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과일. 과일은 저마다의 향기와 독특한 색감으로 사람들이 손을 내밀게 유혹한다. 달콤하거나 새콤하고, 감미로운 과즙을 지닌 과일은 향기만으로 충분히 식욕을 촉진하고 미각과 후각, 촉각까지도 만족시켜준다.
뛰어난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은 음식의 향을 가리켜 “거기 누구야라고 외치는 보초기능을 한다”고 했다. 냄새만으로도 우리는 음식을 알 수 있고 맛에 대한 기억은 어머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참외의 원산지는 인도. 박과의 일년생 재배식물로 고대 이집트와 유럽에 들어가 멜론으로, 동양에서는 참외로 분화되어 발달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달다고 해서 첨과(甛瓜), 뛰어나다고 해서 진과(眞瓜)로 불렸다. 지금 우리가 먹는 것은 5세기 무렵 야생종을 개량한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각지의 밭에서 재배되며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 5~6월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노란 참외는 골진 곡선마져도 과육을 씹었을 때 입안에서 사각거리는 촉감의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참외는 과일 중에서도 칼로리가 매우 적은 알카리성 식품으로 비타민 A와 B, C, 니이아신, 칼슘, 인 등이 골고루 조금씩 들어 있다. 비타민의 함량은 적으나 다른 과채류보다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비타민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영양소를 흡수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찬 성질에 단맛을 지니고 있고 수분이 90%나 들어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갈증날 때 좋은 여름철 대표적인 과일 중 하나이다. 열을 내리고 이뇨작용, 변비,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예로부터 황달, 수종, 가래, 기침 등을 다스리는 민간요법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반면 설사를 자주하는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덜 익은 참외꼭지는 쓴맛이 나는데 이것은 에라테린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덜 익은 참외 꼭지는 먹은 음식을 토하게 하는 약인 토제(吐劑)로 신통한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약으로 쓸 때 열매의 꼭지는 말려 가루로 사용하는데 주로 소화기 질환 등을 다스리는데 효험 있다.
맛있는 참외를 고르는 요령은 보통 알이 작고 단단한 것이 더 달고, 노란색깔이 선명한 것, 골이 깊이 패이고 선이 곧은 것이 맛있다. 꼭지가 가늘며 싱싱한 것이 달고 신선하다. 잘 익은 참외는 겉에서 향기가 나지만 향이 너무 진하면 수확한지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
과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증발해 맛과 향, 당도 등이 떨어지는데 신문지 등에 싸서 시원한 곳에 보관하면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맛있게 먹으려면 싱싱한 참외를 5℃에서 냉장해서 먹는다.
신선한 참외 속은 씨가 있으나 당분이 많고 맛도 좋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오래된 것은 속이 곯아서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다. 참외와 땅콩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참외의 찬 성질과 땅콩의 기름기는 상극이기 때문이다.
참외는 대부분 생식을 하나 짱아찌, 피클, 냉국, 지짐 등도 만든다. 참외장아찌를 만드는 법은 참외(4개)는 깨끗이 물기를 닦아내고 세로로 2등분하여 속을 제거한다. 저장용 용기에 참외를 넣은 후 끓인 소금물(물 4컵+소금 1½컵)을 부어 무거운 것을 올려 한달 이상 저장했다가 먹는다.
참외장아찌 무침은 장아찌를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물기를 제거하고 양념에 조물조물 무친다. 아삭아삭 짭쪼름하여 입맛을 돋우어주는 밑반찬이다. 참외지짐은 풋참외의 씨를 제거하고 굵직하게 썰어 양념한 고기와 야채를 넣고 지진 것이다. 참외냉국은 물, 식초, 설탕, 소금을 넣어 잘 녹인 후 짠맛을 제거한 오이장아찌를 채 썰어 넣는데 여름철 반찬으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