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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1637
모르고 지나치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둘레에 토박이말을 살려 쓴 이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름들을 모아 보고, 그런 이름을 지은 분들을 추어 올려 드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뜻 깊은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1. 더좋은집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 있는 높무리집(아파트)이름입니다. '
원창건설'에서 지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집 짓는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옆에 '밝은집'도 있었답니다.
2. 돌실나이
고쳐 지은 우리옷(생활한복) 가게 이름입니다.
전남 곡성 돌실(석곡)에서 만든 것으로
으뜸 삼베 하면 '돌실'이고 돌실에서 낳았다 하면 알아주었다고 합니다.
돌실+낳이>돌실나이
3. 수레와 바퀴
'수레(차)를 고쳐 주는 가게 이름입니다. 바퀴도 손봐 준다는 것 아시겠지요? '
00카센타'라는 이름이 많으 쓰이는데 남다른 생각을 하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4. 금난새
'난새'='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이랍니다.
이 분의 아버지 금수현 선생님은 아이들 이름을 토박이말로 지어 한글로 신고하신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음악 시간에 쓰는 '높은음자리표, 낮은음자리표,
도돌이표, 으뜸화음, 버금화음, 딸림화음', '가장조' 같은 갈말을 토박이말로 바꾸신 분입니다.
금난새 선생님에 따르면 '금난새'라는 이름이 한글로 신고된 첫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더 뜻깊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5. 누비자
창원시에서 만들어 두루 타고 다니는 자전거의 이름이랍니다.
이 말대로 요즘 창원 사람들은 이 누비자를 타고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닙니다.
이보다 앞서 수레 이름으로 '누비라'가 있었다는 것도 잘 아시죠?
그렇게 좋은 이름을 가진 수레가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태어난지 두 돌을 맞은 '누비자'는 창원 사람들이 아주 아주 좋아한답니다.
'누비자'가 창원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래 오래 쓰이길 빌어 봅니다.
6. 숲속 자람터 어린이집
창원시 내서읍에 자리잡고 있는 어린이집입니다.
오늘 창원 MBC 라디오를 듣고 알았습니다.
어린 새싹들에게 모내기, 벼베기, 벼훑기를 해 보게 함으로써
먹거리의 종요로움을 몸소 깨치도록 한다고 합니다.
훑개로 벼이삭을 하나하나 훑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에서 좋은 가르침을 받아 좋은 어른으로 자랄 거란 생각이 듭니다.
7. 누리마루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으며,
2005년 11월, 제3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이 열린 곳입니다.
누리(세상, 세계)+마루(꼭대기)로 여러 나라에서 으뜸으로 높은 사람들이 모임을 한 곳이라는 뜻으로
참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8. 온누리/이세돌
하고 있는 일과 참 잘 어울리게 지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람 가운데 일간스포츠 기자이신 '온누리'님,
그리고 일삼아 바둑을 두는 '이세돌'님이 있습니다.
9. 소섬바라기
북제주군 우도면 연평중학교 뒷편 생선조림(小)집 이름입니다.
해바라기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지만, '해+바라기'의 구조로 돼 있습니다.
해바라기의 동음이의어는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을 말하는데,
여기에 착안해 "소섬+바라기"로 지었습니다.
'소섬'이란 '우도'로 알려진 성산일출봉 옆의 섬인데, 우리말로 풀이하면 소섬입니다.
소섬(우도)에 놀러 가면 '소섬바라기'에 가서 식사하시죠?
10. 들뫼바다
들, 뫼, 바다에서 나온 먹거리만 만들어 주는 밥집이랍니다.
2004해 한글학회에서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기도 했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4-5 아크로폴리스빌딩 1층에 있으며
번 돈을 쪼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한다고 합니다.
가까이 있는 분들 많이 가셔서 몸에 좋은 밥도 드시고 남을 돕는 데도 보탬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가게 이름처럼 좋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 해 주시는 밥 참 맛있겠지요?
11. 나무별의 슬기주머니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1479-1 웅신시네아트 A동 4층에 있는 미술학원이랍니다.
2009 부산 동아대학교 국어문화원에서 준 아름다운 가게 이름에 뽑히기도 했답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별'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슬기주머니'를 더한 말로,
여기서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은 남다른 솜씨를 뽐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예쁜 이름을 누가 지으셨는지 참 궁금합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1479-1 웅신시네아트 A동 4층 411호
12. 그림과 테두리
무슨 가게 이름일까요? 바로 알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림이나 글에 테두리를 해주는 곳 흔히 '액자'라고 하지만
이 가게 이름에는 '액자'라는 말이 없어도 무슨 일을 하는 집인지 바로 알 수가 있네요.
경남 진주시 신안동 755-7에 있는 가게입니다.
온나라를 다 뒤져도 이 이름을 걸고 있는 가게는 이곳뿐입니다.
그림이나 글에 테두리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찾아 가셔서
좋은 가게 이름을 지으셨다고 많이 추어 올려 주세요~
13. 논두렁밭두렁
"우리집 제일 높은 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라는 노랫말을 가진
'다락방'이라는 노래를 부른 노래패 이름이 '눈두렁밭두렁'이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도 많이 없을 것입니다.
요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이름과 견주어 보면 참 많이 다르지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라디오 풀그림을 이끄는 사람이 '어니언스'라는 노래패가 있었는데
한 때 다른 나라말로 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할 때 '양파들'이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엄청 웃기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이름이란 것이 뜻만을 담는 것이 아닌 소리결도 생각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니언스'는 좋은데 '양파들'은 웃기다고 여기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찾아보니 '논두렁밭두렁'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많습니다.
'밥집', '술집', '어린이집', '쌀'이름이 있네요.
모든 분들이 다 좋아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런 이름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런 곳들을 자주 찾아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3. 한구자리 채울
경남 하동에 사는 여러 겨레 사람들의 나눔 장사 동아리(마을기업)로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도우며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채워가자"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하동공설시장에 있으며 지난 1월 17일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대통밥․하동골동반(비빔밥)․산나물 반찬을 주는 밥집과
여러 가지 차를 파는 찻집으로 꾸려지며,
장날이나 다른 행사 때는 여러 겨레 먹거리, 볼거리, 재밋거리도 보여 줄 것이라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도시사람들이 고향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누리그물장터(인터넷 쇼핑몰)를 마련해서
봄(나물․매실․녹차), 여름(메밀면․소면), 가을(감․밤․고추), 겨울(된장․고추장),
철따라 나는 먹거리도 판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해서 번 돈으로 결혼이민여성의 일자리 잡기 도움을 비롯
홀로 사시는 어르신, 한어버이집(한부모가정) 같은 곳에 반찬과 밥을 주는 일도 할 거라고 하네요.
하동 가시는 걸음 있으면 '한구자리 채울'을 찾아 주시면 좋아하겠죠?
14. 미음이 이응이, 소리모아 사랑
지난 엿날(토요일) 아침마당에 나온 아이의 이름이 '최미음, 최이응'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 풀이는 이랬습니다.
'미음'이는 글자모양처럼 반듯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응'이는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지었답니다.
참 좋은 풀이와 이름이다 싶었는데 바로 글을 쓰지 못해서 이제야 올립니다.
같이 나온 '노래 모임'이름은 '소리모아 사랑'이었습니다.
똑똑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 소리를 모아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러고 보니 '아침마당'이란 풀그림 이름도 토박이말입니다.
