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화엄경] <8> 비로자나품(毘盧遮那品)
고행의 길 수행, 행복한 마음으로 떠나자
지혜 자비 교화 원력 ‘에너지’
대위광 따라 똑같은 수행하면
모두 행복하게 한다는 가르침
불교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實有佛性)사상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많은 부처님들이 출생하니 바로 다불사상(多佛思想)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천불은 과거, 현재, 미래의 천불씩 삼천 분의 부처님이며, 그 분들의 스승이 바로 진리의 부처님, 청정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이다. <화엄경> 제6품 비로자나품은 바로 비로자나부처님이 탄생하시던 날의 모든 순간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그리고 있다.
먼 옛날, 이 세계가 생겨나던 그 시절, 수 없는 시간을 지나간 곳에 ‘보문정광명’ 세계가 있었다. 그 세계의 중심에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승음’이라는 최적의 환경을 지닌 국토가 있었고 청정광명이라 부르는 향수바다에 만발한 청아한 큰 연꽃 속에서 수미산이 솟아나니 ‘화염보장엄산’이다. 그 산에서 부는 바람은 중생들에게 시원하고 상쾌한 마음을 들게 했다. 이곳의 가장 큰 도시 ‘염광명’에는 세련된 성들이 서로 아름다운 꽃으로 정원을 가꾸며 장엄시켰다. 새들도, 꽃들도 모두 평화롭게 장엄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감이 넘쳐 그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이 향기롭고 평화로운 세상에 백 유순이나 되는 큰 연꽃이 피어났다.
1유순이 14.4km이니 백유순이라니, 상상해보라. 얼마나 큰 연꽃이 피었는지, 이렇게 큰 꽃은 연꽃만이 아니다. 우담바라도 그만큼 크다. 우담바라가 피어나면 그 국토에서는 전쟁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좁쌀우담바라는 무엇일까? 꽃이 아니라 풀 잠자리 알이다. 우담바라가 피면 평화가 온다는데 지구는 언제나 시끌벅적 전쟁 중이지 않은가.
아무튼 이 엄청 큰 연꽃에서 광명과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온 세계를 향해 퍼져나갔다. 그리고 비로자나부처님의 스승인 ‘일체공덕산수미승운 부처님’이 찬란하게 광명을 펼쳐 온 세계를 두루 비추며 화려하게 출현해 설법했다. 모두 10분의 부처님이 출현하니 온 세계가 광명으로 가득했다. 이때 신심 깊은 대위광 태자가 부처되기를 발원하며 수미승운 부처님 미간으로부터 나오는 광명을 보기만 했는데 자연히 열 가지의 가르침을 받고 수행하여 대위광 태자가 대위광보살이 되고 드디어 깨침을 성취하여 비로자나불이 된 것이다. 이 품에는 우리들에게 대위광을 따라 똑같은 수행을 하라는 부처님 가르침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수행이란 고행이며 난행이다. 그러나 어려운 길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 나도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떠난다면 가는 길마다 행복이 넘칠 것이다.
부처님의 공덕이 원만하여 장애가 사라지게 하는 공덕륜삼매, 모든 부처님의 넓고 깊은 법을 공유하는 보문다라니, 선정에 깊이 들어 온갖 방편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성취하는 반야바라밀을 통해 공덕을 짓는 법을 알았고,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기본이 되는 자비희사의 사무량심(四無量心)인 지혜장엄과 복덕장엄으로 중생을 이끄는 자애로운 마음(慈), 중생들의 고통을 뿌리 채 뽑아주는 연민의 마음(悲), 중생들을 위해 가르침을 전하기를 항상 즐거운 마음(喜)으로, 자리이타의 마음으로 아낌없이 나누는 마음(捨)으로 가르침을 수행하는 법을 알았다.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생각하는 이치를 깨달아 신통력을 성취하고, 아무리 어려운 중생을 만나도 피곤하다는 생각 없이 열렬하게 믿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대원력을 이루고, 모든 이들과 함께 광명 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훌륭한 설법능력인 변재문을 성취했다.
처음 셋은 공덕의 가르침이고, 그 다음 넷은 수행하는 법이며, 마지막 셋은 세상 모든 이들을 교화하는 법이다. “오, 놀라워라. 부처님이 이곳에 계심이 마치 천 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 오른 것 같구나!”
감동하여 찬탄하던 대위광은 바로 자신이 부처가 되어 광명의 근원지에 서서 일체 중생들에게 지혜의 광명을 보내고 있음을 보았다. 바로 지혜, 자비, 교화, 원력 이 4가지가 광명의 에너지가 되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던 대위광 태자의 아버지 희견선혜왕, 보현보살, 하늘의 천신들이 기쁨으로 넘쳐 눈물을 흘리며 법왕의 탄생을 기뻐하였다. “오! 찬란한 빛이여, 아름다운 비로자나여, 온 세상에 가득하소서! 저희들의 아픔과 절망을 사라지게 하소서, 늘 기쁨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불교신문337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