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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784호 (12/11/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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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6회 ‘서호’ 와 ‘일월저수지’ 주말걷기 후기
글, 편집, : 김태종(편집위원장, tjongkim@hanmail.net ) 사진 : 이창조 (홍보위원장, lc191@ hanmail.net )
, 윤종영.홍종남, 이달희.박정임 홍수희.오기진, 진풍길.소정자, 이창조.정광자 이석용.남묘숙, 김태종,양정옥, 정정균.임금자 김영신.윤정자, 함수곤.박현자
한상진, 김성래, 박해평, 윤봉수, 안철주
나병숙. 이계순, 윤삼가, 김정희 김영자(레아),김소자,이영례, 윤정아 김영자, 안명희, 정인자, 김경숙 (37명)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 지났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목요일(22일)이었습니다. “소설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라는 속담이 있고 “소설은 추워야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날씨 속설도 있어, 주말걷기를 하는 오늘 날씨를 은근히 걱정했습니다. 엊그제 강원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렸고, 오늘 아침은 영하에, 오후 7도라는 예보였기 때문입니다. 윤종영고문님 내외분을 수원역에서 만났고 화서역에 함께 왔습니다. 2시가 한 참 못되었는데 이창조 홍보위원장 내외분이, 곧이어 이달희 님 내외분이 오셨습니다. 뜻밖의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완쾌된 몸으로 정인자 원장님이 오신 것입니다.
12월 1일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 제1회 정기연주회>를 보기위해 귀국을 늦추셨다는 것입니다. 10구간 U자걷기 끝 날, 한글을 사랑하시고 염려하시던 그 뜨겁던 모습과 한사모를 사랑하는 관심과 배려의 열정이 함께 오버랩되어 왔습니다. 표현할 수 없는 뜨거움과 함께..., 생각보다 포근한 날씨이기에 지난 11일, 3년여의 공사 끝에 준공된 서호꽃뫼공원 중앙광장에서 인원을 파악했습니다. 가정사 등 멀고 날씨가 고르지 못한 탓인지 참석할 수 없다는 연락을 주신 회원님이 여럿 계셨으나 35명의 회원이 오셨고 이석용 님과 정정균 님은 ‘여기산공원’에서 합류하기로 했기에 오늘 걷기는 37명의 회원을 모신 주말걷기였습니다. 2시 40분 걷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지 꽃뫼공원은 지상에 서호생태수자원센터, 주민편익시설인 서호체육센터와 도서관이 있고, 지하에는 서호천으로 유입되는 하루 4만 7천톤을 처리하는 생활하수처리장이 있는 생태공원입니다. 꽃뫼공원 중앙산책로를 가로질러 수원성감리교회를 오른쪽에 두고 왼쪽 산책로로 접어듭니다. 서호로 흐르는 서호천이 오른쪽에서 함께 따라 흐릅니다. 서호천변 거의 대부분 수종은 나목인데도 수양버들은 초록빛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옷을 벗을까 궁금했습니다. 서호공원을 들어서니 넓은 2호광장이 좌측 ‘백로화장실’과 함께 우리를 맞습니다. 화장실 지붕 위 백로조형물이 이채롭습니다. 광장 중앙에는 서호공원 안내도가 있고 그 옆에 70-80년대에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을 교육하던 ‘새마을지도자 연수원 터’를 알리는 기념탑과 기념비석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시절 이 곳이 정신혁명의 발화점이 된 새마을지도자 산실이요 새마을운동의 요람지임을 우리는 압니다. 새마을 정신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일깨워 오천년 찌든 가난의 한을 풀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한다면 한다.”>라는 한사모의 구호가 12월 1일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 제1회 정기연주회>와 함께 생각났습니다. -[한다고 하더니 기어이...,]- 오늘 새로 나오신 ‘김경숙 님’이 소개되었습니다. 