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선사의 산에 살며(山居) 찬불가
https://youtu.be/iv4DpHa3td4
풍경소리 50집 8번 트랙 '산에 살며(山居)'
나옹선사 선시
조순영 역
조순영 작곡
소프라노 황경임
피아노 조순영
산에 살며(山居)
1절
소나무 드리운 조용한 창가엔
한종일 속세의 시끄러움이 없고
마당에 돌그릇 언제나 평온해
들녘의 물 담기어도 항상 맑구나
세월의 비바람에 지붕 비록 낡아도
매화 향기 집안 가득하니 아쉬울 것 있을까
흰 구름 노니는 숲속 작은 초막
앉고 눕고 거닐어도 스스로 한가롭다
2절
그윽한 바위에 고요히 앉아서
세상의 모든 번뇌 헛된 이름 여의었고
돌병풍 에워싸 바람 막아주니
사랑도 미움도 모두 잊었다
뜰엔 꽃 가득한데 찾아오는 이 없고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 나를 깨우쳐 주네
시냇물 졸졸졸 반야 노래하고
맑은 바람 밝은 달빛 온몸을 씻어주네
맑은 바람 밝은 달빛 온몸을 씻어주네
가사해설- 가온 조순영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1376)는
고려 말의 고승으로서
공민왕과 우왕의 왕사이셨고
오늘날 까지도 스승인 지공화상,
제자인 무학대사와 더불어
삼대화상으로 추앙 받고 있는 분입니다.
선사께선
한문으로 된 많은 선시들을 남기셨는데,
그 중에서 8수로 이루어진 ‘山居’는
깊은 산속 조용한 암자에서
홀로 수행하시면서
얻은 깨달음과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곡 '산에 살며'는
‘山居’의 8수 중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시를 가사로 삼았으며,
부분적으로는
현대에 맞게 그 뜻을 살려 의역하였습니다.
원시는 세 번째 시부터
순서대로 다음과 같습니다.
我自居山不厭山(아자거산불염산)
내 스스로
산에 살아도 산이 싫지 않으니
柴門茅屋異人間(시문모옥이인간)
사립문과 띳집이 인간 세상과 다르네
淸風和月簷前拂(청풍화원첨전불)
부드럽고 맑은 바람이
달과 함께 처마 앞을 스치고
磵水穿胸洗膽寒(간수천흉세담한)
계곡물은
가슴을 뚫어내듯 쓸개를 씻어내듯 차갑네.
山深竟日無人到(산심경일무인도)
산이 깊으니
하루가 다하도록 찾아오는 사람 없고
獨坐茅庵萬事休(독좌모암만사휴)
홀로 띳집에 앉아 있으니 온갖 일이 편안하네.
三尺柴扉推半掩(삼척시고퇴반암)
석 자밖에 안 되는 사립문 밀어 반쯤 닫고
困眠飢食任逍遙(곤면기식임소요)
나른하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이리저리 거닐며 지내니라.
松窓盡日無塵鬧(송창진일무진요)
소나무 보이는 창엔
종일 아무 번잡한 일이 없고
石槽常平野水淸(석조상평야수청)
돌물통은 항상 평온하고 들물은 맑아라
折脚鐺中滋味足(절각쟁중자미족)
다리 부러진 솥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데
豈求名利豈求榮(기구명리기구영)
어찌 명리를 찾고 영화를 구하리오
白雲堆裏屋三間(백운퇴리옥삼간)
흰 구름 쌓인 곳에 세 칸 집
坐臥經行得自閑(좌와경행득자한)
앉든 눕든 거닐든 스스로 한가로와라
磵水冷冷談般若(간수냉냉담반야)
산골짜기
차가운 물은 반야를 얘기하고
淸風和月遍身寒(청풍화월편신한)
맑은 바람은
달과 함께 온몸을 시원하게 하네
幽巖靜坐絶虛名(유암정좌절허명)
그윽한 바위에
고요히 앉아 헛된 이름 끊고
倚石屛風沒世情(기석병풍몰세정)
돌병풍에 의지하니 세속의 정 사라지네
花葉滿庭人不到(화엽만정인부도)
꽃잎은 뜰에 만개한데 사람은 오지 않고
時聞衆鳥指南聲(시문중조지남성)
때때로 들려오는 뭇 새소리는 나를 깨우쳐 주네