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의 문제점
다음 우화에 등장하는 두 시각 장애인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현대 정보 사회가 지니는 문제점을 유추할 수 있다. 글의 내용에 근거하여 오늘날 정보 사회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과 원인을 생각하면서 아래 글을 읽어보자.
가. 두 장님 이야기
어떤 호숫가에 커다란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 주민 중에는 두 장님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마을 주민들은 회의를 열어서 그 노인들을 호수 반대편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 무렵 마을에는 다른 부족의 침략이 많았고 그로 인해 적에게 잡혀 죽을 위험이 높아졌는데, 호수 반대편으로 가면 그런 위험이 없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의 친척들은 배에 약간의 음식과 취사 도구를 넣어 호수를 건너가, 숲 속 에 작은 오두막집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호숫가에서 오두막이 있는 곳까지 새끼줄을 이어 놓아 두 노인이 생활하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집을 다 짓고 난 후 그들은 집에 음식과 취사 도구를 넣어 두었다. 그들은 종종 들려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가져다 드리겠다고 두 노인에게 약속하고는 마을로 돌아갔다.
두 늙은 맹인은 이제 스스로 생활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한 명이 물을 기르러 나가면 또 한 명은 요리를 하는 식이었다. 그들은 똑같이 일을 나누어 했고 한끼의 식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음식이 필요한지를 알게 된 후로는 친척들이 가져다 준 음식도 똑같이 나누었다. 다만 식사할 때에는 하나의 그릇에 음식을 담아 함께 먹었다.
며칠 동안 그들은 만족스럽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너구리 한 마리가 가재를 찾아 물가를 다니다가 노인의 집으로 이어지는 새끼줄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새끼줄은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이었기에 너구리는 호기심이 일었다. 그는 혼잣말을 했다.
"이게 뭐야? 이게 어디로 이어지는 건지 줄을 한번 따라가 보아야겠어." 줄을 따라 가보니 노인의 오두막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매우 조심스럽게 입구로 향해 갔다. 마침 두 노인은 머리를 문 쪽으로 향한 채 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들이 발을 두고 있는 집 안쪽 구석에는 숯더미가 눈에 띄었다. 너구리는 곧 오두막 안에서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당장 집에 들어가 보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좀 떨어진 곳에 숨어서 노인들의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잠시 후 노인들은 잠에서 깨었는데 그중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말을 했다.
"이보게, 배고프지 않아?"
"마침 잘 됐어."
다른 사람이 대답했다.
"나는 불을 지피고 있을 테니 자네는 내려가서 물 좀 길어 오겠어?"
두 노인의 대화를 엿들은 너구리는 물을 길러 나온 노인을 속이기로 마음먹고, 즉시 물가로 뛰어 가서 나무에 묶여있던 새끼줄을 풀었다. 그리고는 그 것을 숲속의 덤불이 우거진 곳으로 가져가서 묶어 놓았다.
물을 뜨러 나온 노인은 새끼줄을 묶어 놓은 데까지 오는 도중에 몇 번을 덤불에 걸려 넘어져야 했다. 힘들게 물가에 도착했다고 생각한 그는 맨땅 위에 양동이를 기울여 물을 뜨려 했다. 하지만 물이 있을 리가 없었다. 당황한 그는 오두막으로 돌아가 동료에게 말했다.
"이봐, 잘못하다가는 우리 모두 굶어 죽을 것 같아. 호수가 다 말라붙었어. 우리가 물을 뜨던 곳은 벌써 덤불이 우거져 있어 어쩌면 좋지?"
"그럴 리가 없어."
다른 노인이 대답했다.
"호숫가에 덤불이 자랄 정도로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가 잠을 잔 게 아니잖아. 물이 정말 없는 지 내가 한번 다시 가보겠어."
그는 그의 친구로부터 양동이를 받아 들고 길을 나섰다. 너구리는 처음 노인이 물을 뜨는 것을 포기하고 오두막으로 돌아가자마자 새끼줄을 풀어 처음에 있던 곳에 다시 묶어 놓았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지켜보기로 했다.
두 번째 노인은 호숫가에 무사히 도착해서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울 수가 없었다. 그는 돌아와서 말했다.
" 자네 나한테 거짓말한 것 아니야? 물이 아주 많던데. 여기 양동이에 가득 떠왔어."
첫 번째 노인은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 지 의아해 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너구리는 이제 오두막 안에 들어가 음식이 다 만들어지기를 기다렸다. 고기 여덟 조각을 구워 요리가 다 되자 그들은 그것을 그릇에 담아 놓고는 땅바닥에 앉아 서로 얼굴을 맞대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들은 각자 고기 한 조각씩을 들고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해 가며 식사를 즐겼다.