여러 가지로 저를 웃음 짓게 만들었던 이름들입니다.
15. 춤추는 머리나라/빗과 가위소리
마실을 나갔었습니다.
한 바퀴 돌다 보니 창원대 앞 가게들이 늘어 서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름들이 있었지만 남다른 이름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이 갔던 사람들한테 어떠냐고 물었더니 여느 가게 이름과는 다르다고 했습니다.
'춤추는 머리나라'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신나게 춤을 추듯 머리를 잘라 준다?
아니면 머리를 멋지게 만들어 줘서 손님들이 춤을 추게 되는 가게?
혼자 뜻을 생각해 보았지요. 들어가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저로서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가게 이름을 보고 머리를 잘라주는 가게 이름으로 뭘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머리를 자를 때 꼭 있어야 할 '빗'과 '가위'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누리그물에 '빗 가위'를 찾아 보니 뜻밖에 '빛과 가위소리'라는 가게가 서울에 있었습니다.
이름을 지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
또 그렇게 지은 이름이 쉽고 기억하기 좋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머리하는 날'이란 가게 이름도 본 적이 있네요~
16. 어울림누리
아무개 학교에서 체육관을 지었는데 좋은 이름을 찾는다는 기별을 받고
저도 이름을 하나 생각해서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마당이라는 뜻으로 '어울마당'이라고 지어 봤습니다.
그런데 체육관 이름은 학교 이름을 앞에 넣고 '00체육관'이라고 붙였습니다.
저는 아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토박이말 이름을 낯설어 하니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멋진 이름을 지어 부르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양시에서 세운 '어울림누리'입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779-4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누리(세상)'라서 가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큰 이름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작은 곳들의 이름도
별무리경기장, 얼음마루, 꽃우물수영장, 몸과마음닦음터,
어울림극장,별모래극장, 별따기배움터 같이 예쁘게 지었습니다.
어떤 분들이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그 분들을 높이 추어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더 많은 곳에 이런 예쁜 이름들이 붙여지길 바라는 마음을 글에 가득 담아 봅니다.
4344. 3. 30. ㅂㄷㅁㅈㄱ
17. 참밥
집에 들어오는 데 문앞에 붙은 알림종이 하나.
버릇처럼 툭 떼어서 종이 모으는 곳에 넣으려다 스치듯이 보이는 이름은
'찬밥'. 앵? 다시 보니 '참밥'이었습니다.
어디 밥집이 새로 생겼나 생각하고 읽어 보니 몸에 좋은 먹거리를 파는 가게랍니다.
걱정없이 '참밥'을 먹을 수 있게 토박이 먹거리를 판다고 합니다.
어떠세요? 저는 참 좋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누리그물에 찾아 보니 다른 곳에는 없고 제가 사는 창원에서 처음 여는 가게인데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몸을 만든다'는 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좋은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믿을 수 있는 참먹거리를 주는 좋은 가게로 돈도 많이 벌기를 바랍니다.
18. 그리고 만들고
제가 사는 높무리집은 나들문이 두 곳에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문으로 나고 들다 보니 다른 문으로 갈 일이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쪽 가게에 갈 일도 가게 이름을 볼 일도 없었지요.
어제 고쳐 달라고 맡긴 옷을 찾으러 갔다가 놀라운 이름을 봤습니다.
“그리고 만들고”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가게, 무슨 가게일까요?
얼른 알아차릴 수가 있는지요?
저는 얼른 알아보고 이런 이름을 가진 가게가 가까이 있었다는 데 놀랐습니다.
좀 일찍 알았더라면 우리 아이들을 이곳에 보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에 그림을 배우고 싶다면 꼭 보내고 싶은 곳입니다.
창원시 성주동 유니온빌리지 앞쪽 나들문 가까이 있는 그림배움집입니다.
19. 해나루/해따지
고장마다 제 고장에서 나오는 온갖 먹거리들에
좋은 이름을 붙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많이 팔리기도 하고 적게 팔리기도 하겠지요.
많은 곳에서 다른 나라 말이나 한자말을 가지고 이름을 붙이는데
얼른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있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충남 당진군에서 낳은 쌀의 이름을 ‘해나루’라고 지었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나루’라는 뜻으로 예부터 나루였던 ‘당진’을 뜻하기도 하고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도 있다는 걸 자랑도 하는 뜻도 담았다고 합니다.
참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남 거창군 고제면에서 나오는 먹거리들은
‘해따지’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고 합니다.
‘해’와 ‘따다’에서 가져온 ‘따지’를 더한 말이라고 합니다.
‘해를 따 담은 먹거리’니 걱정말고 먹으라는 숨은 뜻을 알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토박이말로 된 먹거리 이름들이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이름들 나누어 알려주세요~
20. 참바다 횟집
저녁 모임이 있습니다.
지난 해 같이 일을 했던 사내들이 얼굴 보자고 기별이 왔지요.
그런데 모이는 횟집 이름에 ‘사시미’가 들어 있네요.
많고 많은 말 가운데 하필이면 그 말을 넣어서 지었을까 싶습니다.
살고 있는 동네 횟집 이름들을 찾아보니 좋은 이름들이 많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참바다 횟집’입니다.
여러 가지 뜻을 담을 수 있겠지만
‘맑고 깨끗한 바다 가운데 바다’라는 뜻의 ‘참바다’란 뜻을 담았을 듯합니다.
그 밖에도 ‘회사랑 횟집’, ‘푸짐한 횟집’, ‘바다 회나라’, ‘산고기 횟집’,
‘바다속으로 횟집’ 같은 좋은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21. 온터
어제 진주에 갈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남가람을 따라 난 길을 달리는 데 못 보던 가게가 보였습니다. 이름은 '온터'라는 말만 보였습니다.
수레를 세울 수 없어서 그냥 지나쳤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문화예술그룹'이라고 합니다.
'그룹'이라는 말보다 '동아리'라고 했으면 좋겠다 싶지만 제가 지은 이름이 아니니 어쩔 수 없습니다.
'온터'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 '봉사동아리', '부동산', '출판사', '조경회사'도 있네요.
저처럼 이렇게 오가다 눈에 띄는 좋은 이름들 있으면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22. 피우미
지난해 하나가 된 창원시는 창원을 나타내는 것들을 마련해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창원을 나타내는 사람으로 ‘피우미’라는 걸 만들었답니다.
시꽃인 벚꽃의 모습을 닮았으며 새롭게 하나가 된 창원시에서
많은 사람들의 바람을 ‘꽃피우는 길라잡이’ 구실을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창원’하면 ‘피우미’를 떠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3. 먹돌/ 밝은빛 누리예
지난 이레 제주섬에 갔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다른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가장 눈에 들어온 말은 '현무암'과 같은 뜻을 가진 '먹돌'이었습니다.
까막돌도 아니고 검정돌도 아닌 '먹돌'이란 말이 돌 빛깔을 참 잘 드러내는 말이라 느껴졌습니다.
여느 이름과 다른 가게 이름도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띈 이름은 '밝은빛 누리예'라는 집이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광평리 97에 있는데 차도 팔고 밥도 파는 듯했습니다.
수레를 타고 지나면서 봤기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가 봐야겠습니다.
24. 하나로 국밥
제주섬 제주시 건입동 1310-2에 있는 국밥집 이름입니다.
'국밥'이라는 것이 '국'과 '밥'을 '하나로' 만든 것이지 않습니까?
국밥집에 가면 '국'과 '밥'을 '따로'주는 '따로국밥'도 있지요.
