대규모 화산폭발, 운석 충돌, 빙하기 등 여러 용의자가 소환되지만, 대멸종은 모두 행성의 탄소 순환에 일어난 격렬한 변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가설이 많다. 여섯 번째 대멸종을 염려하는 학자들은 “오늘날 인류는 동분서주하며 태곳적 생명체가 수억 년에 걸쳐 묻어둔 탄소를 파내 그 모두를 한꺼번에 표면에서 즉 피스톤과 발전소 안에서 불태우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인류에 대한 대멸종은 지질학마저 뒤흔들고 있다. 인간에 의한 오존층 파괴를 밝혀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폴 크루첸 박사는 2000년“인류 전체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므로 현 지질시대를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고 불러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무려 35%나 높였다. 이는 지난 40만 년 중 최고 수준이다. 농업과 댐 건설 등으로 없애버린 퇴적층은 자연이 할 수 있는 침식의 1,000배나 되며, 지난 500년간 지구상 생물은 4분이 1이 사라졌다. 결국, 인류세는 인간이 스스로 붙인 주홍글씨인 셈이다. 최근 그 시작 시점을 두고 논란이 치열하다. 당초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에 인류세가 시작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폭탄 실험이 있었던 20세기 중반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학자들은 인류세에 접어들면서 생물 종이 그 어느 대멸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된다. 일부 학자들은 현재 지구에서 6차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생물다양센터는 “우리는 6,500만 년 전 공룡들의 멸종 아래로 가장 심각한 대멸종 사태에 직면해 있다.”라며 “하루에도 10여 종이 멸종하는 가운데 현재 대멸종이 진행되는 속도는 과거 대멸종의 1,000배에서 1만 배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등장하기 전의 멸종 속도는 매년 1,000만 종 중 한 종꼴이었다. 인류 이전보다 멸종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진 것이다. 현재 생물 종으로 따지면 전체 종의 0.1~0.7%가 매년 사라진다. 110년이 지나면 최대 70%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 센터는 향후 50년 이내에 현존 생물 종의 30%~50%가 멸종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했다. (중앙일보. 인간 때문에 생물 50% 멸종 중…. 지금은 인류세일까)
플라스틱이 매일매일 수백만 톤이 태워지거나 땅에 묻힌다. 플라스틱은 동물의 먹이 사슬 속에서 순환하고 있어 ‘플라스틱 식성(Plastivore)’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부안에서 제보를 받은 것인데, 아귀 뱃속에서 플라스틱병이 나왔다. 바다에 쌓이는 플라스틱이 소금성분에서도 발견되었다. 매년 바다에 투기하는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5mm 이하로 분해돼 어패류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소금과도 섞여 있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1970년과 비교해서 2017년에 약 10배 이상 상승하였다. 2016년 기준 15억 마리의 돼지와 658억 마리 닭이 소비됐다. 그 시기 한국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만으로 7천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땅에 묻혔다. 2011년 구제역으로 306만 두의 돼지와 15만 두의 소가 살처분되었다. 공장식 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4년. 기존 방식 농가의 수는 많이 감소하고 자동화 설비를 갖춘 대규모 사육이 늘어났다. 유럽연합 소속 28개국은 2012년에 산란계 배터리 케이지를 금지하고, 2013년 돼지 스톨 사육을 금지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해 닭 8억 8,000만 마리, 돼지 1,500만 마리가 식용으로 도축되었는데, 대부분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된 것이다.
