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워 11일 (일)
이현주 목사님께서 아호(雅號)를 송린(松鱗)으로 지어주셨다.
‘소나무 이웃’ ‘소나무 친구’ 라는 의미 일게다. 과분한 선물을 주셨다.
‘소나무와 친구하는 삶’ 이기를 기도했는데 ‘그리 살라’고 ‘그렇게 살아보라’고 주신 것이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에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내 자신 스스로의 생김새를 잘 알기에 이름에 걸맞게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솔직히 말해 자신이 없다. 그래도 해보는데 까지 걸어 보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미리 포기하고 주저 않아버리는 삶을 살 수는 없겠다.
‘졸탁 (卒啄)’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 닭이 미리 나올 곳을 쪼아 준다는 말이다.
선생님이 쪼아 주시니, 새로운 변모를 향하여 나도 쪼고 나갈 뿐이다.
여태까지 이어져 온 삶이 금새 바뀌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꾸준히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다. ‘사람의 친구’ 노릇도 제대로 못 하고 살아온 사람이, 소나무와 뭇 생명과 소통하며 친하게 지낸다는 게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너무 귀한 선물을 덜컹 받아 벼렸으니 ‘선물 값’은 해야 도리일 것이다.
주식회사(主式會社) 드림, 무모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수도 있겠다. ‘미친 놈’ 소리 듣기 딱 알맞다.「드림이 내는 책은 돈 받고 팔지 않습니다. 달라고 하시는 분에게만 거저 드립니다.」라고 책머리에 써있다. 주식회사(株式會社) 와는 전혀 딴판이다. ‘주님의 방식으로 운영되는 회사요, 공동체’를 지향하며,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태어 날 때 이미 모든 것을 받았으니, 우리가 이제 할 일은 도로 내어드리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에 동의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회사다. 이 회사에는 있는 것 보다 없는 것이 더 많다. 회사 내규도 없고, 이사진도 없고, 사장도 임원도 없고, 사무실도 없고, 예산도 없고, 기획조차도 없다. 그래도 창립 이래 여태까지 무언가를 세상에 드릴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이다.”
‘돈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돈 맛’을 ‘돌 맛’처럼 여기며 사는 삶이다. 세상사람 보기에 ‘머리가 약간 빈’ 사람들로 보일 수도 있다. ‘바보들이 하는 짓’이다. 나는 신선하게 느끼고, 받아드린다. 나도 무언가를 거저 내어 놓고, 거저 가져오는 사이가 될 것이다.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있을까 싶어 카페 주소를 적는다.
(http://cafe.daum.net/DreemtheLORDSGame)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을, 무모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너무도 셈이 빠르고, 속도가 빠르고, 머리 굴리는 회전 수 빠르고, 자동차 핸들 빠르게 돌리는 많은 세상에, ‘이런 삶’ 도 있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천천히, 느리게, 더디게, 궁뜨게 걷는 삶 걸어 봄 직 하다. 워낙 급한 성질인지라 매번 실패하지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스스로 외우면 조금 나아지리라.
초록 동무 100여명의 병아리들이 짹짹 거리며 솔밭을 누빈다.
녹색 연합 선생님들과 함께 봄나들이 왔다. 싱그러운 아이들 모습에 기분마저 상쾌하다.
유종반 위원장님, 백리향, 개똥이 얼굴도 보인다.
인천 평화 교회 이한수, 박경란, 이호연, 이하연이 왔다. 허광과 하미혜 가족도 함께 했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이 이재병과 함께 숲으로 와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다. 문의원 역시 계양산 숲 살리는데 동참하겠다고 나서 기쁨이 더 했다. 점심도 푸짐하게 준비해 왔는데, 나는 이미 식사 후였다.
심윤구님, 장한섬님이 친구분들과 함께 오셔서 ‘힘내세요’ 한다. 드림교회 식구들이 숲에서 예배를 드린다. 예배 가운데 흩어져서 나무들을 꼬옥 안고 몸 기도를 드려 주었다. 나무와의 포옹, 따뜻하고 진지한 모습이다. 염성태 선배님과 인천사랑 노동사랑의 사무국장님이 오셨다. 신현훈과 복사골 친구(김원정, 김태훈, 박선영, 조백운) 들이 참 오랜만에 왔다. 무지 반가웠다. 강병수님이 김치찌개를 끓어와 저녁 찬으로 올려준다. 나와는 ‘안양’ 동창이다.
‘박인규와 향순이’ 가 왔다. 두 사람 참 잘 어울린다. '향순이‘는 나의 식모(食母)다. 동암역 북 광장 버스 정류장 ’본죽‘ 사장님을 나는 식모(食母)라 호칭한다. 밑에 있을 때, 밥 얻어 먹는 집이어서 그렇게 부른다.
주민자치를 여는 인천희망의 이승희, 이광복, 박재성이 소나무 숲을 지켰다.
첫댓글 하늘에서 뜻이 이루어지듯이, 땅에 발을 딛고, 차마 발을 띨 수 없어, 어쩔 수없이 소나무위에서 살고 있는 윤인중님에게도 그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선생님께서 계양산 예배드리면서 울덜에게 졸탁하신 주기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