그래서 딱 와 닿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집에도 들어가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누리집에 찾아 보니 '제주 맛집'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집이더라구요.
좋은 이름에 맛까지 좋다면 장사는 물어 보지 않아도 잘 되는 거겠죠?
25. 빛과 소리
아이들이 다니는 배움터에 한마당 잔치가 있다고 해서 갔을 때 본 것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잔치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밤에 잔치가 있었기 때문
(밤에 어버이와 함께 하는 별밤 운동회는 이곳에서는 알려진 잔치임)
에 미루지 못하고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더라구요.
밤에 있을 잔치 채비를 해 놓고 비를 맞지 않도록 가려 놓은 불빛과 소리통이 보이고
그 옆에 수레가 하나 있었는데 '빛과 소리'라는 이름이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잔치를 하는데 꼭 있어야 되는 불빛과 소리를 맡아 주는 가게 이름으로
'빛과 소리'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누리그물에 찾아보니 창원시 대방동에
음악과 미술을 가르치는 학원 이름에 '빛과 소리 배움터'라는 곳도 있네요.
26. 맛있는 그릇가게
경기도 여주군에는 예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묻혀계시기에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아무래도 더 강하겠지요.
여주군의 유명한 강변사찰인 신륵사 입구에는 도자기 갤러리가 몇 곳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어려운 한자 이름을 가진 가게들도 있고,
토박이말을 이용해 예쁜 이름을 지은 가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맛있는 그릇가게'는 이름 자체에서 많은 느낌을 주는 예쁜 이름으로 손꼽힙니다.
그릇이 맛있다니... 하지만 그릇에 음식이 담기는 순간 맛있는 그릇이 되겠죠.
간판도 아주 예쁩니다. 한글 손글씨(캘리그래피)를 쓰는 정민세님의 작품입니다.
간판 옆을 장식하고 있는 그릇들도 역시 정민세 작가의 붓터치로 그려진 그림들입니다.
27. 한살림
제가 다른 데 마음을 쏟는 동안 '큰그릇'님께서 좋은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오늘은 좋은 먹거리,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나눠 먹으면서
모든 살이(생명)를 살리고자 하는 '한살림'이란 동아리 이름을 알려드립니다.
'한'은 '크다, 함께'의 뜻을 담고, '살림'은 '살려낸다'는 뜻으로
'모든 살이(생명)을 살리고자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1986년에 첫걸음을 뗀 뒤 모두 23만이 넘는 집이 모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파는 먹거리는 다른 곳의 먹거리보다 조금 비싸기는 합니다.
하지만 땅과 하늘 사이 모든 살이들을 살리는 데 뜻이 있는 분들은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좋은 뜻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이름도 좋죠?
28. 햇살 담는 어린이집/햇살 담는 아이들 어린이집
엊그제 아침 일터로 가는 길 노란 수레 옆에
길게 붙은 '햇살 담는 아이들 어린이집'이란 이름을 보고 참 괜찮다 싶어 얼른 적어 두었었습니다.
좋은 토박이말 이름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올릴 참이었지요.
그러다가 서울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참으로 비슷한 이름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름은 '햇살 담은 어린이집'이었으니까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라 예쁜 이름을 지으려고 마음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린이집 이름들이 다 예쁘긴 합니다.
'햇살마루, 고운햇살, 햇살나무.....' 예쁜 이름들 더 많이 알려주세요~
29. 신고메고
2001년 한글학회 진주지회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던 신발과 가방 가게 이름입니다.
그때 이름 참 잘 지었다고 하는 사람들, 좋은 이름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참 많았었습니다.
장사도 잘 된다고 했었는데 어느새 가게가 없어져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진주에서는 없어졌지만 부산 해운대, 경기도 이천에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신발 신고 가방 메고'라고 해도 괜찮았겠지만
'신고'와 '메고'를 떼어 내서 뒤풀이 되도록 하면서 가락도 느껴지게 한 참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 '신고벗고메고입고'라는 말도 만들어 쓰이더군요.
좋은 이름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30. 에나 만나
2002년 한글학회 진주지회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던 만두 가게 이름입니다.
'정말'이란 뜻을 가진 말로 진주사람들이 즐겨 쓰는
'에나'에다 '맛나'에서 온 '만나', '만나다'에서 온 '만나', '맞다'에서 온
'만나'를 아울러 나타내는 '만나'라는 말을 결합해서 만든 가게 이름이라고 합니다.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31. 꿈에 그린
서울 가는 길. 흔들리는 수레 안에서 잠을 자다가 어디쯤 왔을까 싶은 생각에
눈을 뜨고 본 밖에 보인 높무리집 이름이 '꿈에 그린'이었습니다.
용인 못미처 어디였는데 그 집을 지은 회사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 이야기로 말밥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이름은 잘 지었다 싶습니다. 꿈에 그린 집이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죠?
이름처럼 좋은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면 좋겠습니다.
32. 대게 좋은 날
지난 이레 서울 가다가 본 가게 이름입니다. 대게를 파는 집이라는 것은 잘 아시겠죠?
'아주 몹시'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 '되게'와 소리가 비슷하여
'아주 몹시 좋은 날'이라는 뜻으로도 새길 수도 있고
'대게가 좋은 날'이란 뜻도 담고 있어서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되게'는 '되우'와 같은 말입니다.
경기 용인, 경남 진주, 경북 영덕, 광주에도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네요.
33. 김 한빛나리/슬옹/두루한
한글갈모(한글학회) 가지모(지회) 이끔이 모임에 갔다왔습니다.
이끔이님(회장님)이 안 계서서 대신 갔다왔습니다.
큰비로 어수선한 서울로 가면서 모임이 있는 곳까지 탈없이 갈 수는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갔습니다.
하지만 저를 반기듯 하늘은 비를 그쳤고 올 때까지 걱정할 만큼 많은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뵌 살림이(총무부장)님의 이름이 참 좋았습니다.
'한빛나리'. '크게 빛나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한글갈모의 살림을 잘 살고 한글갈모가 더욱 나아지게 해서
그 분의 이름도 크게 빛나리라 믿습니다.
또 한글갈모에는 '슬옹(슬기롭고 옹골찬)님과 두루한(두루 하나 되자?)님도 있습니다.
토박이말 이름을 갖고 계신 분들이 더욱 잘 되고 훌륭한 일을 하실 때
토박이말로 이름을 짓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질 것입니다.
여러분 둘레에 좋은 이름을 갖고 계신 분들 좀 알려주세요~
참, 토박이말 이름을 지어 쓰신 분 가운데
'밝한샘(밝고 큰 샘)'님도 있다는 것 알려드립니다~
34. 늘채움
경상남도개발공사 사보 이름이 '늘채움'이랍니다.
'새롭고 반가운 기별들로 늘 채운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리집에 들어 가 봐도 뜻을 풀어 놓은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제가 생각해 본 것입니다.
'늘채움'을 누리그물에서 찾으면 높무리집(아파트) 이름에도 있고,
배움터 이름, 밥집 이름, 약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일들만 늘 채우는 높무리집', '알찬 배움을 늘 채우는 배움터',
'맛있는 먹거리를 늘 채운 밥집', '몸에 좋고 병을 낫게 하는 것으로 늘 채운 약'
모두 다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35. 모두다오리
'모두다오리'입니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장선리 496 에 있는 오리집이름입니다.