너구리는 그릇에 담겨져 있던 고기 네 조각을 가만히 꺼내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그 노인들보다 훨씬 더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잠시 후 고기를 집기 위해 그릇을 만져 본 한 노인은 고기가 두 조각밖에 남아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봐, 친구. 자네 몹시도 배가 고팠던 모양이구만, 그렇게 빨리 식사한 걸 보니 말이야. 나는 한 조각밖에 먹지 않았는데 두 조각밖에 남지 않았어."
그러자 다른 노인이 대답했다.
"나는 그것들을 먹지 않았어. 나제가 다 먹고 시치미 떼는 것 아니야?"
이 말에 상대 노인은 화가 나서 큰 소리를 쳤고 결국 두 노인은 다투게 되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너구리는 더 재미있는 광경을 보고 싶어서 각자의 얼굴을 한대씩 때려 주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때렸다고 생각한 두 노인은 오두막 바닥을 굴러가며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릇과 양동이는 모두 부서지고 물이 오두막 전체에 번지게 되었다.
너구리는 나머지 고기 마저 집어들고는 여유 있게 웃으며 오두막에서 나왔다. 너구리의 웃음소리를 들은 두 노인은 즉시 싸움을 멈추었다. 그들은 속았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된 것이다.
(수잔 펠드만, 『인디언 우화집』중에서)
나. 민주주의와 정보 사회
정보 사회의 문제점을 추출하기 위한 하나의 관점을 설정할 때, 민주주의 측면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보 사회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란 모든 시민들이 정치적 의사 결정에 평등하게 참여하는 정치 체제이다. 역사상 어떠한 민주적 정체도 이 개념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일정한 정치 체제가 이 저의에 근접할 수록 더욱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슘페터가 정의한 것처럼 단순히 기술적인 장치가 아니라 인류의 고귀한 이상을 표현하는 이념적 유산이라는 점을 승은한다면, 기존의 민주적 성과를 보전하는 한편 '민주화'의 장정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각 시대와 사회는 나름대로 고유한 민주화의 과제를 제출한다. 따라서 컴퓨터와 전자 통신 기술 장비의 광범한 적용과 보급에 의해 사회의 낙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새로운 정보 기술이 세계를 민주화하는 데 있어서 전례 없는 가능성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테크노크라트와 정치 엘리트에 의한 전체주의적인 체제의 출현 위험 역시 증대하였다. 따라서 정보 사회의 장기적인 결과가 낙관론자들이 예측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기 위해서는 컴퓨터나 새로운 전자 통신 기술이 초래하는 사회적 변화와 정치 질서의 재편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비판이 요구된다. 한편 사회적 변화나 정치 질서의 재편을 민주적이고 평등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이해서는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공적인 숙고와 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완성된 정보 혁명과 정보 사회가 직접 민주주의를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 혁명과 이행 과정 자체가 민주적인 시민의 적극 적인 참여와 관심에 의해 주도될 때 정보 기술의 민주적 잠재력은 비로소 실현 될 것이다. 이것이 정보 사회가 제기하는 민주화의 과제이다.
다. 정보화 사회에 대한 인식
정보화 사회란 정보와 통신이 주요 생산 수단이 되는 사회를 가리킵니다. 즉,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에 다라 컴퓨터 기술과 통신 기술이 통신 기술이 결합되어 분야별로 자동화, 컴퓨터화 되고 상호간에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사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사회를 지칭합니다. 여기서 정보 통신 기술이란 정보와 통신에 관련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망, 데이터베이스, 정보처리, 응용 등의 기술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며, 점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란 관련 소자 및 시스템 등 하드웨어의 소형 경량화, 통신망의 고속화 및 이들의 저렴화 등을 지칭합니다.
앨빈 토플러는 <권력이동>에서 사회가 산업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의 원천이 '물리적 힘과 돈'에서 '지식'으로 이전된다고 하였습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경제도 자본과 노동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에서 지식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로 전환될 것입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전반적인 사회구조가 수요자의 요구에 관계없이 일방적인 공급이 이루어지는 일원적 사회 구조로부터 수요자의 요구에 다른 다양한 선택이 보장되는 다원적 사회 구조로 전환될 것입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를 수집, 가공, 분배, 유통시키는 경제 주체가 생겨나 정보가 마치 재화처럼 다루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제 3차 산업인 정보 통신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겠지요. 그 결과는 과연 어떤 것이 될까요?
국민 총생산 가운데 정보 통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1차, 2차, 3차산업 간의 비율이 변화할 것이고, 그와 함께 산업 효율, 행정 능률이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그 결과 국민 생활의 편익이 증대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지방화, 분권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방화가 촉진되는 이유는 지방에 있더라도 마치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