조선일보 한사모기사를 보고 벼르시다가 오늘 서호와 일월저수지를 걷는다는 글을 보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서호 호반길로 들어섰습니다. 서호는 철새도래지입니다. 겨울철새가 많습니다. 기러기, 청둥오리, 왜가리 등 시커멓습니다. 낙조화장실이 있는 중앙광장 전망대 못 미쳐 -[수수꽃다리]-라는 명패가 서있습니다. 그 앞에서 저는 <‘수수꽃다리’를 보면 생각나는 사람은?> 머뭇거리는 회원님이 계셔서 <한사모 회원입니다.> 라고 했더니 영국에서 오신 정인자 님이 <고, 강사원 님!>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뭉클했습니다. 순천 용산(龍山)밑 갈대길을, 장흥 들길을, 보성 갯 길을, 화순에서의 구간 끝날 밤, 반별대항 심사위원장님을 보아 주셨던 구수한 전라도사투리의 사나이, 비가 오는 날 목포유달산 노적봉아래서 남도길을 함께 걷다 헤어졌던 그 분, “라일락”의 우리말이 “수수꽃다리”라고 알려주셨던 분입니다. 사람냄새가 짙었던 그 분이 수수꽃다리(라일락) 향이 되어 곁에 계신 듯 했습니다. ?은시간 그 분을 위해 묵념했습니다. -“그 분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 분에게 비추소서”- 이게 웬 일입니까? 서호를 박차고 기러기가 날아오릅니다. 청둥오리도 날아오릅니다. 까치들도 덩달아 서호에 있는 인공 섬 나무위로 날아오릅니다. 비상하며 울며짖는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서호에 가득합니다. 장관이었습니다. 모두가 환호합니다. 보기 어려운 철새들의 군무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그들의 멋진 군무였기에 사진찍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게 하렵니다. 취수탑을 옆에 끼고 제방길에 올랐습니다. 펼쳐지는 10만여평에 가까운 넓은 들, 농촌진흥청국립과학원이 관리하는 ‘답작시험포장’입니다. 녹색혁명의 터전인 이곳은 좋은 쌀을 만들기 위하여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각종 기능성 쌀을 다양하게 개발하기위한 작물시험장입니다. 70년대 <통일벼>가 태어난 곳입니다. 왕송(王松)이 보입니다. 아름답습니다. 옛 날에는 많았다는 왕소나무가 제방둑길에 지금은 여섯그루 뿐입니다. 한그루가 없어졌나 봅니다. 또..., 소나무아래서 바라보는 건너편 여기산(如妓山)에는 농업진흥청과 농업박물관, 농업과학관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1898-1959)박사의 묘소가 있습니다. 수원시의 상징인 백로가 봄에서 가을까지 서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백로가 떠나면 이곳 서호는 겨울철새의 서식지가 되는 곳입니다. 우리가 걷는 이 서호는 정조임금이 수원화성(華城)을 축성(1796년)하면서 농업용 관개수원으로 축조한 축만제(祝萬堤)입니다. 당시에 축조된 호수 만석거(萬石渠:북쪽), 만년제(萬年堤:남쪽)중 화성(華城) 서쪽에 있는 호수로 서호(西湖)로 불립니다. 두 개의 수문위에 걸리어 있는 축만교(祝萬橋)를 건너 화성유수 박기수가 건립(1831년)한 항미정(杭眉亭)에 올랐습니다. 항미정(杭眉亭)은 중국시인 소동파(蘇東坡)의 시 -[서호(西湖)는 항주(杭州)의 미목(眉目)과 같다]- 에서 따와 지었답니다. 서호에 비치는 석양의 그림자가 마치 미인의 눈썹과 같다는 데서 유래되었답니다. 전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단출해서 좋았습니다. 여기산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오른쪽에 서호를 두고 따라 걷습니다. 왼쪽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입니다.
말라붙은 단풍잎이 겨울로 환승하려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언제인가 만추 무렵, 이 길을 걸으며 왼쪽은 감나무 주홍감, 오른쪽은 단풍과 벚나무의 울긋불긋함을 끼고 모두와 같이 걷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삼계절 모두 아름다운 길이 지금 걷는 이 길입니다. 새싹교 앞에서 길을 건넜습니다. 여기산 모퉁이 길입니다. 한적합니다. 여기산공원에 들어서니 이석용 님과 정정균 님이 와 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여기산공원 중앙광장에서 쉬었습니다. 오늘은 화서표 인절미가 쉬는 날입니다. 괜히 빚을 못 받는 기분입니다. 서로 나누는 사탕 한 알 과자 한 조각이 정말 정겹습니다.