'모두 다 오리만 있는 집에 오리를 드시러 모두 다 올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같은 말을 써서 기가 막히게 잘 지은 이름이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뒤에 '식당'만 붙인 가게가 있는데
아마도 같은 이름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36. 따로 또 같이
"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
봄바람에 나부끼는 언덕 저 편 아지랑이...
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
푸른 물결 흰 파도 곱게 물든 저녁노을..."
이런 노랫말을 가진 노래를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님의 사랑은'이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따로 또 같이'입니다.
요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모여 붙인 이름과 참 많이 다르지요.
저 마다 빛깔을 가지고 살되
둘레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도 담을 수 있고,
따로 따로 노래를 부르지만
그게 어울려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는 뜻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좋은 이름입니다.
37. 새미골 모꼬지
지난 이레끝 가시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칼국수집 이름입니다.
그림에도 보이듯이 바지락 칼국수와 바지락 지짐, 소주와 막걸리만 차려 내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비도 꼽꼽하게 오는 날이었는데 칼국수와 지짐이 어찌나 맛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경남 진주시 장재동 284에 있는 이 집은
처음에 시인이자 경상대학교 교수를 하신 강희근 선생님께서 지어 주셨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칼국수집이 자리한 곳이 '새미골'이요,
모꼬지(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를 하는 사람들이 그곳을 많이 찾으니
딱 맞는 이름입니다.
38. 나들목 칼국수
아내와 마실을 나갔다 본 칼국수집 이름입니다.
버스가 마지막에 닿는 곳 앞에 있어서
하루에 많은 버스가 나고 드는 곳으로서
자리한 곳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싶었습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양동 44-9 (대방 버스 종점)에 있습니다.
아직 가서 맛을 보지는 못했는데 자리에 어울리는 좋은 이름을 지었고
많은 기사님들이 칼국수를 드시면 장사는 안 봐도 잘 될 거라 믿습니다.
39. 새색시 시집오는 날
수레를 타고 지날 때는 보이지 않던 가게 이름들이 걸어서 가 보면 눈에 확 들어와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이 가게도 아내와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본 것이랍니다.
"국수집인데 왜 새색시 시집오는 날이지?"라는 제 물음에
아내가 "시집 장가 갈 때 국수 먹여 달라고 하잖아요." 참 기가 막힌 이름이었습니다.
제 집 가까이 이렇게 좋은 이름의 가게가 많아서 참 좋습니다.
가서 먹거리 맛볼 곳도 많아졌습니다.
40. 키큰나무 작은풀숲
진주 갈 일이 있어 갔다가 동무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아쉬울 때 도움만 받고 고마운 마음을 밥 한 끼로 다 갚을 수는 없지만,
훌쩍 자란 아이들도 보고 맛있는 먹거리도 먹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곤드레나물밥을 먹었죠. 맞는 말인지 모르지만
'곤드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술을 취한 사람처럼 흐느적거린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처음 먹어 본 곤드레밥을 김에 싸 먹는 맛이 좋았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만난 '키큰나무 작은풀숲'은 2009 한글학회 진주지회에서 한글날을 맞아
아름다운 가게 이름으로 뽑혀 보람을 달아 준 곳이기도 해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진주시 금산면에 있는 찻집으로 차뿐만 아니라 맛있는 먹거리를 같이 팔고 있으며,
가게 앞 마당을 나무와 풀로 예쁘게 꾸며 놓아서
그걸 보면서 뭘 먹으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싶습니다.
41. 고운손누리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이 있었습니다. 화장품을 알리는 종이였습니다.
이게 왜 여기 있어 하면서 아내에게 물었더니
"이름을 참 예쁘게 지어서 당신 보라고 올려 놓았지."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이건 참으로 남다른 이름들이 많았습니다.
여느 것과 참으로 다른 이름들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본 것이 '고운손누리'입니다.
손에 바르도록 만든 것인데 이름에 잘 담겨 있지요? 손을 곱게 해 준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자연의 벗에서 만든 것인데 앞으로 이 일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이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길 빕니다.
42. 참이슬모아담아/꽃구름
우리들 입과 귀에 익은 '스킨'과 '로션'은 우리말이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이름도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것들이 거의 다인 요즘
참 반가운 이름들로 저를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주)자연의 벗에서 만든 살결물(북녘에서 쓰는 말) 이름이 '참이슬모아담아'와 '꽃구름'입니다.
이슬을 모아 담아 살결에 바르는 분들 살결이 꽃구름처럼 활짝 피어나면 참 좋으시겠다 그죠?
43. 보리돌/우리아기몸에/아기바라기
'보리돌'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아마 처음 들으셨을 겁니다.
'맥반석'이란 말을 많이 쓰는 까닭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맥반석'이란 이름이 생긴 모양새가
'보리밥을 뭉친 것'과 비슷해서 그렇게 된 거라는 것입니다.
이 보리돌은 물을 맑히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이 돌을 얼굴에 바를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은 거의 모두 '맥반석'이란 이름을 썼는데
'자연의 벗'에서는 '보리돌'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남다르지 않습니까?
아이들 몸에 바르는 것은 '우리아기몸에', '아기바라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이름에 아기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오는데 저만 그런가요?
44. 공때리네
진주에 볼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눈에 띄는 가게 이름이 있었습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가 얼마 동안 내리막을 걷던 당구장이
요즘은 또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이름도 '공때리네'로 시청 옆 네거리에 있어서 손님이 많이 오지 싶었습니다.
45. 알딸딸
시골 갔다가 와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옆에 있던 아내가
"술집이름이 알딸딸이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괜찮다 싶어서 집에 와서 찾아 보니
제가 사는 곳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술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전주, 광주, 익산, 순천, 여러 곳에 이 이름을 걸고 술을 파는 곳이 많은 걸 알았습니다.
남다른 이름을 가진 것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다는 걸 아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말합니다. 술은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게 좋지 않다고, 알
딸딸하게 기분 좋을 만큼 마시고 집으로 가는 분들만 이 술집에 가지 않을까요? 장사 잘 되길 빕니다.
46. 뜰아래채
함께 배우는 배움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스무 사람이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잡아 두었었습니다.
여러 가지 반찬과 돌솥밥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어서 맛있게 먹었지요.
맛난 점심을 먹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여러 사람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의 이름이 '뜰아래채'입니다.
'뜰아래채'는 '몸채에 딸려있는 다른 집채'를 뜻하는 말이지만
우리 먹거리집(한정식집)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소릿결이 예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 3, 부산 2, 대구, 강원, 경기, 경남에 아홉 곳이 이 이름으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나시다 이런 이름을 한 곳을 보시면 들어가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이름만큼 좋은 먹거리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47. 꿀꿀해봐
무슨 가게 이름일까요? 얼른 떠오르시죠?
창원 들머리에 있는 돼지 고기집 이름입니다.
마치 돼지에게 말을 거는 듯한 것이 재미가 있습니다.
언제 고기 맛도 보고 어떻게 이름을 지었는지 물어 보러 가야겠습니다.
48. 온배움터
경남 함양군 백전면 469에 있으며 2003해에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꽃등 만든 대안 대학인 녹색대학이
2008해 고친 이름이 '온배움터'입니다.
온누리와 사람을 섬김과 모심의 마음으로 배움터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절로 그러함(자연)에 가까운 배움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마음이 가시는 분들은 누리집(http://www.green.ac.kr)에 들러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온배움터처럼 다른 배움터 이름들도 새롭게 고치는 날이 머지 않아 오겠죠?
