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견으로 한복을 지어보니 의외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 저도 놀랐죠. 많은 분이 인견이라고 말하기 전에는 인견한복인 줄 모르더군요. 봄 여름 한복감으로 인견이 최곱니다.” 풍기인견으로 제작한 한복을 처음 선보인 한복 디자이너 권해숙(50. 영주시 하망동 소백쇼핑몰)씨. 그녀가 지난해에 이어 오는 28일 영주 서천둔치에서 열리는 영주선비문화축제 ‘웰빙 인견과 한복의 만남’이라는 패션쇼를 연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있다는 주변의 평을 많이 들었다는 그녀가 한복 바느질을 한 것은 스무 살 때부터라고. “친구의 약혼 한복을 제가 만들어 주었었는데 그 친구가 얼마 전 딸이 결혼한다고 사위와 함께 와서 한복을 맞췄어요. 더듬어보니 내가 참 한복을 오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공설시장 한쪽에 마련된 그녀의 한복집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한복들이 많다. 한국 궁중복식 연구원에서 전통복식 고급과정과 궁중복식 창작디자인 과정을 각각 수료한 그녀의 가게는 전통한복을 바탕으로 현대생활에 편리하도록 디자인한 생활한복이 주를 이룬다. 더불어 감물, 숯, 쪽물 등으로 염색한 천연염색 인견한복이 눈에 띈다. “제가 입고 있는 옷이 감물로 염색한 옷인데 예쁘고 건강에도 좋아요. 감물은 항균작용을 해 아토피 등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있어 요즘은 속옷업체에서도 감물로 염색한 속옷을 많이 선보이더군요.” 평소 천연염색에도 관심을 가지던 그녀는 지난 06년 한국천연염색 교육원에서 전문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그녀는 생활한복으로 보이는 한복 하나를 가리키며 “이 옷이 작년 한복패션쇼에서 장윤석 국회의원 부부가 입었던 옷인데, 인견에 감물과 쪽물을 물들이고 전통복식을 응용한 생활한복이지요”고 한다. 진한 갈색에 쪽빛이 묻어나는 오묘한 빛깔로 인견이라 믿어지지 않는다. 인견한복은 옷감 제조기술의 발달로 예상외로 구김과 늘어짐 적고 가격도 일반 한복에 비해 비싸지 않다. 다만, 천연섬유이다 보니 찬 느낌이 강해 봄, 여름, 이른 가을까지 입기에는 좋지만 겨울에 불편하다. 인견한복을 보거나 입어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보인다는 그녀는 앞으로 인견한복의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다. 희망하면 대여해 주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영주시가 ‘풍기인견’의 고장인 만큼 인견으로 만든 한복도 영주가 본고장임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무형문화재 11호 침선장 박광훈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그녀는 지난 05년 ‘땀과 땀(Stich & Swent)’전으로 첫 전통복식전을 가진 이후 07년 오키나와에서 열린 ‘조선·류큐왕조 궁중복식 교류전’ 참가, 서울 노원구 초청디자이너 패션쇼 참가 등 한복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
출처: 영주 촌선비 원문보기 글쓴이: 촌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