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닷컴]'그것이 알고싶다' 이희진에 투자 안 한 김다운이 부모 살해한 동기는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가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의 부모가 피살된 사건을 다루며 피의자 김다운의 살해 동기를 다뤘다.
13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희진씨 부모 피살사건 시나리오와 함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희진의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이 많다는 익명의 제보 전화를 소개하며 이희진 때문에 금전적 피해를 본 김다운이 보복을 위해 부모를 살해했다는 의혹에 대해 살폈다.
김다운은 이희진씨 아버지에게 1만 8천불, 한화로 약 2천만원 정도를 투자하고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거래 내역뿐만 아니라 연락을 주고받은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한때 투자의 귀재로 불리며 방송에서 2012년부터 경제전문 케이블 TV에서 증권전문가로 출연해 얼굴을 알린 이희진은 블로그와 SNS에서 재력을 과시하며 유명세를 더했다.
이희진 회사 직원은 이희진이 부가티와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벤틀리, 포르쉐, BMW 528, 카니발 등 고가의 차량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희진은 2016년 9월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후 검찰은 범죄수익으로 벌어들인 이씨 명의의 재산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희진을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고 고소에 참여한 사람만 200명이 넘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다운은 이씨 형제 주식에 투자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던 시절 김다운은 한국에 있지도 않았다.
김다운은 2009년부터 약 8년간 어학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근무했다.
김다운이 미국 내 한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뉴욕에서 7년간 여행사와 대규모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맨해튼에 HS컨설팅이라는 창업 관련 회사를 차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해당 이름으로 등록된 회사는 있지만 2009년에 설립되었으며 맨해튼에 있는 업체는 없었다.
최선민 미국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유학생은 이민국의 허락을 받지 않거나 학교 측의 허락을 받지 않은 사업 행위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다운은 HS컨설팅 관련 글을 올린지 3달 뒤, 직원행세를 할 아르바이트 생을 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다운의 거짓말은 이뿐이 아니었다. 김다운을 아는 뉴욕 교포는 "김다운은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한동안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다"고 말하며 함께 식당 아르바이트를 한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평소 "돈 벌어서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편 김다운이 귀국한 뒤 휴대전화에서 검색한 내역에는 '고액 체납자'가 존재하는데, 이때는 이희진이 사기 행각으로 언론에 오르내렸을 때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는 "(김다운 본인도) 결국은 금전과 관련된 목적성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고, 실제로 돈을 가져갔다. 때문에 분노와 정서적인 이유에 의한 동기라기보다는 금전적인 목적과 관련된 동기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도 "범인 입장에서는 가족이나 부모가 남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돈을 강취하거나 편취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증권가 관계자 등 복수의 제보자는 이씨 형제가 구속되기 전 이문희가 카니발 차량에 5만원 권을 가득 싣고 어딘가로 숨기러 갔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김다운이 이 돈의 행방을 알기 위해 이씨 부모를 감금해 고문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가 이씨 어머니 행세를 하며 이문희를 납치하려 했던 것도 은닉자금을 찾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 부모 시신에 있는 상처와 관련,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교 교수는 "허벅지 앞쪽에 10cm 정도 되는 벌어진 상태가 있다"며 "왼쪽 아킬레스건에도 인대가 끊어질만한 손상이 확인된다. 사망의 목적이 아니라 통증을 주려고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곳의 상처로 보인다"고 어떠한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고문을 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박지선 교수는 "피해자들의 외상 형태를 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이 아킬레스의 손상"이라며 "돈을 내주지 않기 위해 이 정도의 고통을 견딘 것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렇게 부모님들이 이 정도의 외상을 받으면서도 범인에게 저항했겠느냐를 생각해보면 이유는 둘째 아들 하나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숨진 이 씨의 어머니 휴대전화로 자신이 어머니인 척 이희진 씨의 동생 이희문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아들아. 내가 잘 아는 성공한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봐라"는 식으로 말하고서 자신이 그 사업가인 척 이희문씨와 약속을 잡고 지난 13일 그를 만나기도 했다. 이때 김다운은 추가범행을 위해 접촉한 흥신소 직원에게 "2천만원을 줄 테니 오늘 작업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흥신소 직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추가범행에 실패한 김다운은 이희문과 식사만 하고선 헤어졌다.
김다운은 자신이 임대한 창고에 700만원을 들여 밀실을 만들기도 했다. 경찰에는 요트 임대업에 필요한 사무실을 쓰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으나, 납치 감금에 사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희진 #투자의 귀재 #이희진 부모 피살사건 #김다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4140016341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