49. 새까만 꿀꿀이
'한우'와 짝을 이룬다고 '한돈'이란 이름을 지어 쓰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 이름과 견주어 봤을 때 '새까만 꿀꿀이'는 어떻습니까?
'흑돼지'라는 말이 익어서 그렇게 많이 부르고 쓰지만
'새까만 돼지', '검정 돼지', '까망 돼지'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진주시 인사동에 있는 '새까만 꿀꿀이'는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네요.
50. 들꽃 뫼꽃 피는 절
시골 가서 가을걷이를 한 것을 집 안에 들여다 놓고 오는 길.
제 눈길을 끈 알림판이 있었습니다.
바로 '들꽃 뫼꽃 피는 절'이라는 나무빛깔의 크지 않은 알림판이었습니다.
틀림없이 더 큰 알림판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둘레를 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문수사'라는 절인데 '꽃'으로 널리 알려진 절이더라구요.
'00사, 00암'이 아니고 그렇게 절을 알리는 곳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다시 오는 봄에는 살붙이들과 꼭 가서 꽃구경 실컷 해 보고 싶습니다.
51. 아이뜰 어린이집
진주로 가려고 나선 길. 집앞 길에서 어린이집 수레를 봤습니다.
'아이뜰 어린이집'이란 이름을 붙이고 앞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반가워서 찰칵 찍어 볼까 생각도 했지만 수레를 몰고 있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와서 누리그물로 찾아보니 같은 이름을 쓰는 어린이집이 예순 곳이 넘네요.
좋은 이름이기때문에 여러 곳에서 같이 쓰는 것이라고 봐도 되겠죠?
'아이들이 뛰노는 뜰'이 있는 어린이집이 그려집니다.
52. 열린글터
경북큰배움터에서 있었던 갈모임에 갔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배움터를 한 바퀴 걷는데 눈에 들어온 이름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열린글터'였습니다.
위에 작은 글씨로 '생활 도서관'이라고 써 놓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누리그물을 찾아보니 강원도 정선에 책가게 이름이 '열린글터'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누리집에서 아무나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는 곳도 '열린글터'라고 하니
사람들이 좀 헷갈리기도 하겠다 싶습니다.
53. 하늘 아래 첫단감
아침에 소리통에서 들리는 기별들 가운데 제가 사는 곳에서 단감 잔치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이 이레끝(22-23날)에 열린다고 합니다. 알고 있었는데
아침에 기별을 듣고서야 우리 고장에서 나는 단감의 이름이 '하늘 아래 첫단감'이라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하늘 아래서 처음으로 따는 단감이란 뜻도 담을 수 있고,
그 단맛이 첫(으뜸)째라는 뜻도 담을 수 있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감 사러 가셔서 '하늘 아래 첫단감'을 보시거든 이 글을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54. 작은 손 큰 그림
어제 서울에 갔었습니다.
제 눈에 쏙 들어온 이름이 '작은 손 큰 그림'이었습니다.
무슨 가게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고,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사리같은 작은 손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그 값어치는 어른들이 그린 그림 못지 않게 크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늘품을 생각한 좋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55. 빨간여우(손톱 이야기)
어제 큰 아이 침을 맞히러 장유에 갔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늘 지나던 길이지만 수레를 멈춘 곳에
빨간 바탕에 하얀 글씨로 된 '빨간여우'라는 가게가 보였습니다.
옷가겐가 하고 보니 손톱을 다듬고 예쁘게 해 주는 곳이더라구요.
그 옆에 작게 쓴 '손톱 이야기'가 무엇을 하는 가게인지를 알려 주더군요.
먼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빛깔과 말이 좋고, 그 아래 무슨 가게인지를 풀어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왜 여자를 여우에 빗대는지 잘 모르지만 '빨간여우' 여자분들과 아랑곳한 곳이라는 느낌이 오시죠?
56. 배 흙
오늘 일터에서 만난 반가운 이름입니다.
옆사람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보게 된 이름종이(명함)에 적힌 이름이 '배흙'입니다.
저는 아직 만난 적이 없지만 제가 잘 아는 분이 꾸려 가시는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일꾼이더라구요.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하시는 일이 '흙'과는 좀 멀지만
뿌린만큼 흘린 땀만큼 고스란히 돌려주는 흙처럼 살아가라는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터에 찾아가 이름에 담긴 뜻을 물어 봐야겠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진 분들 참 부럽습니다.
57. 한누리
진주에 갈 일이 많아서 자주 갑니다. 시골 집에 갈 때도 자주 지나가는 길가에서 본 이름입니다.
'문화공간'이라는 말이 작게 붙은 걸로 봐서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크다', '누리=세상'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하나'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는 말이지 싶습니다.
누리그물을 찾아보니 진주에서 여러 해 앞부터
어린이와 푸름이(청소년)들의 마당을 여러 차례 열어 주는 일을 하고 있네요.
푸름이들의 새로운 얼움보람(문화)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58. 밥 한 그릇 뚝딱
아이들과 함께 가게에 갔습니다.
여느 가게와 다르게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을 적게 써서 녀름지은 것들을 파는 가게였지요.
몸에 좋은 걸 먹이자는 생각에서 자주 가는 곳이긴 합니다.
저는 무엇을 파는가 하는 것보다 그 가게에서 파는 것들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잘 지은 이름들이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번쩍 들어 온 것이 ‘밥 한 그릇 뚝딱’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아침 반찬이 마땅하지 않아서 가끔 먹인 적이 있는 것이기도 한데
다시 보니 참 이름이 좋다 싶었습니다.
이것을 넣고 스윽 비빈 밥 맛이 그런대로 먹을 만한 걸 넘어
맛있게 뚝딱 먹어 치울 수 있을 만큼 맛있다는 걸 이름으로 말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59. 한창클때
위에 알려 드린 것과 같은 가게에서 본 것입니다.
무슨 먹거리 이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를 닮아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먹였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둘다 그렇게 안 먹지는 않는데 타고 나기를 그렇게 타고 나서 그런지 작긴 작습니다.
머리 하나만큼 작은 걸 보면 안타깝지요.
그런 어버이 마음을 파고드는 이름 '한창 클 때' 먹이면 좋은 것이라는 거겠죠?
60. 밤엔김
저는 김을 참 즐겨 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집에서 김이 떨어질 날이 거의 없지요.
무엇보다 옛날 아궁이에 불을 땔 때 숯불을 꺼내서 살짝 구운 김을 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맛이 있지만,
요즘 그렇게 김을 구워 먹을 수가 없지요.
그래서 요즘 구워서 기름을 바른 김을 사 먹는 때가 많지요.
저희 집에서 자주 사 먹는 김이 바로 '밥엔김'입니다. '밥에는 김'을 줄인 말이지요.
이름도 좋지만 이름 앞에 붙인 "밥맛이 그리울 때"라는 말이 눈을 끌기도 합니다.
61. 한올 우리옷
늘 지나는 길에 있었는데도 보이지 않았던 가게가 오늘 보였습니다. 바로 '한올 우리옷'입니다.
무슨 가게 이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옷'이 있으니 우리옷 가게겠지요?
'한올'은 '실이나 줄의 가닥을 셀 때 쓰는 말' '올'이 '하나'라는 뜻이지 싶습니다.
'한 올 한 올 마음을 써 지은 옷'이라는 뜻을 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날줄 한 올 한 올을 잘 골라 베틀에 걸어야만 좋은 비단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 올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는 미루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본 가게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32-1에 있습니다.
