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이나 은행나무보다 높은 곳에 살지 않겠다
초저녁 별빛보다 많은 등을 켜지 않겠다
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
지구 끝까지 들고 가겠다
썩은 치아 같은 실망
오후에는 꼭 치과엘 가겠다
밤하늘에 노랗게 불 켜진 보름달을
신호등으로 알고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으되
다치지 않았다
생각하면 티끌 같은 월요일에
생각할수록 티끌 같은 금요일까지
창틀 먼지에 다치거나
내 어금니에 혀 물린 날 더 많았으되
함부로 상처받지 않겠다
목차들 재미없어도
크게 서운해하지 않겠다
너무 재미있어도 고단하다
잦은 서운함도 고단하다
한계를 알지만
제 발목보다 가는 담벼락 위를 걷는
갈색의 고양이 처럼
비관 없는 애정의 습관도 길러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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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불만, 욕심, 비관.....
이런 것들은 다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
"론다 번"이 저자인 "시크릿"의 욧점입니다.
김경미 시인님은
"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
지구 끝까지 들고 가겠다"라고 합니다.
헌책!
중학교 시절,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 앞에 중고 책방이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참고서를 구입하면서 쪼그리고 앉아 소설, 수필, 시집을 읽곤 했습니다.
자주 방문하여 서점 주인 할아버지는 가끔 참고서도 문학서적도
눈을 크게 깜빡거리시고 "공부 열심히 해"하시며 무료로 검정 비닐 봉투에 담아 주셨습니다.
헌책을 구입하거나 공짜로 얻는 날에는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문방구에서 지우개를 샀습니다.
참고서의 낙서를 지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책방에는 책 냄새가 가득했지요.
새책 냄새도 좋지만, 저는 헌책 냄새가 더 좋습니다.
그 어떤 향수보다 좋았습니다. 책 냄새가.
요즘도 "알라딘" 중고 서적에 가끔 들려 서너권의 책을 구입합니다.
옛 헌책방 주인 할아버지를 추억하면서.........
결심은 하되, 맹세는 하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실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어제 강원도에는 폭우로 피해가 많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국지성 호우가 있다는 예보입니다.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적토마 올림=
첫댓글 김경미 시인님은 1959년 서울 출생이며,
한양대 사학과 졸업, 고려대학교대학원 국문학과를 수료하셨습니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비망록"이 당선되었습니다.
시집으로 '쓰다 만 편지인들 다시 못 쓰랴', '이기적인 슬픔들을 위하여',
'쉿, 나의 세컨드는', '고통을 달래는 순서', '밤의 입국심사'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