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당산성의 아름다움
강헌모
오늘 상당산성에 가는 길에 명암타워 저수지에서 오리 배를 타는 사람이 있었다. 코로나 감염 병에서 풀린 사람들이 오리배 놀이를 하는 듯했다. 보기에 좋았다
상당산성의 남문 앞 잔디광장에서는 천막을 쳐 놓고 가족단위로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한여름에 즐기지 못했던 것에서 벗어나 늦게나마 가을날의 한때를 즐기고 있다
2020년 여름은 혹독했다. 긴 장마와 큰 태풍들이 한반도를 위협해서 적지 않은 피해를 내어 사람들이 지쳤다. 해서 여름휴가다운 휴가를 보낸 사람들이 드물다.
남문잔디광장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마치 시골에서 노는 사람과 같았다. 산과 수목아래에서 아름다운 자연경취를 배경삼아 노는 시간이 소중해 보였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산성을 오를 때 휴대폰에 저장한 음악을 들으면서 올랐다, 그래서일까 다른 때보다 힘이 덜 들었다. 그리고 날씨가 선선해서 가을바람의 영향으로 좋은 기분 속에 산성을 올랐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니는 부모와 연인들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다.
남문을 통과해서 다 오르니 청주시가지가 드러났다. 언제보아도 드높이 솟은 아파트가 확 들어왔다. 산성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중의 하나다. 남문에서 서문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뭉게구름이 하얗게 피어올라서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사람들
중에 그 아름다움을 놓치기가 싫어 폰에 담고 있었다. 걸으면서 계속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마음이 좋았다. 이게 산성을 오는 기쁨이리라.
산성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이 마치 북한 땅의 마을 같았다. 아파트 숲을 뒤로 하고 걸은 후에 마을이 펼쳐졌을 때에 느끼는 생각이다. 또 산성정상에서 내려다 본 마을이 마치 비행기 안에서 세상을 내려다 본 것같이 보였다. 산성을 갈 때마다 새로운데, 오늘 이와 같이 감탄할 경치가 펼쳐지니 감동이다. 그런 감동이 있기에 상당산성을 찾는 게 아닐까? 아니면 일상생활에 지친 몸을 씻으려고 가는 게 아닐까? 또한 코로나로 지친 형국에서 벗어나 눈을 맑게 해 주는 상당산성의 좋은 경치를 보며 맑은 마음을 갖도록 채워 보려는 것이 아닐까?
산성아래에서 정상까지 올라간 보람은 늘 있는 것 같다. 정상에 가서야 청주시가지를 보기에 좋기 때문이다. 청주 랜드 쪽에서 산성 정상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힘이 많이 들 거다. 길이 가파른 곳이 있으니 말이다.
내가 산성에 가는 길은 남문을 올라가는 길로 가서 정상으로 올라가 서문 쪽으로 가니 많은 힘은 안 든다. 서문에서 또 다른 문으로 가기위해 걷는데, 알 수 없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 가을에야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바람이라 좋았다. 그 형언할 수 없는 바람이 몸을 시원하게 해 주어 이것 한가지만으로도 오늘 산성에 간 보람을 듬뿍 느꼈다. 행복하다. 오늘은 지난여름과는 달리 사람들이 많았다. 휴일이라 그렇고, 뜨겁던 여름더위가 뒤로 물러가서 그런 것 같다. 청주에 이렇게 좋은 상당산성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전에 상당산성을 찾았을 때는 정상에 올라 한 바퀴를 돌고 내려와서 비지장이나 청국장, 두부 등을 먹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근데 요즈음에는 그런 음식을 먹지 않고, 찐 옥수수를 사서 먹곤 할 때가 있었다. 그게 어느 날은 맛있고, 또 어떤 날은 덜 맛있다. 소금을 많이 쳐서 짠 맛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 나는 옥수수 외에 검은콩 우유와 물을 챙겨 갈 때가 있곤 하였다. 검은콩 우유가 입에 맞고, 물은 언제나 충분히 마셔야 하기에 500미리 생수 두 개를 가져갔다. 헌데, 물을 마실 때 벌컥벌컥 마시곤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한다. 물은 많이 마시되 조금씩 깨물어서 먹어야 된다고 한다. 상당산성에서 1바퀴 돌고나서 시내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기분도 좋다. 운동다운 운동을 마치고 무언가를 성취해놓고 오는 사람처럼 마음이 가볍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난 뒤에 마쳤을 때에 오는 좋은 기분과 땀을 흘리고 난 뒤에 샤워를 마치고 난 후에 오는 개운함 같았다
휴일에 승용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 걸 보아서 청주시민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아름다운 청주 상당산성을 찾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 코로나 전쟁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남문광장에서 자유롭게 노는 풍경을 보아 마음이 편안했다. 특히나 오늘은 아름다운 뭉게구름이 흰 솜사탕처럼 떠 있어서 좋았다. 또한 언제나 보아도 좋게 보이는 청주 시가지의 아파트들, 형언할 수 없는 신비한 가을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고, 산성을 오가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살아있는 시간이 되었다. 산성에서 오르막길을 다 걷고 나서 내려올 때에 나뭇잎에 투영되는 햇빛이 너무 좋았다. 내 마음을 도취시켜 좋게 하였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매료되었다. 산성은 갈 때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고, 새로운 상당산성의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허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