이곳 말고도 부산과 제주에도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고, '한올'이 들어가는 곳은 참으로 많습니다.
62. 나아진 도시락/한솥 도시락
요즘 도시락을 싸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사 먹는 밥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 먹는 밥에는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이 많이 들었다는 생각도 한 몫을 한다고 합니다.
여럿이 나들이를 갈 때 손수 도시락을 챙겨가는 사람도 있지만 손쉽게 도시락집에 시켜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알게 된 도시락집 이름입니다. 어떤 숨은 뜻이 있는지 모르지만(임자의 이름이 나 아 진?)
다른 도시락집들보다 나아진(발전한) 도시락이란 뜻이 드러나서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360-3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나가는 수레를 보았습니다.
이것 말고도 나라 곳곳에 사슬가게를 낸 '한솥 도시락'도 널리 알려졌으면서도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같은 솥에 밥을 먹는 사람'을 '한솥밥을 먹는다'고 하지요?
이렇게 가깝고 살붙이 같은 도시락이란 뜻도 담을 수 있고,
솥에 가득하게 한 솥 담아 주는 넉넉한 도시락이란 뜻도 담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다른 도시락 이름은 더 없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한 나들이 많이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보지 못 했던 곳을 가기도 했고 갔던 곳이 좋아 다시 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큰아이가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간 수원 화성은 참 오래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성을 한 바퀴 다 돌아 본 것도 좋았고 두 아이가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추운 날씨에 끝까지 참고 견딘 것이 대견했습니다.
딱 한 곳 이어지지 않고 끝어진 곳을 돌아 건너다 본 것이 '못된 고양이'였습니다.
꾸미개(장신구)를 파는 가게였는데 왜 '못된 고양이'라고 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못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옛말을 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귀신처럼 따뜻한 곳을 찾아 앉는 고양이의 남다름 됨됨이'와
'남들보다 꾸미는 것에 마음을 쓰고 좋은 꾸미개가 어디에 있는지를
귀신처럼 잘 아는 사람들이 찾는 가게'라는 뜻도 담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수원에만 있는 가게가 아니라 온나라에 사슬가게가 있는 곳이더군요. 저만 잘 몰랐나 봅니다.
64. 뽕잎사랑
집을 떠나 멀리 평택까지 배우러 왔습니다. 점심은 함께 먹을 수 있지만 저녁은 저마다 따로 알아서 챙겨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맛있는 집을 찾다가 본 곳이 '뽕잎사랑'입니다.
가게 안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가게를 처음 볼 때는 들어가지 못했고 오늘 다시 찾았습니다.
밖에 크게 보이는 것은 '칼국수'라는 말이라서 칼국수집인가 생각했었는데
들어가 보니, 소고기, 보쌈, 만두에 바다 먹거리까지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뽕잎이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알려주는 글도 있고 맛도 좋았습니다.
이 가게도 사슬가게라서 평택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곳에 있는 가게더군요.
65. 맑은샘
어제와 다른 저녁 밥집을 찾아 수레를 몰고 갔습니다.
어둡기도 하고 길도 새로 내고 있는 곳이 많아 골목을 찾아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평택대학교 길을 건너 높무리집이 많은 곳을 돌아 가니 그 앞에 크게 보이는 이름이 하나 있었습니다.
'맑은샘'. 아 괜찮은 이름인데 뭐하는 곳일까 생각을 하며 가까이 가니 찜질을 하고 몸을 씻는 집 이름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아하 '맑은 샘물 같은 깨끗한 물'로 씻을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자랑하는 이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00탕 보다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66. 오고 가듯이
동무들 모임이 하동 화개에서 있었습니다.
먼저 모인 동무들과 칠불암도 구경하고 가까이 있는 쌍계사도 구경했습니다.
구경을 마치고 수레마당에 와서 보니 화장실 앞에 눈에 띠는 글이 보였습니다.
'오고 가듯이' 화장실 이름으로 남다를 뿐만 아니라
절 앞에 있어서 더 깊은 뜻을 담고 있는 듯하여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 쓰지 않으면 잘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오고 가듯이 오래 머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냥 쉽게 지나쳐서 잊어버리지는 말자'. 는 뜻이 담긴 듯하고,
'깨끗이 쓰자'는 말보다 더 센 힘이 느껴지는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67. 안아파 한의원
대구에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 앞에 이야기를 할 자리가 있어서 갔는데 처음 가는 곳이라
길만 보고 가다보니 많고 많은 가게들 이름을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곳에 거의 다 왔다 싶어 마음이 놓이니까 둘레 가게 이름이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띠는 가게 이름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안아파 한의원'이었습니다.
뒤에 '한의원'이란 말이 토박이말은 아니지만 그게 있어야 뭐 하는 곳인지를 알 수도 있고
앞에 있는 말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알려드립니다.
'안아파'는 것은 침이나 치료를 할 때 안 아프게 한다는 뜻도 담을 수 있고,
그곳에 다녀가면 얼른 나아서 안 아프게 된다는 뜻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68. 둘러앉은밥상 - www.doolbob.co.kr
농가 그리고 소비자와 함께 작물의 생산에서부터 밥상에 오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 보이는 먹을거리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먹을거리를 통해
우리의 밥상 문화을 지키고, 건강한 식탁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69. 엄마품 어린이집
아우와 저녁을 먹기로 한 곳으로 수레를 몰고 가는 길에 본 어린이집입니다.
자주 지나는 곳이었는데 높무리집 안에 있다보니 잘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다른 사람 손에 아이를 맡겨 본 어버이라면 해 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를 엄마품처럼 잘 보살피고 돌봐줬으면 하는 바람 말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잘 짓는 것이 참 종요로운 일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엄마품 어린이집'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이 어린이집 이름에 이끌려 오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해 봤습니다.
70. 고마나루 돌쌈밥
동무들과 모임을 청양에서 하고 공주로 와서 몇 곳을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졌다는 공산성을 둘러 보고 나오는데 보니 '고마나루'라는 말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멀리 앞에 보이는 밥집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고마나루 돌쌈밥'이었습니다.
'고마나루'는 '고마' 곰의 옛꼴인데 '곰나루'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가서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와서 누리그물을 찾아보니 아주 널리 알려진 집이더군요.
'돌쌈'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잘 알려졌답니다.
'고마나루'라는 말도 좋고 '돌쌈밥'도 새로운 이름으로 참 좋다 싶었습니다.
71. 해를 품은 달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습니다만 둘레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도 들리고,
누리그물 기별에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풀그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나오고 이야기 줄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기도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즐겨 보는 풀그림 가운데 하나가 '해를 품은 달'이라고 합니다.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아주 재미있다고들 하니 재미가 있겠지요.
저는 재미보다 이름이 좋아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방송 일을 하는 님들이 이렇게 좋은 이름을 많이 짓는 데 이름을 써 준다면
우리말 토박이말을 사랑하는 님들이 많이 늘어날 거라 믿습니다.
얼마 앞서 끝난 '뿌리 깊은 나무'도 좋은 이름이었습니다.
72. 도담도담
어제 토박이말 맛보기에서 맛보여 드린 말이 '도담도담'이었는데
그걸 본 일터 사람이 같은 이름의 누리집을 본 적이 있다고 해서 찾아 보았더니 참
말로 그런 누리집이 있었습니다. 누리집 첫쪽에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되어 있어 아쉽기는 했습니다.