작년 호주 산불로 코알라 반절이 사망하였다. 2020년 8월 말 3개 주에서 시작된 미 서부 산불은 몬태나주 등 10여 개 주기로 번졌고,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남한 면적의 5분의 1 정도다. 산불로 사망한 사람은 33명이나 된다. 지난달부터 남유럽과 북미 서부, 시베리아, 아프리카 등에서 빈발하고 있는 산불이 역대 최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대기감시서비스(CAMS)는 올해 7월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3억 4,000만 톤의 탄소가 배출돼 위성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추산했다고 했다. 그리스 산불은 아테네 북부 지역의 한 주택가 인근까지 번진 가운데 불티가 소낙비처럼 날리고 있다. 기후변화의 결과로 50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극도로 건조한 이상기후가 지속되는 것이 남유럽 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터키의 경우 7월 말 남동부 조시 지즈레가 49.1도를 기록하며 60년 만에 터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 6월에 발생한 열돔 현상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80여 년 만에 최고 기온인 46.6도까지 치솟았고, 워싱턴주 시애틀은 42도까지 오르며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미국 북서부와 국경을 접한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의 최고 기온은 섭씨 47.9도까지 치솟았다. 이들 지역은 보통 온화한 기후 지역이어서 냉방시설이 없는 집이 많다. 전례 없는 불볕더위에 미국 북서부 주요 도시에선 에어컨과 선풍기가 매진됐다. 열돔 현상에 의한 폭염으로 인해 북미에서는 905명, 캐나다에서만 676명이 사망했다. 온열 질환은 노인, 에어컨을 쓰기 힘든 저소득층이나 육체노동 종사자 등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독일은 올 7월 14일부터 서부지역인 라인란트팔츠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바이에른주 등에서 대홍수가 발생하여 주민들의 삶터를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렸다. 독일 대홍수로 160여 명 이상이 사망하였으며, 피해 복구에 8조 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월 평균은 2.8도로 전국적으로 따뜻했으며,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하였다. 4월에는 쌀쌀하고 강풍이 많았으며, 평균기온은 10.9도, 최저기온은 4.7도로 1973년 이후 하위 5위를 기록했다. 추위로 인해 식물, 농작물의 냉해 피해도 발생했다. 이른 6월에는 폭염이 발생했으며, 7월에는 54일이라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내려 섬진강 둑이 터져 주변 지역들이 침수되었으며, 급작스러운 댐 방류로 많은 지역에서 피해가 컸다. 8월 이후 4개의 강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으며, 10월에는 전국강수량이 10.5mm, 강수일수가 2.6일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었다. 11월 19일에는 이례적인 많은 폭우가 내려 역대 11월 일 강수량 최다 1위를 기록했다.
기후변화는 식량난을 일으킨다.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남수단 등 가난한 동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을 아사 직전으로 몰아넣은 메뚜기떼의 창궐도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사이클론이 오만 사막지대에 막대한 비를 퍼부어 최적의 서식 조건을 만들었고, 개체 수가 급증한 메뚜기들이 빠른 속도로 아프리카로 이동하면서 농작물을 초토화했다. 바람을 타면 하루 최대 150km나 이동할 수 있다는 파키스탄 메뚜기뗴와 같은 유형이다. 기후 재난도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2016년 유럽에서 벌과 나비 종 가운데 9%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들어 야생 벌 약 2만 종에서 40%인 8천여 종이 멸종이기에 처했다고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꿀벌이 없는 세상은 결실이 없는 세상이다.
몰디브는 수몰 위기에 처한 인도양의 섬나라다.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섬이다. 몰디브 사람 파야는 “우리는 당신이 해변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어요. 그리고 다른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해변으로 몰려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치울 수 있지만, 해수면 상승, 황폐화는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몰디브가 세계 최초로 탄소 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키리바시, 투발루 국민은 ‘기후난민’으로서 집과 친구를 잃고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기후난민이 2050년에는 1억 4,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온열질환자는 1만 5,372명이며, 이 중에서 143명이 사망하였고, 올해만 6명이 사망했다. 연령대로 보면 22%가 50대이고, 주로 실외서 발생했다. 장소 유형별로 보면 야외작업장이 29% 가장 많고, 다음으로 논밭이 13%, 길가가 12%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와 사망자의 대부분이 야외 노동자이다. 기후변화는 공사장이나 논·밭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
올 8월 9일 발표된 IPCC(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제1 실무그룹 보고서는 지구가 내지르는 비명과 음울한 전망으로 가득하다. 5차 보고서가 2013년에 발표되었으니까 6차 보고서는 8년 만에 나온 것이다.
8년간 상황은 더 악화하였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391ppm에서 410ppm으로 20ppm 정도 늘었다.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지구 기온은 1.09도 상승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5차 보고서 때보다 0.3도 넘게 상승하였다. 파리협정(2015년)에서 약속한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이 1.5도니까 앞으로 0.41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20년 안에 지구의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온실가스를 줄여 간다고 하더라도 지구 온도 상승은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평가된 시나리오에 상관없이 2040년 이전에 1.5도 온난화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 예측보다 그 시점이 10년 정도 빨라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50년 빈도의 극한 불볕더위는 과거보다 86배 증가하고 집중호우와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도 최고 2배 잦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 세계 9위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5%이며,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세계 7위이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OECD에서 꼴찌다. 미세먼지 농도 OECD 1위 지표가 말해주듯이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 배출 국가이며 화석연료의 의존도가 매우 높아 에너지 자립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국제환경단체인 기후행동추적(CAT)이 한국과 함께 꼽은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이기도 하다. 독일의 환경단체인 ‘저먼와치(GermanWatch)가 61개국 ‘기후변화 대응지수’를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58위로 꼴찌수준이다.
