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사랑 손님과 어머니'...
주요섭(朱耀燮 1902~1972) 작가가 '조광' 창간호(1935년)에
발표한 유명 문학작품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상옥 감독은 제목에 '방'을 넣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1961년에 영화를 만들어서 크게 히트시키고...

과부 엄마와 하숙 아저씨의 애틋한 사랑에 대하여...
6살 소녀 박옥희의 눈 높이로 그려지는 작품.
옥희가 사용하는 말투가 꼭 북한 말씨 같다고
영화보면서 많은 이들이 생각하기도...
사실은 그런 말투가 우리의 표준어였다는 사실!
24살의 젊은 엄마는 옥희가 태어나기 한달 전...
결혼해서 일년 만에 남편과 사별한다.
어느날 갑자기 엄마는 아빠 친구이며 학교 선생님이신
젊은 남자 아저씨를 하숙치게 되는 것으로 전개된다.
공연히 그동안 손대지 않던 풍금을 다시 시작하거나
문풍지 하나 건넌 사랑방에서 여과없이 전해지는 인기척을
느끼는 하루하루의 반복은 기약없이 그리고 속절없이 지나간다.

김진규, 최은희의 멋진 모습.
두 사람은 달걀을 매개로 은밀한 마음을 서로 전하며...
말로 표현하지 않는 상태에서 서로의 마음을 끓인다.
"옥희는 어떤 반찬을 제일 좋아하누?" 아저씨의 질문에
"삶은 달걀..." 이라고 천진스럽게 말하는 옥희 대답.
이어서 아저씨는 무엇을 좋아하쟈고 묻자
"나도 삶은 달걀..." 똑같은 대답을 한다.
아저씨가 삶은 달걀을 제일 좋아한다고 엄마에게 말하자...
엄마는 갑자기 열알, 스무알씩 필요 이상으로
한꺼번에 사서 삶은 달걀을 상에 올려 놓는다.
아저씨와 옥희는 간식거리와 반찬으로 맛있게 먹고...

정겨운 김희갑, 도금봉의 모습... 예전의 달걀 꾸러미가 등장하네.
소설에서의 달걀 파는 노파와 달리 영화에서 김희갑이 등장한다.
신감독의 영화는 극적이면서도 복선이 깔린 반전을 한 장면 보여준다.
못 이룰 아련한 사랑에 반하여 또다른 홑 살이들은 과감히 성취하는 것...
젊은 과부 엄마는 "옥희만 있으면 된다"는 말로 연정을 삭힌다.
일이 뱅뱅 꼬였든가? 드디어 기차 타고 떠나 가야 되는 아저씨...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옥희와 엄마를 두고 떠나는 길.
엄마는 '달걀이 몇 개 있는가' 묻고 6알 남았다고 하자...
아낌없이 모두 다 삶아서 손수건에 싸고...
아저씨 기차 여행 중에 드시라고 옥희 통해 보내는 마음...
자신의 숨겨진 속내와 막연히 설레였던 그 사랑을...
속절없이 떠나보내는 님에게 달걀과 함께 싸버린 것...
그리고 뒷동산에 올라 하염없이 멀어지는 그 기차를
엄마와 옥희는 마지막까지 지켜보게 된다.

잠시 옆 길로 가서, 이것이 바로 달걀 포트폴리오...
조상들의 멋진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참에 흘러가는 추억으로 싸리비를 함께 느껴본다.

멍석도 눈여겨 보시고...
말로는 미쳐 표현하지 못하는 옛날의 시대적 정서...
오가는 두사람의 사랑 표시는 바로 달걀이다.
갓 삶아 낸 달걀은 사랆의 정과 정성을 느끼고...
따스한 온기도 느끼게 하는 마음의 표시였으리...
마지막에 또 찾아온 달걀 장수에게
엄마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이젠 달걀 안사요... 먹을 사람이 없어서..."
그때 옥희는 아저씨가 준 인형에게 귓속말을 한다.
"엄마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먹을 사람이 있는 데..."
아저씨, 엄마, 옥희의 마음들이 함께 모아졌으면...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모든이들이 바랬던 결말이 아닐까?
그러나 달걀을 통해 주고받은 사랑의 아쉬움...
그렇게 그렇게... 미련을 남기고 끝 막음을 하였다.
첫댓글 옥희 말투 따라하기가 한동안 유행했었죠ㅋㅋ
처음 봤을때는 옥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어요!!
저희 '삼포가는 길' 뒷이야기 쓰는 숙제 있었는데, 전교회장이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와 같은 시점으로 뒷이야기를 재미있게 적어서 문학쌤께 칭찬들었더랬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