아이들 입거리와 꾸미개 따위를 파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래 쪽을 보니 같은 이름이 붙은 장난감 빌려 주는 곳,
어린이집과 같이 어린이들과 아랑곳한 곳이 일흔 곳이 넘게 있었습니다.
알고 있던 말일 수도 있고 품을 팔아 찾은 말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쁘고 좋은 우리말 이름을 짓는데 마음을 쓰는 사람이 있어 좋습니다.
73. 길들여지기
오랜만에 서울나들이. 놀러 온 것은 아니지만 아침 일찍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자주 올 수 없는 먼 길이라 뵙고 싶었던 두 분을 만나고 기별나무 일터 구경을 왔습니다.
처음 오는 길이라 두 차례 물어서 찾아오는 길에 본 가게 이름이 '길들여지기'네요.
무엇에 길들여진다는 것일까 생각을 해 봤는데 누리집에 들어가 보니,
'천천 먹거리'를 파는 가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에게 천천히 만들어
천천히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 팔면서 천천히에 길들여지다는 뜻이라니 참 잘 지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74. 반짇고리
이게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아마 있을 것입니다.
'반짇고리'는 '바느질 할 때 쓰는 연장들을 담아 두는 그릇'을 이르는 말입니다.
'바느질+고리'의 꼴로 이루어진 말이지요.
'고리'가 '키버들 가지나 대오리 따위로 엮어 만든 상자같이 만든 것'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바느질그릇'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어떤 가게의 이름으로 알맞을까요?
네 옷을 고쳐 주는 가게 이름이나 옷을 지어 파는 가게 이름으로 알맞을 것입니다.
제가 본 '반짇고리'는 진주시 망경동에 있는데
마을 안 아담한 크기로 옷도 팔고 옷도 고쳐 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75. 국수쟁이
아는 아우랑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서 상남시장 둘레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러다가 본 가게가 '국수쟁이'입니다.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 '국수를 즐겨 먹는 사람',
그런 '국수'만 파는 가게'라는 뜻을 담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든 이런 이름을 생각하고 가게 이름을 붙이신 분도 좋은 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국수쟁이들이 찾아 돈을 많이 버시면 좋겠습니다.
76. 아름다운집
아이들 한의원 가는 길. 바쁘게 달려가는 데 늘 다니던 길에서 본 이름이 '아름다운집'입니다.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하는 가게였습니다.
굳이 풀어서 말하지 않아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이고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가게를 하는지도 잘 드러나는 그런 이름이다 싶습니다.
이런 집에 일을 맡기면 우리집도 아름답게 바뀔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생기고 말이죠.
77. 술 마시고 싶은 날 생각나는 집
하루 내내 하늘이 참 낮습니다. 비나 눈이 내리지는 않으면서 서늘하고 어둑한 날씨가
술 좋아하는 분들 술 생각나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술마시고 싶은 날 생각나는 집'이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좀 길긴 하지만 술을 마시고 싶은 데 딱히 떠오르는 술집 이름은 없고
그런 날 생각하고 갈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술집 이름도 없지 싶습니다.
여러분들 술마시고 싶은 날 생각나는 집은 어디인지요?
토박이말로 된 술집 이름 생각나시면 함께 나눠 보시죠?
78. 일꾼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을 한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 제가 좀 그랬습니다.
일터에 뭘 놓고 집에까지 와서 보니 없어서는 안 될 거라서 다시 갔다왔습니다.
오가는 길에 드는 기름과 때새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갔는데 오다가 본 가게 이름이 '일꾼들'입니다.
그래서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답니다. 무얼 하는 가게 이름일 거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보고 바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 가게 앞에 크게 '인부'라고 써 놓지 않았더라도 알 수 있는 이름이었지요.
저는 이런 이름이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꾼이 있어야 하는 분들 기별하시면 좋은 분들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79. 물레야 놀자
이레끝 가시집에 갔었습니다. 가시아우 딸이 태어난지 온 날(백일) 되었다고 잔치를 한다고 해서 갔었지요.
잔치라고는 했지만 떡과 밥, 나물, 과일을 차린 상 위에 앉아 찰칵이 찍는 게 다였습니다.
손뼉을 쳐 주고 튼튼하게 자라기를 빌어 주고 왔습니다. 가시집 가까이에는 배움터(학교)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배움집(학원)도 그 둘레에 많지요. 그
많은 배움집 이름 가운데 제가 본 것이 '물레야 놀자'입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인지 알 수 있겠죠? 흙으로 그릇 따위를 빚어 굽는 걸 배우는 곳,
그릇을 빚는 솜씨를 배우는 것보다 흙을 만지면서 느낌을 살리고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하지요.
물레는 흙덩이를 올려 그릇 모양을 만들 때 쓰는 틀로 빙글빙글 돌게 만들어 놓았지요.
그 '물레를 갖고 노는 곳'이란 뜻을 담은 참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80. 주전부리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보면 잠을 안 자고 읽어도 모자랄 판입니다.
아이들에게 사 줄 책을 보러 책방에 갔습니다.
이것저것 보다가 눈에 띄는 책이 하나 있었으니 그게 바로 '주전부리'입니다.
자랄 때 참 많이 듣기도 했고 썼던 말이지만 요즘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말이지요.
"주전부리 많이 하면 밥맛 없다."는 어머니 말씀을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곤 하는 말입니다.
몸을 생각하고 챙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을 읽은 책이 아닌가 합니다.
'간식', '군것질'이란 말과 함께 알아두고 자주 쓰면 좋을 말 아닌가요?
81, 그 섬에 가고 싶다
같은 가게에 두 차례 왔다갔다 할 일이 있었습니다.
살 것을 적어서 가지 않는 바람에 깜빡 잊고 안 사온 것이 있어 가야했습니다.
탓을 한들 쓸데도 없을 것이고 좋은 마음으로 다시 갔다가 오는 길에 못 보던 가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창원 상남동에 있는 바다 먹거리들을 만들어 파는 가게 인데 이름이 '그 섬에 가고 싶다'였습니다.
섬에서 갖고 온 싱싱한 감들로 만든 먹거리 군침이 돌 더군요.
82. 늘 푸른 가게
발수레를 타고 일터에서 돌아오는 길 소리개(라디오)를 들으며 왔습니다.
풀그림에서 어떤 가게를 알려주었는데 그 이름이 '늘 푸른 가게'였습니다.
배움터 밥집에서 그냥 흘려 버리는 쌀뜨물을 모아 비누를 만들어 나누는 일에서 싹을 틔운 가게라는데
몸에 좋고 둘레도 깨끗이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만 파는 가게라고 합니다.
우리 누리를 늘 푸르게 가꿀 가게라는 뜻을 담았겠지요? 집에 와서 누리그물을 찾아 보니
같은 이름의 가게 가 더 있네요.
이런 가게들을 착한 가게라고 한다는데 착한 가게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그런 가게에 가는 사람들은 볼 것도 없이 착한 사람들이 아닐까요?
83. 꽃물들인
진해에서 벚꽃잔치가 있다고 하니 아이들이 구경을 가자며 졸랐습니다.
이레끝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을 거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데
나서기도 그렇고 그냥 집에 있기도 그래서 가까이 있는 벚꽃 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도 피어 있는 벚꽃만큼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수레는 수레대로 길에 늘어 서 있고 수레를 댈 만한 마당도 없어서 그냥 수레 안에서 구경하다 돌아 왔지요.