일월로를 건너고 한 번 더 건넜습니다. 예쁜 삼환유치원이 있습니다. 지나면 일월공원삼거리 육교가 나옵니다. 건널목을 건너면 일월공원으로 가는 조롱박 길이 수세미 길이 넝쿨장미 길이 여름 길을 생각게 하며 이어집니다. 음악이 흐르는 일월화장실앞에서 잠간 쉬었습니다. 일월저수지 둘레길 일월공원길입니다. 아직은 사람의 욕심이 비켜 있는 곳, 농촌가을들녘이 살짝살짝 보이는 곳, 인공이 덜 한 자연의 속 것을 흘깃흘깃 보여주는 곳, 영원히 사람의 욕심을 피해 계속 있기를 빌고 싶은 곳,
걷다 보면 일월저수지는 아끼고 싶은 곳입니다. 수양버들이 초록빛깔을 서호보다 더 많이 보여주는 일월저수지, 일월공원입니다. 벚나무 길이 끝나면 메타세과이어 길이 이어집니다. 벚나무는 나목이 되었는데 메타세과이어는 갈색 잎을 고고하게 앞세우고 있습니다. 구름 낀 오후인데도 잉어들은 다리 밑에서 우리를 맞아줍니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20만평+식물원부지10만평)가 일월저수지 뒤편에 있습니다. 멋있는 건물이 많은 캠퍼스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의학관이 보이는 잔디동산에 앉아 갈대숲 너머 일월저수지를 바라보며 명상의 시간을 가집니다. 자연은 스스로 말하지 않습니다. 자랑하지 않습니다. 뽐내지 않습니다. 잘난 척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자연은 스스로 정직하기에 사람에게 자신을 하얗게 미화하는 솜씨를 부리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사람이 자연을 자랑하고 뽐내주며 잘났음을 말해 줍니다. 그리고 큰 스승으로 존경합니다. 스스로 정직할 수 있는 노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3분 15초의 명상시간이 지났습니다. 나머지 일월저수지둘레길을 걷습니다. 회색빛깔 하늘이 갈색바탕에 땅을 그립니다. 일월저수지가 회색빛깔이 되어 하늘을 닮아갑니다. 서서히 늦가을 저녁 빛깔에 걷기도 마무리 되어 갑니다. 성균관대학교 캠퍼스가 아름답게 호수위에 일렁입니다. 일월저수지에 설치된 태양광을 이용한 생태정화 물순환 식물섬에 빨간불이 들어옵니다. 완만하게 각도를 기울여 길고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한 보행로가 걷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겨운 다리 일월삼거리 육교입니다. 꽃뫼버들마을 공원을 지나고 조용한 율현초등학교 옆길을 지나 꽃뫼양지교를 건넙니다. 꽃뫼제사유적지를 지나 저녁어둠이 깔리는 5시 10분 누리마루시골뚝배기 집에 도착했습니다. 저의 건배제의는 《 당신! 멋져! 》 《 멋져! 당신! 》입니다. 버섯불고기낙지전골은 맛이 좋았습니다. 반찬도 맛깔스러웠습니다. 친절함에 회원님들의 칭찬이 쏟아지는 집이었습니다. 아마 친절함이 음식 맛을 더 높여 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 주말걷기 안내인 박정임 운영위원님께 한사모 기와 명상의 종을 인계했습니다. 제267회 주말걷기는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뵙자고 박정임 운영위원님은 안내했습니다. 함수곤대표님은 주말걷기도 참석하고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 정기연주회를 보기위해 귀국을 연기한 정인자 님의 관심과 열정이 함대표님의 은유적인 말씀으로 회원님께 전달되었습니다. 모두는 그 고마움을 박수로 전했습니다. 처음 참가한 김경숙 님은 ‘걷기만을 하는 모임이 아님을 느꼈을 뿐 만 아니라 학식과 덕망이 있는 회원의 모임임을 느끼면서 걸었고, 남편과 같은 직업의 안철주 님을 만나 뵈어서 편했다’는 소감을 말했습니다. 저녁어둠이 깔린 시간, 화서역 2번 출구에서 서울방향, 수원방향으로 헤어집니다. 저의 안내에 따라주시고 효돈 감귤을 맛있게 들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사진을 제공해 주신 이창조홍보위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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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김태종 위원장님, 서호와 일월 저수지길을 잘 걸었습니다. 많은 사진을 편집하시느라고 수고 많으셨어요. 특히 해남 땅끝마을에서 서울 남태령에 이르는 삼남길의 일부가 되어 더욱 흐뭇하였답니다. 모챠르트 음악도 좋고요, 감사합니다. 어리 드림
아름다웠던 단풍잎이 지니 자연은 수묵화같이 바뀌었네요.우리는 동양화에서 볼 수 있을 만한 풍경속을 걸었습니다.단순히 걷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호 호반 주위 여러 곳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김태종 위원님의 해설로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고운 비단 뉴똥처럼 축 늘어진 수양 버들과, 왕 소나무와 벼를 베어내어 벼의 밑둥만 남은 거친 논의 모습은 이 곳에서 볼 수있는 동양화적인 풍경입니다.더구나 우리는 운 좋게도 겨울 철새의 군무도 구경할 수 있는 행운도 누렸습니다.행복한 하루를 보내게 해주신 김태종,양정옥 위원님 내외분께 감사드립니다.
백로 지붕의 이채로움 & 기러기 때 & 청동오리 &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한 서호!!
아름다운 호수가를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좋은 길을 걷던 힌사모회원님들은 행복해 보이기만 했습니다.
공들여 안내하여 주신 김태종 위원님 & 율리아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