2018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는 11위다. 전 세계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1% 수준이다. 역사적 책임의 척도인 누적배출량 역시 세계 13번째(EU를 27개 개별국가로 나누면 17위)로 책임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1천만 톤이며, 에너지 분야 전체 배출량이 87%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력생산 부분이 40%를 차지한다. 앞으로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이자 온실가스와 수은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내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를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절약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2015년 12월에 있었던 파리협정은 195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로 한 최초의 세계적 기후 합의다. 1997년에 있었던 교토의정서는 유럽연합 등 37개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었고, 선진국 중에서 온실가스 대량 배출국인 미국은 비준을 거부하였다. 일보, 캐나다, 러시아, 뉴질랜드 등은 잇따라 탈퇴하고 기간 연장에 불참했다. 반면, 파리협정은 선진국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는 가운데, 모든 국가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한다는 선언을 했다. 온실가스 배출 1, 2위인 중국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의 실질적 참여를 끌어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다음 백과)
2018년 10월에 IPCC는 1.5℃ 특별보고서를 발간한다. 파리협정의 목표(지구 온도 상승 1.5℃ 이내로 억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2050년에 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의 순 합계가 0이 되는 상태)을 달성하여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하였다. 2019년 9월에 있었던 기후 행동 정상회의, 11월에 있었던 제25차 기후변화 대응 당사국 총회 등에서 기후위기 행동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120여 국이 기후목표 상향동맹에 가입,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사회 논의가 확산되었다. 전세계적 팬더믹 발생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 인식이 증대되면서 주요국에서는 탄소중립을 공식 선언하고 구체적인 경제·사회 정책을 단계적으로 발표하고 빠른 속도로 기후위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2019년 12월 유럽은 ‘유럽 그린딜’을 발표하여 이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30 감축 목표를 수정(90년 대비 40% → 50%) 법제화하였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포함한 Fit for 55를 발표하였다. 미국은 청정에너지와 저탄소 인프라에 2조 달러를 지원하고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 강화 계획 등을 발표하였다. 중국은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 비중을 2025년에 20%, 2035년에 50%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일본은 해상풍력, 수소 등 14개 중요 분야의 목표와 계획을 담은 그린 성장전략을 발표하였다. 2050년 예산 발전량의 50~6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35년까지 모든 승용차 전동화를 계획하고 있다.
2019년 미국은 그린뉴딜을 발표하였다. 기후위기 대응과 미국 사회 만연한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는 대안이다. 100% 청정에너지 경제를 구축하여 2050년 전에 넷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목표를 보면 ‘공동체와 노동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온실가스 배출 달성, 수백만 개의 고임 일자리 창출과 번영, 경제적 안정 보장, 21세기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와 산업 투자, 깨끗한 공기와 물, 기후와 지역사회 회복력 증진, 건강한 식품, 자연, 지속 가능한 환경,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억압을 멈추고 정의와 형평성 증진’으로 되어 있다. 주요 정책을 보면 ‘전력의 100%를 청정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사용, 청정제조업의 가속화 지속 가능한 농업, 조림, 보전, 자연복원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통해 대기 중 온실가스와 오염 제거, 다른 오염원 확인 제거 국제 협력 등’이다. 그린 뉴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0년 동안 1.7조 달러(2,041조 7,000억 원)를 사용할 계획이다.