돌아오는 길에 본 가게 이름이 '꽃물들인'입니다. 우리옷 가게였는데
옷빛깔이 참 곱다는 걸 드러내려고 그런 이름을 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을 들였는데 '꽃물'을 들였으니 얼마나 예쁘겠습니까?
이름도 예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게라고 합니다.
모자란 잠을 자느라 늦은 아침을 먹고 한나절 집가심을 하고 아이들과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남양동 성원아파트 2차 상가에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었는지 못 보던 이름이 보였습니다.
'만나고' 막걸리와 찌짐을 파는 술집이었는데 이름을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고라는 뜻도 담을 수 있고 '맛나고[만나고]'라는 뜻도 담을 수 있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85. 나들가게
아이 머리도 깎고 장볼 것도 있고 해서 아이들과 같이 아랫마을에 갔습니다.
그곳에 새로운 이름을 단 가게가 보였습니다.
가게 이름은 따로 있고 그 옆에 '나들가게'라는 말이 같이 있더군요.
궁금해서 찾아 봤더니 중소기업청에서 기업형 큰가게(수퍼마켓)과 겨룰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줘서 열게 된 작은 가게에 붙인 이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들 풀이에 따르면 "정이 있어 내집 같이 편하고, 나들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이랍니다.
86. 도토리 열매
아침에 밀려 있는 길을 돌아 일터로 오는 길에 본 가게 이름입니다.
못 보던 가게인데 아마도 새로 연 가게라고 생각했습니다.
밥집으로 보였는데 도토리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가게겠지요?
도토리묵, 도토리묵밥, 도토리전 같은 것을 파는 곳일 겁니다.
옛날부터 도토리는 따뜻해서 설사를 멎게도 하고 기름(지방을) 몸에서 빼주는 구실을 해서
몸에 좋은 먹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니까 가서 맛을 보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좋은 토박이말 가게 이름 하나 더 알게 된 것도 좋지만 맛까지 좋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습니다.
87. 그림마당
발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이름입니다.
동산초등학교 둘레를 지나가는데 가게 앞에 걸린 이름이 '그림마당'입니다.
그림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는 일을 잘 알릴 수 있는 이름이 좋은 이름이 아닐까요?
그림마당에서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은 즐겁게 잘 배울 수 있을 듯합니다.
88. 큰옷사람들
창원 상남시장을 지나는데 가게이름판들이 깔끔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어지러워 가게 이름들이 한 눈에 쏙 들어 오지 않았던 지난 것과 달리
가게 이름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참 잘 바꿨다 생각하며 지나는데
'큰옷사람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큰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 있어야 할 가게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89. 맛뜨락
모임이 있어 가 본 대암초등학교(창원시 대방동) 급식소 이름입니다.
아이들이 배움터에서 가장 기다리는 일이 밥 먹는 거라는 우스개도 있지만,
참일 먹고 살자고 배우는 거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면 가장 기다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 곳 이름이 '맛뜨락'이니 절로 맛이 더 나지 않을까요?
이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래도 좋습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맛뜨락에서 날마다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90. 꽃마을
엊그제 김해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해서 가는 길에 본 가게 이름입니다.
이제는 어딜가도 가게 이름 보는 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토박이말로 된 좋은 이름을 찾는 게 버릇이 되었다고 할까요?
꽃집이 모여 있는 곳이었는데 눈에 쏙 들어온 이름이 '꽃마을'이었습니다.
'꽃들이 사는 마을'이란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면서 지나쳤지만
이제까지 잊어버리지 않은 걸 봐도 이름이 좋아서가 아닐까요?
91. 여기가좋겠네
제가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둘레 분들 가운데 지나다가 좋은 이름을 보시고 기별을 주셨습니다.
울산 울주 어디를 가다가 봤는데 이름이 좋아서 안 잊어버리고 말해준다면서
알려준 이름이 '여기가좋겠네'였습니다.
지나며 본 거라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도 모른다기에 제가 찾아봤더니,
울산 울주에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쉼터 가운데도 있고,
벌써 누리집까지 만들고 사슬가게까지 연 횟집도 있더라니까요.
좋은 이름은 많은 사람이 찾기 마련이죠.
92. 해냄
책꽂이에 있는 책들을 보다가 책을 낸 곳이 '해냄'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널리 알려진 이름이라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좋은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 보니
'학원, 독서실, 법인, 공동체, 항공사 같은 곳에서 쓰고 있습니다.
'해내다'의 이름씨꼴로 1)맞수를 깔끔하게 이겨 내다는 뜻도 있고 2)
맡은 일이나 닥친 일을 거뜬히 치르거나 마무리 짓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뜻을 담은 이름을 가진 일터나 가게 잘 되지 않겠습니까?
93. 따뜻한사람들
날씨가 더워져서 따뜻한 것보다 시원한 걸 찾는 분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따뜻한 걸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겨울에는 두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엊그제 진주 갔다 오는 길에 보았습니다.
돌잠자리, 흙잠자리를 파는 가게였는데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름이 좋았습니다.
94. 착한고기
다른 볼 일이 있어 나갔다가 본 가게입니다. '착한' 고기? 왜 고기를 착하다고 하지?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도록 일부러 낯설게 붙인 이름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쨓든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이름입니다.
사람의 됨됨이를 말할 때 쓰는 '착하다'를 '고기'에 붙여
'좋은' 고기라는 뜻을 세게 나타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벌써 온 나라에 여러 사슬가게를 차린 이름난 가게네요.
"착한 사람들만 먹을 수 있는 고기. 나쁜 사람들이 먹으면 착해지는 고기"라는 말로
널리 알리는 글로 삼고 있습니다.
95. 꽃길
대방동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하고 늦을까봐 발수레를 타고 내려갔는데
생각보다 일찍 가서 많이 기다렸습니다. 지겹기도 하고 둘레 좋은 가게 이름이 없나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눈앞에 꽃집이 보였습니다. 그 이름이 '꽃길'입니다.
하늘길, 바닷길, 숲길, 오솔길 처럼 많은 길이 있지만 무엇보다 아름답고 예쁜 길은 '꽃길'이 아니겠습니까?
그곳에 꽃집이 있어 그 길이 '꽃길'이 될 수도 있을 테구요.
96. 민물나라
오늘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아내가 장을 좀 봐달라기에 지나다가 본 가게입니다.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얼른 아시겠는지요?
민물에서 자라는 물고기를 몸에 좋은 걸 더 넣어 달여 먹기 좋도록 해 주는 곳입니다.
가물치, 붕어 다 좋다는데 뭐 드시고 싶은 거 없으세요?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가게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97. 다누비
어제 갔던 태종대 안에서 본 줄수레 이름이 '다누비'였습니다.
태종대 안을 한바퀴 빙 돌면서 구석구석 안 가는 곳 없이 '다 누빈다'는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구경온 그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수레 이름으로 딱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그 분도 추어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98. 오늘은 닭이랑
지난 나라사랑날 아이들과 태종대 나들이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김해에서 본 가게입니다.
붉은 벼슬을 한 귀여운 닭이 그려진 가게에 걸린 '오늘은 닭이랑'이라는 이름은
뭐를 먹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툭 던지는 듯한 말,
아니면 먹을 걸 생각한 사람이 속으로 하는 말인 듯해서 참 좋았습니다.
크지 않지만 좋은 이름만큼 손님들도 많이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