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보다는 가동성
좋은 움직임을 위해서는 모든 관절이 일반적인 기능을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가동범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물론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좋은 움직임을 위한 유연성의 역할이 일반적으로 과대평가되어 있다. 이는 가동성이라고 부르는 다른 개념과 혼동되기도 하며 종종 가동성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
이러한 용어들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각기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유연성과 가동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유연성은 특정한 관절의 가동범위, 즉 A에서 B로 얼마나 멀리 움직일 수 있는가이다. 가동성은 가동범위의 끝 지점에 대한 기능적인 조절의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움직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유연성이 아닌 가동성이 더 많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은 더 넓은 가동범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가동범위의 끝 지점에서 단지 더 나은 퍼포먼스와 조절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훌륭한 움직임은 가동범위가 얼마나 넓은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범위로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관한 것이다.
스포츠와 삶에 있어서 대부분의 움직임은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가동범위 안에서 발생한다. 선수들이 움직이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 나와 있는 각 관절의 자세를 흉내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파워풀하고 부드럽게, 통증 없이 그리고 다른 관절과 조화롭게 이 동작을 실행하려고 한다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보통 가동범위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이는 유연성이 아닌 가동성, 안정성, 협응력, 스트렝스, 파워와 연관이 있다.
더 나아가 유연성은 부상을 예방하는 것과도 관계가 없는 듯 보인다. 예를 들어 하키 선수들에게는 유연한 내전근보다는 강한 내전근이 훨씬 더 서혜부 염좌 예방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더 유연한 것이 낫지 않을까? 그렇지만은 않다. 후방 사슬 근육들의 유연함은 달리기 속도가 느린 것 그리고 달리기 효율이 떨어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빵빵한 공이 바람 빠진 공보다 더 잘 튕겨오르며 타이트한 햄스트링이 달리기에서 더 많은 '탄성'을 제공한다. 과도한 유연함은 관절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부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물론 몇몇 스포츠와 신체활동에서는 높은 수준의 유연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러한 스포츠는 대개 심미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무용, 체조, 다이빙 그리고 특정한 유형의 무술들이 그러하다. 넓은 가동범위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그것이 무용수들이나 체조선수들이 다리 찢기를 많이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심미적인 요소로 인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스포츠를 제외하고 다른 곳에서 다리찢기를 볼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우리가 스포츠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일반적인 가동범위를 완벽하게 조절하는 모습이다.
※ 참고 문헌 : 토드 하그로브. 《움직임을 위한 가이드》 대성의학사. 2015. 25~26쪽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