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 법조인 수가 크게 늘어나고있는 가운데 남녀 법관의 수가 같은 법원이 처음으로 생겼다.
올해 법관 정기인사가 끝난 24일 현재 서울가정법원은 법원장을 제외한 김홍우 수석부장판사 등 22명의 판사중에서 정승원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0기) 등 11명이 여성법관이다. 여성법관이 한 법원의 절반을 차지한 것은 사법사상 처음이다.
여성법관수가 매년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가정법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가정법원은 머지 않아 여성법관 수가 남성법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004년까지만해도 여성법관이 5명에 불과했으나 2년만에 두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이번 정기인사때 여성법관 6명이 한꺼번에 서울가정법원으로 발령 받았다. 이는 지난해 도입된 전문법관제와 가정법원이 담당하는 사건 특성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이혼이나 소년사건 등 가사사건을 5~6년간 맡는 가사·소년 전문법관제가 시행된 후 서울가정법원에는 현재 9명의 전문법관이 있으며 이중 5명이 여성법관이다.
여성 판사들이 가정법원을 선호하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재판업무 성격상 여성법관이 일처리를 하는데 적합한 사건이 많다.
가정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의 대부분은 가정생활과 연관된 것들이다.
특히 가정폭력 등 가정보호사건의 경우 대다수의 피해자가 여성인 현실에서 여성법관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가해자인 남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피해여성은 같은 여자가 법관이어서 안도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법관이 되면 이혼 등 가사·소년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도개선 등의 연구활동도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여성법관이 가정법원으로 몰리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한 법원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출산과 육아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여성법관이 가정법원을 선호하는 이유다.
법원 관계자는 "이번 인사때 서울가정법원의 전문법관을 지원한 여성법관이 많아 경쟁률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법원에 여성법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나 되자 이에 따르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에 마련된 4개 합의부에 여성법관이 1~2명씩 배치된 상태이고 이가운데 출산을 앞둔 판사도 많아 출산휴가에 따른 업무공백과 재판지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달말 합의부 배석을 3~4인으로 구성해 여성법관의 출산휴가로 인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이미 2명의 법관이 출산휴가를 냈고 오는 6월과 9월에도 각각 1명씩 출산휴가를 낼 예정이어서 대체인력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1월 현재 전국의 여성법관은 모두 3백18명으로 전체 법관 2천1백66명의 14.7%를 차지하고 있다.
경력별로는 대법관과 고법부장 각 1명을 포함해 10년 이상 경력자가 38명이고 10년 이하 1백82명이며, 예비판사 1년차와 2년차가 각각 47명과 51명이다.
특히 연령별로는 20대가 1백58명(49%), 30대가 1백41명(44%)으로 전체 여성법관의 93%가 가임 연령대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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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성상위시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