유럽은 그린 딜을 발표하였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책이자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되어 있다. 경제성장과 자원 사용의 탈동조화로 2050년 넷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목표를 보면 ‘환경위험과 영향으로부터 시민들의 건강과 삶을 지키며 천연자원을 보호 보존, 더 높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대규모 공공투자와 민간자본이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도록 유인, 모든 전환은 정의롭고 포용적이어야 함’으로 되어 있다. 주요 정책으로는 ‘2030, 2050 기후목표 상향 조정, 친환경 에너지 공급, 청정 순환경제를 위한 산업 변화, 공정하고 건강하고 친환경적 농업시스템, 생태서비스 및 생물 다양성 등’이 있다. 유럽연합은 그린 딜을 추진하기 위해 10년간 1조 유로(1,354조)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폴란드 등 유럽 내 저항은 있지만 탄소국경세, 유럽 기후 정책 세계 표준화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6년간 평균기온이 1.8℃ 상승하였으며 폭염, 한파 등 기상이변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6년 동안 연 강수량은 16.3mm/10년 증가하였으나 강수일은 변동 없는 등 강수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43년간 연안 해수면은 약 8cm 상승하였으며, 제주지역은 22cm 상승하였다. 과거 30년과 최근 30년 비교 시 여름이 길어지고(19일) 겨울이 짧아지는(18일) 지구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세기 말에는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화하여 1.8℃~4.7℃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기준 711백만 톤이며 에너지 분야가 전체 배출량에서 87%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배출원을 보면 산업 54%, 건물 25%, 수송 14% 순이다. 전력생산이 전체 배출량에서 40%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 2019. 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1990~2017년 독일, 영국, 일본, 한국 전력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하면 다른 나라는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우리나라만 계속 소비량과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의 선진국과 달리 출발점이 늦다. 선진국은 전력소비량과 온실가스 발생량이 감소 추세인 상황에서 감축 목표를 정하고 강력한 추진전략을 세웠으나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출발은 한참 늦었는데 같은 시간에 골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전력 등 에너지 기업은 매우 뒤처진 데다가 여전히 구식 에너지 체제에 묶여있다. 화석연료 문명이 붕괴하면서 수조 달러 규모의 좌초자산이 발생하고 있으나 한국은 세계에서 화석연료에 많이 의존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2020년 12월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확정했다.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으로 5대 기본방향과 부문별(에너지 공급, 산업, 수송, 건물, 농축 수산, 탄소흡수원, 이행기반)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2017년 배출량 대비 24.4%를 감축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는 위기 극복과 COVID-19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전략으로 한국판 그린뉴딜을 발표했다. 그린 뉴딜은 사회고용 안전망,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로 되어있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로 경제 전반의 디지털 혁신 및 역동성을 촉진·확산하고, 그린 뉴딜로 경제기반의 친환경·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고, 안전망 강화로 사람 중심의 포용 국가 기반을 만들겠다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사회 부문별 미래상을 보면 전기생산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20년 6.6%에서 2050년에는 56.6%~70.8%로 확대하고, 수송부문에서는 친환경 차를 2020년 3.4%에서 2050년에는 76%~97%로 보급을 확대하고, 산업부문에서는 산업공정을 스마트화하고, 건물부문에서는 신축건물 100%로 제로 에너지화, 기존건축물은 100% 그린 리모델링 이행, 농축산부문에서는 농기계·어선 연료의 전력화·수소화, 저탄소 가축 관리, 폐기물 부문에서는 폐기물 발생 25% 감축 및 재활용비율 90% 달성, 바이오 플라스틱 대체로 되어있다.
정부가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사회 부분별 미래상 발표 내용을 보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2030년 목표는 언급조차 없다. 대량소비체제와 다 배출 산업 규모를 유지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정부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제출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 1·2·3안을 제시하였는데 산업부문에서는 모든 안이 같다. 최근 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통해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에 비용을 물리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고, 미국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담긴 법안이 발의된 상태인데도 산업부문의 태도를 보면 무척 아니하다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 기본법이 발의되어 국회에 올라가 있는데 아직도 논의 중이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전 사회적 전환 노력을 위해 기후위기 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기후위기와 관련된 기본법안 7개가 아직도 논의 중이다.
국가온실가스 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전라북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간접배추량을 포함 2018년 기준 25,881.27톤CO2eq다. 전라북도도 지자체 권한이 있는 감축 분류를 기준으로 2030년 BAU(온실가스 배출전망치) 기준 분야별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2030년에 2015년 대비 27.8%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라북도 탄소중립 기본방향을 보면 에너지 전환 가속화, 미래 모빌리티 전환, 스마트 농생명 기반구축, 탄소중립 상생공감 조성, 신산업육성, 고 탄소 산업구조 혁신, 순환경제 활성화, 도민참여 거버넌스 구축, 공정한 전환 지원으로 되어있다.
구체적 실천과제를 보면 새만금 등에 재생에너지 산업클러스터 조성, 수소상용차, 전기차 등 친환경 그린모빌리티 산업 기반을 구축, ICT 기반 스마트 농장 전환, 생활공간 전체의 생태적 전환을 통해 탄소 중립 달성, 폐기물 에너지화·재활용 활성화 및 감량 문화를 통한 매립 제로화, 그린수소 거점화, 그린바이오 산업화, 노후 산단 그린 산단으로 전환,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구축, 거버넌스를 통한 도민 실천사업 기반 탄소중립 달성, 구조전환으로 축소되는 산업의 사업전환 적극 지원 등으로 되어있다.
전라북도 탄소중립 계획을 보면 대규모 새만금 재생에너지와 수소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무늬만 녹색인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크게 차별성이 없다. 온실가스 배출원의 11%를 차지하는 농업 및 먹거리 분야 탄소중립 전략이 미흡하다.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의 비율은 5%에 불과하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고려할 때 농축산업 분야의 친환경, 유기 축산 비율을 10년 이내 30%까지 늘리고 화학비료, 농약, 항생제 사용을 현행보다 절반 이상 감축해야 한다. 로컬푸드협동조합 등 먹거리 분야는 주체들의 경험과 역량이 충분하게 쌓여 있으므로 사회적경제에 기반한 지역의 혁신 전환 잠재력이 매우 크다. 토양의 탄소저장 효과를 경제적으로 평가해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저장량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면 친환경 농민들에게 온실가스 감축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
전북은 농업과 축산업 폐기물처리시설과 연계한 그린 수소 생산 시스템 구축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가축분뇨처리시설,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야 한다. 산업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통해 클린 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수소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지와 사용처가 같은 수소 충전소와 발전 운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폐기물 에너지화가 매립과 비교해 2배~6배 정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지역의 고질적인 환경 현안인 가축분뇨 및 하수처리시설, 쓰레기 고형연료 등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그린 수소를 중심에 배치해야 한다.
모두가 반대하는 ‘똥 공장’ 어떻게 할 것인가. 가축분뇨가 자원이라고 주장하려면 환경 위해성을 줄이고 농촌 지역의 삶의 질 확보에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축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축사 시설이 모여 있는 곳부터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설치해야 한다. 독일처럼 자가 시설이나 협동조합 등 공동체 방식 등 환경피해가 적은 소규모 방식으로 추진도 가능하다.
신규조림, 흡수원 복원 등 탄소흡수원 확충을 해야 한다. 미세먼지 차단 숲, 도시바람 길 숲을 조성해야 한다. 고창 갯벌 세계자연유산 지정, 새만금 해수유통 예정을 반영한 새만금 내 수라 갯벌 및 해창 갯벌들 복원해야 한다.
익산시는 도시공원에 민간특례 아파트를 짓고 있는데, 전주시는 전부 사들인다고 하였다. 모인공원과 수도산공원, 팔봉공원 등 5개 공원을 개발해 아파트 7천5백 가구 정도가 공급될 예정인데, 지역 부동산 시장은 벌써 들썩거리고 있다. 환경단체는 도심 녹지 확보 방안으로 민간특례 방식을 도입했지만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없었고,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우려된다고 말한다. 수원시나 광주 같은 경우에도 똑같이 민간특례를 하지만 광주 같은 경우에는 아파트 용지를 전체 공원면적에서 9.7%로 떨어뜨렸고, 수원은 11%로 하였다. 하지만 익산시는 최대치인 30%를 허용하였다.
만경강 하천 공간을 특별 및 일반보존지구 지정을 확대해야 한다. 완주군과 전주시는 일부 구간을 낚시, 야영 등 금지 행위 구간으로 공동 지정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만경강을 관리해야 한다. 만경강은 탄소흡수원이다. 하천관리 주체가 환경부로 이관되고 유역 주도형 물관리로 바뀜에 따라 정부의 예산 지원을 끌어내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마련되었다. 전주, 완주, 익산, 김제의 상생 협력의 모델로 자리할 수 있다.
만경강을 조사한 결과 황새, 두루미,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16종과 희귀조류 3종이 발견되었다. 한때 최악의 수질을 보였던 만경강은 새만금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되면서 이후 대규모 하천 정비사업으로 생태계와 수질이 대폭 개선되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초 생물 다양성이 높고, 생태 경관이 뛰어난 만경강 중상류 구간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익산시가 수변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익산 수변도시가 착수되면 만경강 유역의 다른 시군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자칫 난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탄소만 줄이면 된다는 식이 논리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면 기존 삶의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탄소 감축에 더해 지구·자연의 역량을 넘어서 소비하고 성장해온 인류의 생활방식을 바꿔야 기후·생태 복합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조효제 교수. 2021년 경향포럼)
에너지 전환으로 타격을 입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정책과 함께 ‘기후위기는 인권문제’라는 시각으로, 시민들이 결정권을 갖는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민들로부터 지혜를 구해야 한다. 뉴딜은 노동자, 시민의 권한 증진과 사회안전망 확대를 수반해야 한다.
위기가 곧 위기의 해결책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 비로소 우리의 행동습관을 바꾸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 (그레타 툰베리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